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강의 리뷰

[삼프로TV] 사우디 아라비아 역사와 미래 총정리 - 건국부터 600조 네옴시티까지 [중세특집#5] (MBC 박정욱 PD)

Varsika 2022. 6. 25. 05:20
728x90
반응형

 

* 본 포스팅은 삼프로TV 신과 함께 2020년 방송(본문 하단 링크)을 참고하였습니다.
* 본문 전개는 방송을 따르되 일부 내용은 이해하기 쉽게 순서를 조정하였습니다.
* 본문 내용 중 '▷' 표시는 방송 내용 외 포스팅을 하면서 추가한 내용입니다.

 

 

이슬람주의 = 저항운동?

아랍 국가들은 독립 이후 왕정으로 시작한 경우가 많다. 영국이 오스만 투르크와 대항하면서 하심가와 했던 거래로 인하여 하심가는 시리아, 이라크, 요르단에서 왕정을 할 수 있었고, 시리아(프랑스에 의해 쫓겨남)와 이라크에서는 쫓겨났지만 지금도 요르단을 하심가가 통치하고 있다. 이란과 이집트 역시 왕정이었다.

 

아랍 국가들이 대부분 왕정으로 출발했던 것은 그것이 익숙했기 때문이다. 식민지 시기 이전에 대부분 술탄이나 칼리파의 지배를 받았다. 이후 근대화주의가 일어나면서 서구와 같은 공화정 체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이집트와 이라크 역시 이러한 개혁에 지지를 보낸 군부에 의해 왕정이 몰락했다.

 

남은 왕정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공화정에 비해 왕정이 우수하다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결국 이슬람밖에 없었다. 이슬람은 대대적으로 술탄과 같은 지배자가 있었다. 남은 왕가들은 이슬람을 옹호하기 시작했고, 민주주의는 이교도의 것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걸프만의 왕정 국가들에서 석유가 발견되기 시작한다. 당시 공화정 국가들은 쿠데타와 내전으로 불안정한 정치상태였다. 반면 산유국들은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비교적 안정적인 국가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사우디 산업별 GDP 기여율(%) / 자료 :사우디 통계청 (GASTAT)

 

거기다 석유를 판 대금으로 국민들에게 복지를 제공해줄 수 있었다. 20세기 초반과 중반까지는 중동에서 공화정이라는 체제가 인기 있었다. 자주적이며 독립적인 모습이 당당해보이고 아랍민족의 자존심을 세워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거기나 비동맹노선을 선포한 이집트의 나세르를 마치 미국과 동등한 지위에 올라선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본래 민족주의는 계급제의 특성을 가진 왕정과 친화적이지 않다.) 그러나 이후 산유국들이 급성장하며 아랍의 대표주자로 올라선다. 중동은 가난한 공화정과 부유한 왕정으로 나뉘어 버렸다. 

 

* 사우디의 민간 산업은 경쟁력이 높지 않다. 정부 산업을 수주하는 수준에서 그친다. 자체적인 제조업 기반은 열악하며 모든 소비재를 수입한다. 

 

사우디 왕가는 미국과 계약을 맺어 사우디의 안보와 미국에 대한 안정적인 석유 공급을 교환하는 것 그리고 석유대금을 달러로만 받는 조건에 합의했다. 이것은 달러가 기축통화로 살아남은 가장 강력한 이유 중 하나였다. 지금도 GCC(걸프협력회의)에서 사우디의 입김이 가장 강력하다. 

 

 

 

다시 도래한 왕가의 위기

 

21세기가 들어서면서 왕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우디의 경우 나라의 태생자체가 이슬람주의자인 압둘 와하브와 사우드 가문의 부족장이 힘을 합쳐 세운 나라다. 이 때문에 건국 이후에도 와하비(와하브의 제자들) 영향력이 굉장히 큰 나라였다. 그러나 석유산업의 부흥과 함께 사우디 역시 일정부분 개방노선을 취하게 된다. (1970년대)

 

아람코 전경

 

사우디 기업인 아람코는 과거 한국의 미군부대와 같이 별천지와 같은 세상이었다. 아람코에만 입사하면 여자도 부르카를 쓰지 않아도 되었고, 외국영화를 볼 수 있었으며, 맥주도 마실 수 있었다. 사우디 젊은이들에게는 꿈의 직장이었다. 사우디 왕가도 차츰 개방의 문의 더 크게 열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으로 모든 것이 달라진다.

 

이제 사우디 왕정은 엄숙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리고 석유로 번 돈의 일부를 이슬람 근본주의에 투자했다. 많은 이들이 이 돈이 알카에다와 같은 극단주의 무장단체에까지 흘러들어 갔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물론 왕정은 거기까지 의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IS사태 이후에는 왕정의 이슬람 근본주의 대한 태도가 달라진다. 

 

이후 사우디 왕정은 올바른 이슬람을 전파하는데 전념하겠다고 선포한다. 이를 Fatheralism이라고 한다. 온정주의를 넘어선 가부장적 시혜주의, 보호주의라고 표현할 수 있다. 자식들에게 엄격하면서도 헌신적인 가부장적 아버지를 생각하면 된다. 사우디 왕가가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인 국민을 인도한다는 개념이다. 즉 정치지도자(왕가) = 국민의 부모인 것이다.

 

단순히 정치적인 구호에서 그치지 않으려면 실질적으로 국민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은 석유가 있어서 이것이 가능했다. 비싼 소비재에는 보조금을 주었다. 역진적 복지제도를 운영했다. 부유한 사람일수록 자식이 많고, 그 덕분에 더 많은 복지를 받을 수 있었다.

 

 

 

석유의 시대 종말, 왕가의 도전

 

그러나 이제 갈수록 석유의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생 에너지 개발과 셰일혁명은 사우디 왕가에 재정적자를 가져올 것이 뻔하다. 왕가를 더 이상 유지할 수가 없다. 사우디에는 좋은 일자리가 없다. 실업율이 높아 대부분 왕가에서 지원해주는 보조금으로 연명한다. 지금 사우디는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탈석유화의 전초전이라고 볼 수 있다.

 

 

두바이로 유명한 아랍에미리트가 GCC 국가 중 선도적으로 신사업 발굴을 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두바이 공항, 관광업 투자,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돈고 사람이 모이도록 하고 있다. 오만도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시작했고, 사우디가 그 다음 타자라고할 수 있다. MBS(무하마드 빈 살만)은 비전2030을 발표하고 가장 쉬운 관광업 활성화부터 투자하기 시작했다. 

 

* 비전2030은 맥킨지 컨설팅에서 작성한 것이다. 사우디뿐만 아니라 두바이, 오만 등 중동 국가들의 개발프로젝트들은 주로 유럽의 컨설팅 업체들이 참여했고 그 때문에 대부분 솔루션이 비슷하다.

 

사우디 아라비아 홍해 프로젝트

 

홍해 인근에는 섬들이 많고 인근에는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들도 있다. 아직 민간에 공개된 적이 없는 곳으로 사우디 아라비아는 2021년까지 공항을 완성하고 리조트, 유흥시설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과거 한반도의 금강산 관광처럼 특별 허가를 통해 관광비자를 발급할 계획이다. 사우디 홍해 프로젝트의 롤모델은 몰디브다. 몰디브를 연구해 홍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를 위해 규제도 풀고 있다. 사우디 전역은 부부가 아닌 경우에는 한 객실에서 투숙할 수 없다.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관광업 활성화를 위해 최근에 그 규제를 풀었다. 홍해국제영화제를 만들어 중동의 엔터테이먼트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전반적으로 관광지가 잘되려면 평화로워야 한다. 우리는 홍콩의 사례로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오만은 2011년부터 관광산업에 투자했다. 오만의 타겟은 주로 이슬람 관광객들이었다. 사우디인들을 역시 중요한 고객 중 하나였다. 그러나 사우디가 자체적인 관광업 활성화를 추진함에 따라 오만의 관광산업에 일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의 꿈, 네옴시티

네옴시티는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 접경에 있다. 수에즈 운하와도 멀지 않다. 이 도시의 롤모델은 두바이다. 사우디는 여기에 중동 헬스케어 역량을 모은 시설을 짓겠다고 발표 했다. 이스라엘과도 가깝기 때문에 관계 개선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네옴시티는 단순한 개발 프로젝트가 아니라 중동 정치에서 갖는 함의도 큰 프로젝트다. 소프트 뱅크의 손정의도 여기에 투자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런 개발, 개방 프로젝트에는 내부 와하비들의 반발이 클 것이다. 빈 살만은 이들을 잠재워야 한다.

 

 

 

거기다 규모도 큰 프로젝트이고, 두바이를 벤치마킹한 많은 아랍 국가들이 실패한만큼 사우디의 네옴시티 역시 지켜봐야 한다. MBS가 이 프로젝트에 실패할 경우 내부적으로 엄청난 공격을 받을 것이다. 사우디 왕가의 Fatheralism이 끝날 수도 있다. 문제는 그 다음 모델이 없다는 것에 있다. 

 

이란 역시 휘발유 보조금을 삭감하면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단순히 민간경제만 어려워도 내부통제가 쉽지 않은데 개혁개방과 내부통제를 병행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숙제다. MBS는 체제 안정과 개혁개방에 대한 딜레마에 빠져있다. 

 

* (김동환) 두바이는 MENA 지역의 IB(투자은행) 본부를 대거 유치했다. 금융사들은 두바이 지부에서 아프리카와 아랍을 관리한다. 두바이 치안이 안정적인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네옴시티는 접경지대에 위치해 금융도시로 발전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중동의 왕가들, 그리고 러시아

이집트, 시리아, 이라크는 오스만 제국 하에 속했으므로 본래 자체적인 왕정을 갖진 못했다. 오스만에서 파견한 총독이 있었고 총독 자리를 세습하긴 했지만 왕가의 형태는 아니었다. 오스만 해체 이후에 영국에서 왕정을 세워주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외세에 의존한 것이었으므로 정통성이 약했다. 그래서 쉽게 쿠데타로 물락한 것이다.

 

사우디는 언제나 왕가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실제로 접경국인 바레인에 반왕정 시위가 벌어지자 그 불씨가 번질 것을 우려해 사우디가 기갑부대를 투입해서 탱크로 시위를 진압했다. 아랍은 불이 금방 번지는 곳이다. 연쇄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사우디가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바레인 진주 혁명(Pearls Revolution) 당시 사진

▷ 바레인은 국민 70%가 시아파 신도이며, 왕가를 비롯한 기득권은 수니파이다. 2011년 시아파 세력을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사우디는 군대를 파병해 유혈 진압했다. (추가 끝)

 

미국이 빠져나간 중동에서 왕가들은 이제 러시아에 의존하려 한다. 이미 러시아는 시리아와 예맨 내전에 개입했다. 틈새를 파고든 것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중동은 매우 중요하다. 러시아는 절대 중동에서 철수할 수 없다. 중동과 중앙아시아는 바로 연결되어 있고, 중앙아시아는 러시아의 앞마당이다. 이슬람주의가 확산된다면 러시아 내의 체첸, 다게스탄과 같은 분리주의자들이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다게스탄은 이란과 체첸은 터키와 연계되어 있다. 

 

 

▷ 다게스탄은 러시아 연방 중 가장 많은 무슬림 인구비율(80% 이상)을 보이고 있다. 이가운데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은 체첸 반군과 깊은 유대감을 갖고 다게스탄 + 체첸을 합쳐 이슬람 독립국가를 선포하려는 움직을 보이기도 했다.

 

체첸의 경우 오랜 시간 체첸 민족의 국가가 존속했으나 19세기 러시아의 남하정책에 따라 정복되었다. 이슬람교 지도자인 셰이크 샤밀의 주도로 격렬히 항거하였으나 1864년 러시아 짜르(황제)에게 항복한다. 이후 러시아의 민족말살정책에 의해 많은 체첸인이 중동으로 이주하여 살아야했다. 스탈린이 1944년 체첸인 47만명을 시베리아와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시키기도 했다. (추가 끝)

 

푸틴의 입장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발현한 이슬람 근본주의가 홍해를 건너와 중동에 번진 것이다. 달가울리 없다. 러시아는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에 중동에 손을 떼고 있었는데 이제 다시 중동을 관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은 바로 에너지다. 구 소련이 망한 요인 중 하나도 사우디의 증산이었다. 러시아는 사우디를 이용해 미국이 소련을 멸망시켰다고 생각한다. 이 교훈을 잊지 않고 러시아는 중동에서 석유 가격을 관리하고자 한다. 과거 걸프 국가들이 미국과 지냈던 관계만큼 러시아도 그들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자 한다. 

 

이미 러시아는 중동에서 큰 손으로 등극했다. 제네바 보다 러시아 소치에서 더 영향력있는 협상 테이블이 만들어지고 있다. 다만 미국은 교통정리와 국가재건까지 할 능력이 있었지만 러시아의 능력은 교통정리에 그친다. 따라서 현지 국가의 기존 정권이 무너지지 않도록 유지한다는 전략만을 갖고 있다. 민주주의보다 질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시리아 역시 마찬가지 사례였다. 러시아, 이란, 터키가 시리아의 내전을 종결시켰다. 그러나 이들 모두 시리아를 재건할 능력은 없다. 최소한 중국은 데려와야 한다. 즉, 중동문제가 복잡해질수록 러시아의 한계가 드러날 것이다. 

 

 

미국과 앞으로의 중동

 

그동안 중동에서 상수였던 미국이 이제 변수가 되었다. 사우디, 이스라엘, 미국의 관계도 이전과 같지않다. 거기다 중동에서는 미국에 대한 불신이 깊다. 리비아의 카다피는 미국에 항복하였으나 이후 아랍의 봄이 일어나 반정부 시위가 격해지자 미국은 반란군을 지원했다. 결국 카다피는 실권하고 살해되었다. 오바마의 입장에서는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실현한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중동 국가들은 미국이 입장을 번복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함께 보면 좋은 포스팅>

https://varsika.tistory.com/387

 

[삼프로TV] 인남식 교수의 중동학개론 7화 (예루살렘, 트럼프 평화협정)

* 본 포스팅은 삼프로TV 방송(본문 하단 링크)을 참고하였습니다. * 본문 전개는 방송을 따르되 일부 내용은 이해하기 쉽게 순서를 조정하였습니다. * 본문 내용 중 '▷' 표시는 방송 내용 외 포스

varsika.tistory.com


https://varsika.tistory.com/386

 

[삼프로TV] 인남식 교수의 중동학개론 6화 (예루살렘의 역사)

○ 인남식 교수의 중동학개론 6화: 이스라엘 vs 팔레스타인, 싸움이 끊이지 않는 평화의 도시 예루살렘 * 본 포스팅은 삼프로TV 방송(본문 하단 링크)을 참고하였습니다. * 본문 전개는 방송을 따

varsika.tistory.com


https://varsika.tistory.com/345

 

[삼프로TV] 인남식 교수의 중동학개론 5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인남식 교수의 중동학개론 5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화해할 수 없는 이유 * 본 포스팅은 삼프로TV 3월 26일 방송을 참고하였습니다. * 포스팅 내용은 방송에 따르되, 일부 설명은 이해를 돕기

varsika.tistory.com


https://varsika.tistory.com/346

 

[한국-아랍소사이어티] 아랍 알기 특강 1~3편(서강대 박현도 교수)

* 본 포스팅은 한국-아랍소사이어티의 아랍 알기 특강 방송을 참고하였습니다. * 포스팅 내용은 방송 순서에 따르되, 일부는 이해를 돕기 위해 재편집 하였습니다. * 방송 내용 외에 추가한 내용

varsika.tistory.com

 
 

 

 

https://www.youtube.com/watch?v=k8AiFnSNxH4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