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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에서

 

 

- 여러분은 좋은 것을 찾아 헤맸습니까, 좋아하는 것을 찾아 헤맸습니까? '바람직함', '해야 함', '좋음'은 이미 정해진 것이지요. 거기에는 내가 없습니다. 나는 어디에 있을까요? 바라는 것,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에 있습니다. 

 

 

- "나는 관직 같은 건 안 해!" 누구나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관직을 맡을 정도의 실력도 안 되는 사람이 하는 말이라면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자기 위안을 첨가하여 허세를 부리는 가벼움에 불과하니까요. 

 

 

- 청와대에 가서 일하는 것과 도랑에서 멋대로 사는 것 사이에서 어느 것이 더 좋은 일이라고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가 더 나의 내적 자발성과 독립성이 보장되고 실현될 수 있는지를 자세히 따지자고 하는 말입니다.

 

 

- 상선약수, 가장 탁월한 것은 물과 같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선은 탁월하다, 훌륭하다는 의미입니다.

 

 

- 장자가 세상은 한순간도 변하지 않을 때가 없는데, 사람은 쉽게 '정해진 마음'에 갇힌다는 것을 강조하는 이유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30년, 40년 굳어 있으면 세상의 변화를 맞이할 수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오에서 이탈하라, 그러면 너는 욕을 뒈지게 먹을 것이다. 하지만 너는 도에 가까워질 것이다.'

 

 

- 찰기시, 즉 근원이나 본 바탕을 자세히 살펴본 것입니다. 제가 왜 자세히 살피는 걸 강조하느냐면, 자세히 살피는 능력이라는 것이 극소수에게만 허용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인식의 틀, 그리고 자기가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다고 믿었던 인식의 틀을 작동시켜 '판단'합니다. 자세히 살피는 것을 '본다' 혹은 '살핀다'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세계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고, 판단하는 사람은 넘쳐납니다. '판단'은 대개 기준을 적용하는 일이고, '본다'는 어떠한 선험적 기준도 없이 대상에 접촉하는 일입니다. 

 

판단할 때는 시선이 대상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중간에 돌아와버립니다. 시선을 오래 머무르게 하면서 계속 살피는 일을 '관찰' 혹은 '자세히 보기'라고 합니다. '찰察'은 자세히 쪼개서 보는 것입니다. 과학적 사고의 핵심은 쪼개서 자세히 보는 겁니다. 보지 않으면 관찰이 시작되지 않고, 관찰이 시작되지 않으면 과학적 인식, 철학적 인식, 인문적 인식이 불가능합니다. 

 

아편전쟁 이후 동양이 굴복을 당한 것은 과학과 철학이 없거나, 있더라도 미약했기 때문입니다. 과학과 철학이 있다는 말은 구체적인 생산활동에 과학과 철학을 적용한다는 뜻입니다.

 

 

- 보는 일은 판단하는 일보다 더 생산적인데, 왜 자세히 보지 못하고 가볍게 판단할까요? 그것은 지적 수양이 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보는 일에는 에너지가 들어가고, 판단하는 일은 스스로 생각하기보다는 이미 자기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기준을 적용하기만 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는 일은 어렵고, 판단하는 일은 쉽니다. (...) 모든 수양과 수련은 필요한 수고를 일부러 찾아서 하는 일들입니다. 합당한 수고를 하지 않고 나아지는 일은 없습니다.

 

 

-  관념에 갇히지 않아야 한다. (찰기시, 질그릇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른 장자의 사례), 장자의 행위를 그대로 따라 해보는 것이 아니라, 장자가 가졌던 자세와 시선의 높이를 보는 것이 더 좋습니다. 그것이 근원이나 근본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겁니다. 더 줄여서 말하면 자세히 들여다보고, 자세히 살피고, 깊이 생각해 보는 태도를 배양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울었는지 아닌지보다는, '찰기시'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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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진 집단적 관념이나 오래된 관념에 갇힌 자기는 폐쇄적입니다. 굳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어떤 개방성도 작동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기적인 삶을 살죠.  (...) 우리에 갇혀 있을수록 집단의 관념에 제한됨으로써 폐쇄적으로 되어, 우리를 위할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더 딱딱하게 만들 뿐입니다. 우리로부터 이탈해야 합니다. 우리에서 이탈하여 찰기시할 수 있는 사람만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함께'라는 이념에 갇혀 있는 사람은 '함께'의 외형을 확장할 수 없습니다. 새로워질 수가 없습니다. 

 

 

- 개념의 槪는 평미레(strickle)를 뜻하는 것으로 여분의 것을 제거하고 공통의 틀 안에 들어가는 것만 남게하는 것이다. (...) 개념은 특수한 것, 사적인 것, 여분의 것을 제거하고 공통의 틀 안에 들어가는 것만을 생각의 형태念로 저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자쾌는 고유명사로 산다는 뜻에 가깝기도 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수처작주, 입처개진도 고유명사로 산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 '봄'은 실재하지 않죠. 그냥 개념일 뿐입니다. 실재하지 않는 것은 오고 갈 수가 없죠. 그런데 우리는 거짓이 아니라고 서로 합의하고 사는 거지요. 얼음이 풀리고, 땅이 풀리고, 따뜻한 기운이 샘솟고, 나무가 싹을 틔우고 하는 사건들은 실재하죠. 하나하나를 다 말하기 곤란하니까 그런 사건들이 다 함께 일어나는 시기를 우리는 '봄'이라고 개념화해서 부르는 것입니다. (일반명사의 효율성) 

 

그것은 나의 봄이 아니라 우리의 봄입니다. 개념은 우리의 것입니다. 거기에는 '나'보다는 '우리'기 주체입니다. 

 

 

- 무소유는 이 세계를 자신의 의지대로 정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재산을 갖는 것, 혹은 안 갖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이 세계를 내 뜻대로 정해서 관계하려는 소유적 태도를 부정하는 것이죠. 

 

 

-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개념을 사용하는 데에 급급하지만, 시인들은 개념을 지배하고 조정하고 재배치하는 능력을 발휘합니다. (...) 소설을 쓴 소설가를 만나보면, 소설가와 소설 사이의 거리가 크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를 읽고 나서 그 시를 쓴 시인을 만나보면 시인은 꼭 자기 시같이 생겼습니다. 소설은 쓰는 거지만, 시는 토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자기가 진실하게 드러날 가능성은 소설보다 시에 더 있습니다. 

 

 

- 음악은 문자가 아니라 소리를 어루만진 결과입니다. 문자는 인간적인 차원의 것입니다. 소리는 신적인 차원의 것이죠. 소리를 문화적 활동 이전부터 존재하던 것이지만, 문자는 문화적 활동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으로부터 이탈한 인간이 문자를 만들어 사용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영혼을 아직 인간 세상까지 다 끌고 내려오지 못해 매일매일 신의 세계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으로 채우는데, 그런 사람들이 결국 시인으로 살죠. 

 

 

시로는 소리(운율)를 경험할 수 있지만, 이야기나 논증에는 개념만 있어서 소리를 경험할 수 없습니다. 영혼의 높이는 논증에서 이야기로, 이야기에서 시로, 시에서 음악으로 상승합니다. 원래 신전에는 문자가 없고 음악만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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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틈없이 치밀하면 할수록 더욱 배타적이되고, 배타성이 강하면 강할수록 상대에게 지지 않을 수 있죠. 이야기는 좀 다릅니다. 이야기는 그렇게 치밀하지 않습니다. 빈틈이 많습니다. 치밀하지 않게 허용된 빈틈들은 상대가 찾아들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이야기에 허용된 빈틈은 환대의 공간이자, 겸손의 공간이자, 허용의 공간입니다. (...) 환대하고 환대를 받는 교류 속에서 공감이 발생합니다.

 

 

- 근원을 접촉하는 일보다는 현상적으로 정해져 있는 기능적인 삶에 빠진 사람들은 우느냐 마느냐, 이렇게 우느냐 저렇게 우느냐 등과 같은 현상적인 구분과 논증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결국, 삶은 종속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 사람들은 입장이 같으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입장이 서로 다르면 반대한다. 생각이 같으면 옳다 하고, 생각이 다르면 틀렸다고 한다. 

 

非吾罪也(비오죄야),人之罪也(인지죄야)。 與己同則應(여기동즉응),不與己同則反(불여기동즉반), 同於己為是之(동어기위시지),異於己為非之(이어기위비지)

 

 

- 자기 맘에 들지 않는데도 옳은 것을 옳다고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지적으로 상당히 훈련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우면 <제물론> 편에서 장자가 '자기 살해(오상아)'를 말했겠습니까? 자기를 살해할 정도의 수련을 거쳐야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 자본주의를 어떤 높이의 시선으로 대하는지가 인문적인지 아닌지를 결정하지, 자본주의에 대한 부정 자체가 인문적인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어떤 '주의'를 받아들이면, 그 주의의 개념이나 정의에서 삶이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습니다. (...) 자기는 결국 주의를 수행하는 대리인으로 전락해 버리고 진정한 삶을 구가하는 기회를 잃어버립니다.

 

 

- 정해진 관념이나 개념을 사용하지 않고 포착된 문제를 중심으로 대화한다는 것은 자신이 그 대화에 전면적으로 열려 있으면서 그 대화를 자기 자신이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뜻입니다.

 

 

- 항우와 유비는 세계를 봐야 하는 대로 본 사람들이고, 유방과 조조는 세계를 보이는 대로 보고 거기에 맞춰 반응한 사람들입니다.

* 정해진 마음이 없으면 세계를 봐야 하는 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대로 볼 수 있죠. 

 

- 인식의 확장은 인식의 한계를 자각한 자에게만 허용된다는 것을 북해약은 말해줍니다.

 

 

- 하백은 그릇이 작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한 일, 자기가 터득한 진리, 자기가 경험에서 얻은 통찰이 자신의 그릇을 금방 채우기 때문에, 자신을 스스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공자는 향원을 덕(함량)의 파괴자라고 했던 것입니다. 

* 덕은 정해진 가치나 관념에 갇히지 않고 자신을 자신으로 살게 하는 힘입니다. 

 

 

- 탄성이 있는 지성은 현 상태에서도 자신 너머를 궁금해할 수 있어서 현 상태가 주는 한계를 인식하고, 그 한계 너머의 세계로 건너가려는 꿈을 가질 수 있습니다.

 

 

- 장자는 가치를 확장하는 방식보다는 객관적인 사실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인간이 더 잘 성숙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중심축을 가치의 세계가 아니라 사실의 세계에 두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믿습니다. 

 

 

- 철학을 공부하고 싶으면, 우선 과학을 공부하십시오. 과학적 지식이 부족한 채로 철학만 공부하면 답답한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우선은 과학입니다. 과학에 흥미를 가지십시오. 사실에 대한 인식을 깊고 넓게 가져가는 것이 먼저입니다.

* 과학은 이전 시대와는 전혀 다른 진리다. 

* 과학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이해되지 않으면, 교조주의적 신념을 쌓는 데나 봉사할 수 있을 뿐입니다. 

 

과학을 모르는 철학은 답답하고 숨 막힙니다. 철학은 원래 새 시대를 알리는 신호이자 깃발인데, 잘못하면 새 시대의 장벽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철학을 생산해 본 적 없이 수입해서 쓰는 우리는 특히 더 경계해야 합니다. 가치보다 사실이 먼저입니다. 

▷ 구한말의 사례를 떠올려 보자

 

무심, 무아, 무념 등은 다 가치론적 확신을 벗어난 내면의 상태입니다. 세계의 사실적 진실과 친해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며 ㄴ삶에 대한 주관적 확신을 가지는 일을 철학으로 애하하고, 특정한 정치적 확신에 오랫동안 자신을 바치는 일을 철학적 삶의 태도라고 오해하며 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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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가 더 커져야 합니다. 자기 마음이 크면 클수록 작은 일들은 가볍게 다루고 아등바등하지 않게 됩니다. 

 

좋은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좋은 습관을 갖지 않고 인간으로 완성되는 일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규율이라고도 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루틴이라고 하지요. 스스로 정하고 평생 지켜야 합니다. 

 

 

- 나는 너무 늦어버렸어하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했다면 그것은  여름벌레가 가을을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시간관념에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에 갇히면 안 됩니다. 지금부터 당장 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자기가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마음이 바쁘지 않습니다. '이 나이에'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할 생각이 없는 사람입니다. 간절하면 됩니다. '자쾌'하면 간절함이 저절로 따라옵니다. 자쾌하지 않으면 핑계 대다 인생을 다 보내버리죠. 포부를 크게 가져야 합니다.  

 

 

- 세상이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의 싸움이면 간단합니다. 그런데 스스로 선하다고 하는 사람들끼리의 싸움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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