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강의 리뷰

[삼프로TV] 인남식 교수의 중동학개론 1부(어디까지가 중동인가)

Varsika 2022. 3. 9. 20:50
728x90
반응형

강연자 : 인남식 국립 외교원 교수

중동의 범위 - 어디까지가 중동인가

 

중동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정의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중동이라는 말 자체가 어폐가 있다. 우리 입장에서 동쪽이 아니다. 정확히는 서남 아시아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상대적인 개념인데도 이 표현을 백년 넘게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행사해온 사람들의 시선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중동은 아주 좁게 보면 아라비아 반도와 레반트 지방(이라크, 요르단, 시리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과 이집트를 포함하여 규정하기도 하고, 여기서 왼쪽으로 북아프리카 5개국과 북쪽 터키, 오른쪽 이란을 포함하여 중동을 정의하기도 한다. (인남식 교수의 관점은 2번째 범위) 더 광의로 정하다면 중앙아시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까지 포함하기도 한다. 이슬람 문화권이기 때문이다. 즉 중동이란 개념은 학문적으로 정확히 규정하기는 어려운 단어이다. 

 

터키는 한 동안 중동이 아니라고 자신을 이야기하나 두 번째 범위로 본다면 터키 역시 중동 국가이며 이 관점에 따르면 25개 국가가 포함되며 22개 국가가 흔히 아랍 국가로 분류된다. (아랍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 중동에서 아랍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3개 나라는 이란(페르시아어), 이스라엘(유대교), 터키(터키어)이다.  표준 아랍어(후싸)가 있고 나라마다 방언이 존재한다. 배우기 어려운 언어이기는 하나 활용도가 높은 언어이기도 하다.

 

중동이란 단어가 학문적으로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보니 학자들의 입장에서는 그 말을 사용하는데 조심스러움이 있다. 1963년에 조지 클레시라는 교수가 중동이라는 표현보다 서남 아시아라는 말을 사용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발음상의 어려움이 있었고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 South West의 머릿글자를 따서 SWASIA라고 표현했고 많은 학자들이 동의했으나 실제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핵심지역1: 아라비아 반도

아라비아 반도에는 6개의 왕국과 하나의 공화국이 있다. 6개 왕국은 흔히들 GCC(Gulf Cooperation Council)이라고 불리는 절대왕정 국가이다.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하여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UAE, 오만이 그것이다. 

 

아라비아 반도에서는 하싸(Hassa)라고 불리는 석유가 주로 나오는 페르시아만 지역이 있다. 아라비아 반도의 왕정들은 셰일가스 혁명, 탄소중립 시대를 위기로 인식하고 있고 각 왕국에서 새로운 산업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대쪽 히자즈(Hejaj) 지역은 이슬람교가 생겨난 곳이다. 이곳을 통치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의 수호자라는 이미지로 아랍세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우디 국왕 역시 '말리크'라는 왕이라는 호칭 대신 Custodian of the Two Holy Mosques(메카, 메디나)라는 표현으로 불리고 있다. 성지순례(1년에 약 8일)만 담당하는 장관이 따로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런 소프트파워를 바탕으로 57개 이슬람 국가의 중심지 역할을 유지하고 싶어하고 여기에 도전한 것이 바로 시아파의 이란이다. 

 

두 지역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히자즈는 대부분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고, 메카와 메디나는 원칙적으로 무슬림이 아니면 들어갈 수 조차없다. 반대쪽인 하싸는 국제적인 도시(두바이 등)가 많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이자 내륙도시인 리야드는 아주 보수적인 곳이다. 

 

이슬람교에는 3개의 성지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메카, 메디나, 예수살렘(아랍어로는 쿠즈)이다. 이 3곳을 모두 순례하는 것이 무슬림들의 의무이다. 또 모든 무슬림은 하루 5번씩 예배를 드리게 되어있는데 반드시 메카를 향해야 한다. 과거에는 별자리로 메카의 위치를 찾았고 지금은 앱을 사용해서 찾는다.

 

사람들이 중동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이미지가 사막, 석유, 테러, 이슬람 등이 대표적인데 이 모든 것이 아라비아에서 발원한 것이라고 보면된다.

 

이들은 유목민의 전통을 갖고 있어서 늘 움직인다. 이들은 서로 다른 문명을 무역으로 이어주며 돈을 벌었다. 사막의 배라고 할 수 있다. 석유가 터져나온 이후에는 더 이상 무역을 하지 않고 잘 살다가 이제 첫 번째 위기를 맞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먹거리에 대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재생 에너지인 수소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핵심지역2: 레반트 - Levant, 샴(Sham)

 

샴은 아랍어로는 북쪽(메카 기준)을 뜻하고 레반트는 해가 뜨는 지역(지중해 기준)이라는 뜻이다. 

 

샴 지방은 나일강 동쪽부터 메소포타미아 지방까지를 이른다. 메소포타미아는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의 비옥한 지대를 뜻하는데 '메소(메조)'라는 말 뜻 자체가 '사이'라는 뜻이다. (성악에서 말하는 소프라노와 콘트랄로 사이의 메조 소프라노와 같은 뜻). 티그리스강은 터키 바니 호수(험한 산악지대)에서 발원한 강이며 유프라테스강은 시리아 쪽에서 발원에서 발원한다. 두 강은 바그다드에서 최근접하다 다시 멀어져서 페르시아만에 이른다. 

 

유명한 테러집단 IS역시 ISIS 혹은 ISIL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전자의 경우 이슬라믹 스테이트 이라크 and al-Sham(이라크와 샴 지방)을 뜻하며 후자는 이슬라믹 스테이트 이라크 and the Levant(이라크와 레반트)를 뜻한다. 

 

중동에서 발원한 3대 유일신 종교가 모두 이 지역에서 나왔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3대 종교에서 모두 공히 자기 조상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메소포타미아 출신인 아브라함(아랍어로는 이브라힘)이다.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태어나 터키 남쪽을 거쳐 유프라테스강을 건너 이스라엘 동쪽 벧엘에 머무른다. 이후 기근이 들어 이집트를 갔다가 다시 이스라엘 동쪽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설이 나오는데 이스라엘 민족을 표현할 때 주로쓰는 '히브리'가 '하비루'에서 나왔다는 설이다. 하비루는 '물을 건넌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을 물을 건넌 사람들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유프라테스를 건너 공동체를 만들었고 이후 나일강도 건넜으며 홍해도 건넜고 나중엔 요단강도 건넌다는 것이다.

 

일부 시오니스트(유대교 근본주의자)들은 이스라엘 국기의 파란 두 줄을 나일강과 유프라테스강을 뜻하며 이 강사이의 모든 땅을 신(야훼)이 유대민족에게 준 약속의 땅이라고 보기도 한다. 이들이 보기에 현대 국경이라는 것은 국제질서와 인간이 그은 것에 불과하고 야훼께서 주신 이스라엘 민족의 땅은 훨씬 더 넓다고 믿는다. 실제로 1988년 이라크 북부의 핵시설을 이스라엘이 타격했을 당시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기도 했다. (이스라엘 국민의 20~30%가 이런 성향을 갖고 있다. 다수의 유대인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유대교 근본주의자들을 초정통파(Ultra othodox)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들은 아이도 9~10명씩 낳는다. 이스라엘이 건국될 당시에는 아슈케나짐라고하는 동유럽 유대인들이 많이 건너왔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무신론자(볼셰비키의 영향)들이었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초창기 정책들 중에는 사회주의 영향을 받은 것들도 있다. 이후 시오니스트들이 이스라엘이라는 국가의 구심점을 만들기 위해 국외 근본주의자들을 혜택을 주면서까지 이스라엘로 대거 데려왔고 이들이 아이도 많이 낳다보니 기하급수적으로 그 수가 늘었다. 

 

다시 샴 지방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이라크, 시리아, 요르단,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레바논, 시나이 반도 정도를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가 현재 중동에서 가장 문제가 많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핵심지역3: 미스르(Misr)

 

미스르는 아랍어로 '이집트'라는 뜻이다. 나일강 상류에는 청나일(이디오피아 발원, 낙차가 크고 속도가 빠름, 토양이 섞여들어가 물색이 검붉음)과 백나일(아프리카 중부, 탄자니아 빅토리아 호수에서 발원, 잔잔하여 물색이 맑음) 2가지가 있다. 이 두 강은 수단의 하르툼에서 만난다. 

 

이집트는 중동이긴하나 로마제국과 프랑스(나폴레옹)의 침략 외에는 큰 전쟁이 없었다. 사막과 지중해로 둘러쌓여 있기 때문이다.

 

 

확장지역1: 마그레브(Maghreb) - 북아프리카 5개국

 

리비아,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 모리타니 5개 국가를 말한다. 아랍어로 '마그레브'는 해가 지는 지역(서쪽)을 뜻한다. 마그레브 지방은 오랫동안 유럽과 교류해왔다. 

 

 

확장지역2: 터키

 

대한민국 외교부에서는 터키를 중유럽(발칸반도 국가와 함께) 부서에서 관할한다. 터키의 주장을 존중한 것이다.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중동 파트에서 외교를 담당한다. 

 

이스탄불은 세계 문명의 보물 같은 곳이다. 기독교와 이슬람, 유럽과 중동, 에게해와 흑해가 연결된 곳이다. 현대 중동갈등과 문제의 역사를 살펴보면 터키가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확장지역3: 이란

 

이란은 아리아 민족이라 혈통적으로는 중동보다 유럽과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아랍계를 주로 셈족이라 하는데 유대인들도 셈족으로 분류한다.) 또 이란의 페르시아는 자국의 통치를 한번도 타민족에게 넘겨준 적이 없다. 원나라가 처들어왔을 때도 정복당했지만 통치권은 지켰다. 제국주의 시절에도 복속되다시피 했으나 왕조(단일 왕조는 아니나 이란 민족의 왕조는 유지)는 끝까지 지켰다. 이란은 중동 내부에 있지만 언어가 다르고, 민족이 다르고, 제국의 후예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정반대로 이집트는 1952년 전까지 이집트인이 이집트를 다스린 역사가 파라오 이후에는 없다. 

 

아랍의 베두인(유목민) 문화와 이란의 문화를 똑같다고 표현하는 것은 이란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쾌할 수 있다. 그들은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라는 정체성(성경에도 나온 고레스 대왕의 후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나보면 이란인들은 협상에서 굉장히 스마트하고 노회(老獪)하다. 약속을 받아내기가 어렵다. 다만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킨다. 

 

 

이처럼 중동은 하나의 이미지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 안의 다채로운 문화가 있다. 

 

* 함께보면 좋은 포스팅

https://varsika.tistory.com/334

 

[삼프로TV] 인남식 교수의 중동학개론2 (쿠르드의 역사)

전세계 지도를 보면 80~90%가 삐둘삐둘한 국경을 갖고 있다. 자연환경적 국경(형태학적 국경획정, physiographic border demarcation)이라고 말한다. 반면에 중동에서 볼 수 있는 직선 국경은 기하학적 국경

varsika.tistory.com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