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문화 리뷰

[도시재생] 도시재생과 뉴딜 그리고 광화문 광장

Varsika 2020. 9. 1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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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뀔 때 마다 도시재생에 관한 정책이 쏟아져 나온다. 이번 정권에서는 임기 중에도 끊임없이 추가되고 개정되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삶에서 변화를 이끌어낸 도시재생의 사례를 볼 수 없다. 도시재생은 커녕 예산을 투입하고도 엉뚱한 곳만 건드려 여전히 소방차가 들어갈 수 없는 달동네가 방치되고 있다. 도시재생을 전시성 사업으로 낙인 찍고, 그렇게 대한 결과이자 대가이다.

 

도시재생은 쉽게 말해 뉴타운과 같은 대규모, 물리적 재개발이 아닌 소규모 재생사업을 말한다. 도시의 구조와 형태를 보존하되 도로를 확정하거나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주민 커뮤니티 시설이나 문화시설을 확충하여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권에서 이를 부동산 사업의 일부로 대하거나 도시재생의 일부분(예술성)에만 촛점을 맞추어 전시성 사업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로7017일 것이다. 노후되어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는 고가도로를 철거하기는 커녕 예술성을 부여한답시고 보행로로 만들었다. 서울역 앞 고가도로가 서울시민이 편하게 거닐 수 있는 보행로가 되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만약 예산이 있다면 서울로7017 같은 전시성 사업보다는 서울역 인근의 실제 사용 중인 보행로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옳다. 필요하여 이미 쓰고 있는 것도 제대로 개선하지 못하면서 이전에 사용하지도 않던 시설을 굳이 예산과 자원을 투입하고 고칠 필요가 있었을까. 

 

만에 하나 그것이 새로운 시도이자 도전의 첫 과제물로 가지는 의의로만 평가한다면 그건 올바른 판단이라 할 수 없다. 서울로7017은 한순간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개장한지 3년이 넘도록 현재 우리가 매일 일상에서 마주하는 것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유형의 건축물로 오랜 세월 남는다는 그 특징 때문에 도시재생은 종합적인 판단하에 진행되어야 한다. 과연 서울로7017로 인하여 서울역 주변의 보행환경이 개선되었나 살펴본다면 높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슈즈트리와 같은 공해적 이슈가 더 이상 없다는 것이 만족해야할 수준이다. 어쩌면 이미 세간에 관심에서 사라졌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서울역의 연간 방문인원은 도쿄역의 10분의 1 수준이다. 도쿄역 인근은 이미 도시재생을 성공적으로 끝내 도쿄역부터 일본 황궁으로 이어지는 지역을 업무, 상업지구로 탈바꿈 시키고 일대를 노후지역에서 번화가로 바꾸었다. 그러나 서울역은 주변 지역과 도로로 단절되어 있고, 그 도로 너머에도 마땅히 문화시설이라던지 시간을 보낼만한 여가시설이 없다. 서울역은 오직 KTX만을 위해 방문하는 곳으로 전락한 곳이다. 서울로7017의 건설보다 이런 주변 지역과의 연계강화, 서소문 성지나 염천교 수제화 거리 같은 도시유산의 활용에 더 집중했어야 했다. 당시 서울시는 158억원을 투입해 서울로7017과 맞닿아 있는 회현동 일대의 재생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으나 현재 그 결과를 체감할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여전히 그곳은 급경사와 좁은 도로가 난무하는 걷기 힘든 곳일 뿐이다.

 

광화문 광장도 마찬가지다. 2009년 조성된 현재의 광화문 광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중앙 분리대라는 비아냥을 받으며 수도 서울의 가장 중요한 지역에 초라하게 남겨져 있다.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면서 선거가 있을 때마다 광화문 광장을 되살리자는 의견은 거의 매년 쏟아져 나왔지만 한번도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다. 작년 공모 당선작이 나오긴 하였으나 이마저 언제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고 재생사업이 시작될지는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은 도시재생사업에 도시의 역사성, 공간의 예술성, 도시의 경제성이 모두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지난 10년 간 광화문 광장에 대해 우리에게 메세지 아닌 메세지를 던진(혹은 주목을 받은) 이들은 모두 정치인들이었다. 광화문 광장의 미래 10년이 과거의 10년과 똑같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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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을 전면 광장화하는 내용의 계획을 발표하였으나 2023년 현재 광장이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일부 확장되는 선에서 공사가 마무리 되었다. 

 

광화문광장 전면공원화 조감도(2017년 발표)

 

* 2023년 2월 내용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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