투자 공부/부동산

[서울] 송현동 부지와 이건희 콜렉션

Varsika 2021. 5. 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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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국민권익위가 송현동 부지 매각과 관련하여 대한항공,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명한 조정서를 전원위원회에서 4월 26일 최종 확인하였다고 발표했다. 부지 매각 방식은 LH를 통한 제3자 매각 방식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송현동 부지를 둘러싼 오랜 갈등이 일단락되는 순간이었다. 해당 부지의 가격은 공시지가로 3천억 원, 실거래가는 5천억 원대로 예상된다.

 

<매각 방식 / 거래조건>

-. 송현동 부지를 대한항공으로부터 LH가 매입

-. 매입한 송현동 부지를 LH는 서울시의 다른 시유지와 교환(송현동 부지 <-> 서울시 시유지)

-. 매매대금의 85%를 계약일로부터 2개월 내 지급한다. (LH → 대한항공)

-. 잔금은 시유지 교환이 완료되는 시점에 지급한다. (LH → 대한항공)

 

이번 조정서 체결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유휴자산 매각이 시급한 대한항공(20년 5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1조 2000억 원을 지원하면서 21년 말까지 2조 원가량의 자본을 확충하라고 요구했다) ▲송현동 부지에 공원을 조성하려는 서울시 ▲주택공급을 위해 서울시내 택지 확보가 필요한 LH의 입장이 모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빨간 선으로 표시된 곳이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서울 고궁들과 인접해있다. 

 

 

<개요>

송현동 부지 : 송현동 48-9에 위치한 3만7141㎡의 공터로 현재 소유자는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자체 개발을 통해 한옥호텔 등 관광시설을 건설하려 하였으나, 법규상 부지 개발이 어려워 민간에 매각하고자 했다. 해당 부지는 1종 일반주거지역이자, 부지 인근에 학교가 있어 학교 상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있어 관광숙박시설을 지을 수 없다. 현행 법규상 3층 높이(16m 제한)의 단독주택 정도만 지을 수 있다.

 

2020년 초, 서울시는 해당 부지를 서울시가 매입하여 공원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함과 동시에 부지의 용도를 문화공원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2020년 5월 28일에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공원 지정에 대한 자문을 요청했고 위원회가 찬성 입장을 밝혔다. 민간 매각을 희망하는 대한항공은 당연히 이에 반발했다. 개발 이익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원화 계획이 발표되면 제값이 부지를 매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심지어 서울시는 제3자가 인수해 개발할 경우 용도변경을 불허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송현동 부지를 둘러싼 서울시와 대한항공과 대립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었다.

 

 

<땅의 역사>

송현동(松峴洞) 부지는 일제시대 조선식산은행의 사택부지로 사용되었고, 해방 이후에는 미국 대사관 직원들의 숙소가 위치해 있었다. 이후 삼성생명이 1997년, 1400억 원에 국방부로부터 부지를 매입했다. 삼성생명은 해당 부지에 현대미술관을 지으려 했지만 규제상 불가능했고(계획을 바꾸어 2004년 한남동에 리움미술관을 세웠다.) 2008년 대한항공에 2900억원을 받고 다시 되팔았다.

 

이 땅을 매입한 대한항공은 7성급 한옥호텔을 짓고자 했으나 상술한 바와 같이 규제에 막혔고, 행정소송까지 했으나 대법원에서도 불가하는 판결(2012년)을 내렸다. 2013년 박근혜 정부에 직접 한옥호텔 건립을 요청하기도 하였으나 이후 벌어진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에 대한 여론이 싸늘해지고, 탄핵 시국으로 접어들게 되면서 송현동 부지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 났다. 대한항공은 2020년 이사회를 통해 부지 매각을 결정했다.  

 

 

<향후 전망 / 시유지 부지>

2020년, 서울시와 LH는 송현동 부지와 교환할 시유지로 마포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를 꼽았다. 그러나 공공주택 건립을 반대하는 상암동 주민들의 항의(2020년 11월)에 따라 시의원 등 지역 정치권이 연달아 반대의사를 표하면서 해당 부지는 사실상 대상 안에서 배제되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 역시 지난 3월 인터뷰를 통해 해당 부지는 DMC에 어울리는 남북경협 시설이나 첨단산업 시설이 유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부지는 마포구 소유가 7%, 서울시 소유가 93%)

 

서울시는 공식적으로는 서부시험장이 후보지에서 제외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실상 여론으로 인하여 철회된 후보지를 다시 협상 테이블로 가져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건희 콜렉션 / 이건희 미술관>

갈등이 일단락된 송현동 부지가 다시 화제의 중심으로 돌아온 것은 故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산 기증 때문이었다. 유족들이 문화재와 미술품 약 2만 3000점을 국립기관에 기증하기로 발표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관련하여 전용관 마련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내에 새로운 전시시설(가령 '이건희 특별관')을 만들거나 별도 미술관을 건립하는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황희 장관은 기존 국립기관의 경우, 수장고 등 시설이 부족하여 미술관 추가 건립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과정에서 과거 삼성생명이 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던 송현동 부지가 국립 중앙박물관이 위치한 용산 과거 미군부대 부지와 함께 후보지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성명을 통해 국립 현대미술관에 더부살이하고 있는 근대 미술품을 별도의 공간에서 만날 수 있도록 '국립 근대미술관' 건립을 촉구하기도 했다. 예술품을 장르와 연대별로 구분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수집, 조사, 연구하기 위해서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프랑스의 경우 루브르박물관이 중앙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대미술은 퐁피두센터 내의 현대미술관, 근대미술은 1986년 개관한 오르셰 미술관으로 분리하여 운영 중에 있다. 영국 또한 테이트 모던은 영국의 현대 미술을, 테이트 브리튼은 영국의 근대 미술을 담당하고 영국박물관(대영박물관)이 국립 중앙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립 미술관(내셔널 갤러리)이 르네상스 이후 ~ 근대 이전까지의 미술품을 소장, 전시하고 있다. 

 

 

<이건희 콜렉션 전시 일정>

1.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특별공개전 : 21년 6월

- 정선의 '인왕제색도', 김홍도의 '추성부도', 고려 천수관음보살도 등

 

2.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이건희 회장 소장 명품전 : 21년 8월(*과천관 9월)

-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이중섭의 '황소',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등

 

3.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명품전 : 22년 10월

 

4. 이중섭미술관(서귀포) : 21년 9월

-이중섭의 '섶섬이 보이는 풍경', '해변의 가족', '아이들과 끈' 등

 

5. 전남도립미술관(광양)  : 21년 9월

- 천경자의 '꽃과 나비', 김환기의 '무제', 오지호의 '풍경'

 

6. 대구미술관 : 21년 12월

- 이쾌대의 '항구', 이인성의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 김종영의 '작품 67-4', 유영국의 '산'

 

 

<참고>

(1) 국민권익위 송현동 부지 관련 포스팅 링크

(2) 7/7 문체부는 가칭 이건희 미술관의 최종 후보지로 송현동 부지와 용산 미군기지 부지를 선정했다.

https://varsika.tistory.com/185

 

[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개발과 역사 그리고 '이건희 컬렉션'

<용산 미군기지> 용산 미군기지는 크게 북쪽의 메인포스트와 남쪽의 사우스포스트로 나뉜다. 총규모는 265만 500m2 정도다. 내부에 미 대사관 부지(약 8만 m2)와 미군 호텔인 드래곤 힐 호텔, 헬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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