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이야기들/독서

미치지 않고서야(미노와 고스케, 21세기북스)

Varsika 2023. 5. 2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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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번째 완독.

일본의 천재 편집자라고 불리는 미노와 고스케가 쓴 책으로 일에 대한 그의 태도와 편집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팁과 격려, 응원이 가득 담겨있다. 처음에 읽으면서는 다소 뻔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뻔한 말을 너무 재미있게 한다.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현장감이 있다. 책을 다 읽고나서는 인덱스로 표시해둔 곳이 수두룩한 것을 보고 놀라게 되었다. 정말 시종일관 재미있다.

이 책에 있는 내용 중 내가 책을 읽기 전 몰랐던 지식은 그다지 많지 않다. 대부분은 이미 들어본 것들,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 그리고 일부는 직접 시행해본 것들이다. 책의 주제나 내용이 낯설지 않다. 그러나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을 미노와 고스케 보다 더 재미있게 전달해보라고 한다면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독자의 '호감'을 산다. 미노와 고스케가 쓴 단 한권의 책을 읽었을 뿐이지만 우연한 기회에 그와 마주쳐도 반갑게 인사를 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우선은 소장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종종 꺼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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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가 격심하다는 것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다. 머리로는 계산하더라도 도중에 규칙이 달라지면 큰 의미가 없다.

▲ 편집자는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최고의 직종이다. 첫 번째, 재능 칵테일을 마음껏 마실 수 있다. 편집자는 한 번이라도 대면하면 인생을 격변시켜줄만한 천재들을 매일 만난다.

▲ 사회적으로 부업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본업인 회사에서 성과를 내고 이름을 드높인 뒤, 그 이름을 바탕으로 일을 의뢰받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쉬는 날에 소고기덮밥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주객전도이기 때문이다. / 그건 시간을 돈과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 본업에 힘써서 자신의 힘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다. 자신은 이 일로 무엇을 벌고 있는지 명확하게 언어화 해야 한다.

▲ 이러쿵저러쿵 떠들기 전에 일단 움직여라. 속도와 양으로 압도하라. 변화의 시대에는 일단 움직이는 사람이 이긴다.

▲ 편집자의 일은 선악이나 윤리와는 관계가 없다. 자신의 편애와 열광을 억누를 수 없어서 용솟음치고 흘러나온 것이 '작품'에 실려 세상에 가닿는다.

▲ 전력을 다해 만들어라. 온 힘을 다해 배트를 휘둘러라. 열광은 전파되기 마련이다.

▲ 경영 컨설턴트 톰 피터스에 따르면 누군가에게 허락을 구해가며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사람은 없다.

▲ 무난한 길을 세번 걸으면 두 번 다시 이쪽으로 돌아올 수 없다.

▲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상관없다. 자신의 손으로, 머리로, 발로, 이름으로 돈을 벌어라. 자신의 가격표를 의식하지 않으면 평생 누군가가 먹여주는 돼지로 남을 뿐이다. 돼지가 아닌 굶주린 늑대가 돼라.

▲ 스마트폰에 의해 세상은 단절됐다. (...) 스마트폰은 소유자가 보고 싶어 하는 것밖에 보여주지 않는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게임을, 가십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가십을. 그렇기에 바보는 점점 더 바보가 된다.

▲ 인풀루언서가 책을 광고해주면 아마존의 재고가 바닥날 정도로 팔려나가는 세상이다. 그러면 편집자 본인이 인풀루언서가되면 그야말로 최강 아닌가.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향후 편집자의 일이 될 테니 편집자도 온라인 살롱을 운영해야 한다. 책이 아닌 다른 것을 기획하는 일이 편집자의 무기가 된다.' 이런 가설을 세운 후 회사에 설명했다. 그리고 말뿐만이 아닌 숫자로 보여줬다.

▲ 인간은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생물이다. 아무리 돈으로 공헌한다고 해도 건방진 인간에게는 아무도 협력하지 않는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나와 같은 배를 타고 있다고 느끼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 '돈'만 생각하면 다양하고 깊이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없다. 돈 이외의 무엇을 벌 것인지 포트폴리오를 짜서 생각하라.

▲ 히어로 인터뷰를 상상하라. 실력만 키우면 대단한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는 안이한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상위 1퍼센트의 진짜 천재 외에는 전부 대체할 수 있다. 실력보다는 평판, 매출보다는 전설.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런 남다른 삶의 방식이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 일을 능숙하게 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이 일은 꼭 그사람에게 맡기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게 하라. 그런 존재가 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히어로 인터뷰까지 상정하고 일하면 어설픈 수준의 일은 할 수 없다. 전설을 남기는 것까지가 일이다.

▲ 앞으로 물건을 고르는 기준은 '이야기'가 될 것이다. 싸고 좋은 물건은 넘쳐난다. 기능적인 티셔츠는 유니클로로 충분하다.

▲ 성공적인 기획에는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아티스트'와 숫자로 움직이는 사이언티스트'가 모두 필요하다.

▲ 학교나 회사에 가면 어젯밤 방영한 드라마에 관해 대화를 나누던 시대는 끝났다. 지금은 회사에서 바로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게 보통이다. 사람은 다양해졌다. 이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사람은 고독해졌다. 좋아하는 것을 서로 이야기하며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장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생겨난 것이 온라인 살롱을 비롯한 인터넷 커뮤니티다. 같은 취미나 가치관을 가진 사람과는 쉽게 이어질 수 있다.

▲ 뛰어날 정도로 우수해지면 평론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고 중상모략을 당한다. 하지만 그것이야 말로 브랜드가 됐다는 증거다. 주변에서 비판이 쏟아질 때 자신을 지탱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양이다. 확실한 감각이 손에 남아 있으면 가슴을 호라짝 펴고 싸울 수 있다.

▲ 제안을 받았을 때, 여행을 권유받았을 때, 하고싶다나 가고싶다라는 말을 금지어로 삼는다. 대신 하겠다, 가겠다라고 말하자. 이것만으로도 행도으이 양과 속도가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 무엇이 대박을 터뜨릴지 알 수 없는 시대에는 완주하는 거솝다 일단 한번 전력으로 질주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 최악인 것은 일단 달리기 시작했다는 이유로 문제를 느끼면서도 타성에 젖어 계속하는 것이다. 이것이 망해가는 회사나 프로젝트의 전형이다.

▲ 다동력의 본질은 이것저것 되는대로 손대는 것이 아니다. 우선 무엇이든 한 분야에서 빼어날 정도로 뛰어나야 한다. 하나의 분야에서 정상이 돼야만 횡적 전개가 가능해진다. 어느 한 분야의 최고이기에 다른 분야의 최고가 말을 걸어 오는 것이다.

▲ 미움받을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모든 것을 보여주고 미움받는다면 처음부터 거기까지가 끝인 관계다.

▲ 편집자는 작가의 팬이 아니라 독자의 대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작가의 눈치를 보지 말라는 말)

▲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전부 가상의 것일 뿐이다. 실패나 문제는 전부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기 위한 이벤트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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