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는 2014년 신세계몰, 이마트몰과 같이 제각기 운영되던 계열사의 판매 사이트를 하나로 통합했다. 쓱닷컴의 출시였다. 지금이야 모든 유통사에 이런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이것을 도입한 신세계는 가히 파격적인 모습이었다. 백화점 상품과 할인점 생필품을 한 바구니에 담아 주문이 가능한 시스템은 고객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사이트만 합쳐질 뿐 큰 시너지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쓱닷컴은 2016년 초에는 과감하게 전면광고를 집행했고, TVC 기간에는 20%가 넘는 매출 신장을, 2016년 1분기에는 전년대비 약 28%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매출의 대부분은 새로 유입된 고객으로부터 나왔다.
특히 SSG.COM을 '쓱'닷컴으로 명명한 TVC는 소비자들에게 깊이 각인되었고, 에스에스쥐 닷컴, 신세계 닷컴과 같이 산발적으로 불릴 수 있는 명칭을 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레트로와 럭셔리가 섞인 듯한 이미지는 백화점을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할인점을 재미난 이미지를 상쇄시키지 않고 효과적으로 함께 전달했다. 단순하면서도 위트있던 이 광고는 여러 패러디를 낳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소비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여 '새로운 쇼핑포털'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스스로 전파하게 만들었다. 브랜드도, 광고도, 매출까지 모두 성공적으로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4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 사태로 이커머스가 급성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자면 통합쇼핑포털을 통한 이커머스 집중 전략을 매우 유효했다. 물론 과거 신세계가 오늘날의 코로나 사태를 예견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시대적 상황에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이미 마련하게 된 것이다. 설정된 방향이 옳다면 과감한 실행으로 조기에 체질개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예이다.
당시 신세계는 단지 커뮤니케이션에만 투자한 것이 아니라 쓱닷컴 모바일, 쓱페이, 쓱배송과 같은 소비자 편의성 제고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 특히 시간대를 지정한 예약배송은 식료품을 많이 주문하는 기존 소비자들이 갖고 있던 주문한 식료품이 장시간 방치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제거함으로써 오프라인 구매에서 온라인 구매로 비교적 손실없는 전환을 이끌었다. 2010년대 초반부터 투자하던 PB상품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당시 많은 유통업체들이 국내시장의 성장둔화를 이겨내기 위해 중국과 동남아로 진출을 시도했고 이는 이마트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해외시장을 개척함과 동시에 국내 시장에서도 혁신을 거듭한 끝에 쓱닷컷은 다른 유통사에 비해 먼저 이커머스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고, 현재에도 독보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2010년대에는 해외직구의 인기로 각 유통사들이 블랙 프라이데이에 맞추어 해외직구 대행 서비스를 운영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제와 돌아보면 결국 실질적으로 소비자에게는 특정시기의 할인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편의성이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마트의 경우 집토끼라고 할 수 있는 신선식품에 대한 개선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매장 반경 50km 내에서 생산된 제품만 취급하는 이른바 로컬푸드 시스템은 2008년 첫 도입이후 2017년에 이미 200배 성장을 이루어냈고, 초기 8개 매장에서 시범도입한 이 서비스를 80여개 매장까지 확산하기도 했다. 이는 저렴한 가격과 신선도라는 2가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함임과 동시에 지역과 상생협력한다는 이미지까지 얻게 해준 묘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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