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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풍경은 상처의 풍경일 뿐

  • 나에게, 풍경은 상처를 경유해서만 해석되고 인지된다. 내 초로初老의 가을에, 상처라는 말은 남세스럽다. 그것을 모르지 않거니와, 내 영세한 필경筆耕은 그 남세스러움을 무릅쓰고 있다. 풍경은 밖에 있고 상처는 내 속에서 살아간다. 상처를 통해서 풍경으로 건너갈 떄, 이 세계는 내 상처 속에서 재편성되면서 새롭게 태어난다.

  • 벗들아, 나는 여전히 삼인칭을 주어로 삼는 문장을 만들 수가 없다. 나는 세계의 풍경을 상처로부터 격절시킬 수가 없는 것이다. 나는 삼인칭의 산맥 속으로, 객관화된 세계 속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일인칭의 가장자리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아마도 오래오래 그러하리라.

  • 물결 높은 해안선이 호텔의 유리창 밑까지 바짝 달려들고 있었고 파도가 인간의 생각의 화살가지 튕겨내버리는 것이어서, 생각의 화살들은 해연海淵의 캄캄한 깊이에까지 닿지 못하고 바다의 표면에 부딪혀 무참히도 꺾어져버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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