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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전시립미술관

Varsika 2021. 7. 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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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대전은 심심한 도시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근현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던 도시이다. 그런 만큼 대전 구석구석을 뜯어보면 생각보다 역사적인 문화유산이 많다. 거기다 지리적 이점으로 고속철도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1시간 내외로 대전을 방문할 수 있고, 버스를 이용하더라도 약 2시간이면 전국 어디서든지 대전을 만날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한반도 철도 중심도시로 기능을 했기에 대전역을 기준으로 동쪽에는 당시 기관사들의 관사를 비롯하여 관련된 철도 관련 유적들이 남아있다. 대전역 서쪽에는 대전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엿볼 수 있는 건축물들이 많은데 동양척식회사 대전지점과 옛 충남도청(현. 대전근현대사전시관)과 옛 충남도지사 관사, 옛 충남경찰청사 등이 있어 대전역을 중심으로 인근에 다양한 근현대사 유적지가 분포되어 있다. 이곳들은 대전역을 중심으로 반경 1.5km 정도에 분포해있다. 유적지들이 마치 순서를 따르듯 대전역에서부터 일정 거리를 두고 분포해있어 거리에 비해 동선이 좋다. 또한 이미 시가지로 기능하고 있는 곳(대전 중구)이기 때문에 카페나 식당도 많아 도보여행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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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전의 북쪽은 비교적 현대에 이르러 군부대가 철수하면서 신도심으로 건설되었다. 정부청사가 있는 둔산동을 지나면 대전시립미술관, 대전예술의전당, 이응노미술관과 한밭수목원(이상 만년동)이 있고, 거기서 다시 갑천을 넘어가면 엑스포과학공원과 DCC컨벤션센터(이상 도룡동)가 있다. 대전역 인근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현대 문화·전시시설이 모여있는 곳이지만 오히려 이곳들은 도보 여행자에게 달갑지 않은 곳들이었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너무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전시립미술관을 가기 위해서는 정부청사역에 내려서 1km를 걸어야 한다. 아니면 배차간격이 긴 버스를 이용하거나.

 

 

대전역에서 출발해 만년동까지 가기 위해서는 대전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정부청사역에 내려 버스로 갈아탸아 한다. 물론 대전예술의전당 앞에도 버스 정류장이 있지만 단 3대만이 이곳에 정차한다. 대형 문화시설이 있는 곳치고는 버스 운행량이 매우 적다. 가까운 인근의 다른 정류장을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인근에 한라수목원 정류장은 618번 단 1대만 정차하며 정부대전청사 정류장 역시 606번과 911번 두 버스만이 운행을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다양한 대중교통(버스라면 각기 다른 노선의 버스)을 선택할 수 없다는 뜻이다. 심지어 해당 버스들은 배차간격도 길다. (약 20분)

 

 

정부대전청사 주변 지도. 카카오 로드뷰(하늘색 표시)가 제공되지 않는 도로는 모두 출입통제구역이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정부청사역에서 내려서 도보로 이동을 하려해도 통제구역 때문에 지름길로 가로질러 갈 수 없다. 정부대전청사 좌우로 펼쳐진 공원을 이용에 우회해서 지나가야 한다. 버스가 그나마 많은 모정 네거리(사학연금회관)와 아파트 밀집지역에 내려 도보로 이동하기에도 1km 이상을 이동해야 한다는 것은 꽤나 당황스러운 일이다. 심지어 카페도, 식당도 없는 공원을 가로질러 가야 한다면.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대전을 여행할 때 신도심과 구도심을 하루에 본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만약 여행자가 배낭을 메고 있다면, 그리고 행여 비라도 내리는 날에는 더욱 난감하다. (슬프게도 내가 대전을 여행하던 날 내가 꼭 그랬다.)

 

 

실제로 대전의 대중교통분담률은 매우 낮다. 2018년 기준 '대전시 통행량 대비 대중교통 분담률' 자료에 따르면 대전시의 대중교통 분담률은 25.7%에 불과하고 승용차 이용률이 60.6%에 달한다. 타 도시의 대중교통분담률을 살펴보자면 서울이 59.2%, 부산이 43.4%, 인천이 37.7%로 대전은 하위권에 머물러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인구 1만명 당 이용 가능한 대중교통 수단이 8대에 불과하여 서울 16.94대, 부산 13.96대에 비하면 도시철도 및 시내버스의 공급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늘어나는 승용차 이용률로 인하여 대전시 차량 평균 통행 속도는 2017년에 비하여 2018년에 약 5.5% 감소하기까지 했다. 

 

 

서울과 부산에서는 1시간 만에 달려올 수 있는 대전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관광지로서 크게 부각되지 못한 것은 이러한 교통인프라의 부족도 분명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부족한 대중교통 인프라는 자연스럽게 관광지 선택의 폭을 좁히고 여행의 시야를 제한하는 결과는 낳는다. 이 때문에 여행자의 경험은 매우 한정적은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이는 재방문 수요를 감소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대중교통은 대전을 찾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대전 시민들의 일상생활에도 많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므로 대전시가 보다 투자를 확대하여 심심한 대전에서 즐겁고 다채로운 대전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접근성과는 별개로  대전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의 전시는 너무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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