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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에서

 

- 오상아라고 할 때, 장례지내야 하는 나는 특정한 가치와 이념과 지식에 갇힌 자기입니다. 이념과 신념과 특정한 지식에 갇혀 있는 자아들은 왜 자신을 벗어나지 못할까요? 그것이 가지고 있는 단기적 효용성 때문입니다. '작은 마음'이나 '정해진 마음' 때문이죠. 

 

 

- 자잘해지면 안 됩니다. 자잘한 승리, 자잘한 쾌락에 갇히지 않아야 합니다. 우물 안 개구리인 것도 부끄럽지만,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인줄 세상 사람은 다 아는데 자기만 모르면 더 부끄러운 일이죠. (...) 장자의 견해는 자잘한 승리는 안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인데, 자잘한 승리가 벌어지는 그런 환경 자체에 빠지지 말라는 경고로도 읽힙니다. 자잘한 승리를 도모하거나, 자잘한 승리에 취하면 사람이 자잘해지기 때문입니다. 

 

 

- 지금까지 우리가 함꼐 장자를 공부하면서 장자에 대한 지식은 증가하는 걸 느낄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책을 덮고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은, 자기를 바라보는 능력도 덩달아 올라갔는가 하는 점입니다. (...) '나는 누구인가'가 되겠죠. 이것을 여러분 스스로 계속 자신에게 물어야 합니다. 이것이 물어지지 않은 채로 하는 어떤 공부도 다 소비적입니다.

 

 

- 옳음을 따른 것이 바로 그름을 따른 것이 되고, 그름을 따른 것이 바로 옳음을 따른 것이 된다. 그래서 성인은 시비 판단의 기준에 따르지 않고, 사물의 자연성에 비추어, 우주 대자연의 원리를 따른다. (...) <장자> 원문에는 '역인시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세상 속에서 시와 비는 경우에 따라 수시로 위치가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피시막득기우彼是莫得其偶. 이것과 저것이 대립적인 상대가 아닌 경지라고 번역하였습니다. 대립적이고 상대적인 위치로 나누지 않은 절대 원융(圓融, 모든 대립과 차별이 사라지고 하나로 조화롭게 융합되어 원만함을 이룬 상태)이나 광대무변(廣大無邊, 넓고 커서 끝이 없다)의 상태인 것이죠. 장자는 도추라고 했습니다. '도의 지도리'라고 할 수 있죠.

 

 

- 도불가문 문이비야, 도불가견 견이비야. 도는 들을 수 없다. 들리면 도가 아니다. 도는 볼 수 없다. 보이면 도가 아니다. 보이고 들리는 감각적 대상이 된다는 것은 유한한 구체성을 가지기 떄문에 생과 사가 분명하겠지요. 그래서 모든 사물에는 생과 사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장자의 시각에 잡힌 보편적 질서로서의 도에는 생과 사가 없지요. 장자는 이것을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고 표현했습니다. 

 

 

- 플라톤의 저작인 <테아이테토스>를 읽어보면, 플라톤이 지식(앎)을 정의하는 데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력을 쏟아붓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여 그는 지식을 JTB, 즉 정당화된 믿음Justified True Belif으로 정의합니다.

 

 

- 죽음을 의식하지 않은 삶은 콘크리트처럼 굳은 관념 덩어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우리는 바보가 아니기 댸문에 내 두께를 들여다보게 되고, 대붕의 두께와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보니 침울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침울한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두께를 쌓아야 합니다. 어쩔 수 없어요.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 앞에서 함량을 키우는 방법을 말씀드렸지요? 큰 뜻, 자기가 정한 자기만의 규율, 지식욕, 이 세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본 사람을 두꺼워질 희망이 있습니다.

 

 

- 적토성산 풍우흥언

흙을 쌓아서 산을 이루면, 바람은 거기에 생겨난다. 물을 대서 연못을 이루면, 물고기는 거기에 생겨난다. 탁월함을 꾸준히 추구하고 덕을 이루면, 명철한 통찰력이 저절로 오고, 성스러운 마음이 거기에 갖춰진다. 다른 것 먼저 기대하지 말고 묵묵히 흙을 쌓아 산을 이루기만 하면 바람과 비는 거기서 저절로 생겨난다.

 

사는 데에 재미를 못 느끼는 사람, 성취를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개 바람과 비는 원하면서 산을 쌓는 데에 게으른 사람들입니다. 명철한 통찰력이나 성인의 마음을 갖고 싶으면, 탁월한 사람이 되려 노력하면서 두터운 덕을 쌓는 일에 몰두해야 합니다. 제가 뒤뜰에 나무 몇 그루를 심었더니, 어느 날 새들이 찾아들더군요. 아침에 일어나 새소리를 듣고 싶으면, 먼저 몇 그루의 나무를 심으면 됩니다. (...)

 

그런데 공력을 흙을 쌓아 산을 이루는 데에 쓰지 않고, '바람과 비가 안 생기면 어쩌지', '바람과 비는 정말 생길까' 하는 것에 먼저 써버리면 흙을 쌓아 산을 이루는 일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바람과 비는 영영 누릴 수 없게 됩니다. 바람과 비를 원하면, 우선 산을 쌓아야 합니다. (...)

 

자기 자신의 크기를 수천 리나 되는 크기로 키우는지 아닌지가 관건이고, 거기까지만 자신이 할 일입니다. 자신이 할 일을 완성하면, 그것이 아무 의미 없이 사라지는 경우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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