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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라 이웃나라 - 부탄

Varsika 2023. 5. 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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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과 부탄은 불과 20km 떨어져 있으며, 두 곳 모두 인도와 티베트의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네팔과 부탄은 서로 많은 차이점을 갖고 있다. 먼저 네팔은 '네팔리'라고 불리는 언어와 인도의 문자 데바나가리를 쓰지만 부탄은 '종카어'라는 고유의 언어와 티베트 문자를 쓰고 있다. 네팔어는 인도말과 뿌리가 같은 인도-유럽어종이지만 네팔의 종카어는 티베트-버마어 계통이다. 종카어는 부탄의 상류층 언어로 인구의 왕실을 포함한 인구의 20% 정도가 사용한다. 종교적으로 네팔은 국민의 81%가 힌두교도인 힌두교 국가, 부탄은 75%가 불교 신도인 불교 국가이다. 

 

'부탄'이라는 국호는 '용의 나라'라는 뜻인데 국기에 용이 그러져 있어 이를 뒷받침한다. 국기에는 발톱이 3개인 용이 그러져 있는데, 이는 중국의 천자만이 네 개의 발톱을 가진 용(사조룡)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탄의 영토는 대한민국의 40% 수준인 약 4만 제곱키로미터로 스위스와 미슷하며 인구는 74만 명에 불과하다. 

 

부탄의 고대 기록은 소실되어 전해지지 않으며 8세기 파드마 삼바바(부처가 부활한 인물로 전해진다)라는 고승이 하늘을 나는 호랑이를 타고 부탄의 탁상으로 날아와 불교를 전파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부탄의 힌두교를 몰아내고 불교를 융성시켰다. 17세기 나왕 남겔이라는 티베트 라마가 부탄 지역을 통일하고, 강력한 정권을 세웠으며 1620년 지금의 수도 팀푸 계곡에 체리 사원(차크리 사원)을 건립한다. 

 

부탄은 1772년 동인도 회사의 공격을 받았고, 영국이 간접지배하던 왕자 국가(Princely State) 중 하나로 편입되었으며 1865년 신츌라 조약으로 사실상 식민지로 전락했다 1947년 인도 독립 때 함께 독립하게 된다. 지금도 인도와의 무역이 전체 무역의 80%이상일 정도로 모든 것이 인도의 영향 아래에 있다. 

 

19세기 말 우겐 왕추크라는 인물이 나타나 1907년 부탄 왕국을 세우고 왕추크 왕조의 시조가 되었다. 현재에도 왕추크 왕조가 부탄을 통치하고 있다. 20세기 초 여러 가문이 대립하던 것을 우겐 왕추크가 분열을 종식시키고 영국의 인정을 받아 왕국이 설립되었다. 그는 영국에 적극 협조하였고 1910년 푸나카 조약을 통해 외교권을 영국에 넘기는 대가로 부탄의 독립을 보장 받았다. (청나라로부터의 압박을 막기 위한 조치) 이후에는 영국령 인도의 수많은 토후국 중 하나로 취급된다. 

 

1952년 즉위한 3대 국왕 지그메 도르지 왕추크는 부탄의 민주화를 앞당겼다. 쇄국 정책을 폐기하였고, 부탄 최초의 국회인 국민회의를 설치하고 왕실로부터의 독립을 인정하였으며 왕립 자문회의를 만들어 왕의 권력을 제한했다. 또한 종교 지배자로서 왕의 권리를 스스로 내려놓고, 국민회의 의원의 2/3가 불신임하면 왕도 퇴위할 수 있도록 바꾸어 놓았다. 종카어를 국어로 채택하였으며 1971년 부탄의 유엔 가입을 성사시켰다. 1972년 사망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갑작스레 즉위한 4대 국왕 지그메 싱계 왕추크는 즉위 당시 16세였다. 싱계 국왕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민 행복'을 국정 목표로 내세운 왕이었다. 이러한 국민행복 우선주의는 '현대부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3대 국왕 지그메 도르지부터 시작되었으며 한 군주에 선정에 그치지 않고 뒤이어 전통처럼 이어진다.

 

그는 4명의 아내와 한꺼번에 결혼하였는데 이들은 모두 친자매였다. 불교 국가 부탄에서는 일부다처제가 금지되어있지만 그는 과거 왕추크 가문과 대립했던 도르지 가문과의 화합을 위해 불교 지도자의권유를 받아들여 도르지 가문의 네 딸과 결혼한 것이다. 그 역시 부왕의 민주적 정책을 계승하여 국왕의 정년을 65세로 정하고 장관의 임명권도 국회에 넘겼다. 동시에 수상과 장관의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하여 권력 독점을 막았다.

 

한편 국토의 2/3은 삼림이어야 한다는 내용을 헌법에 명시하여 지금도 부탄 국토의 50%는 국립공원과 동물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아직 사람이 정복하지 못한 해발 7,570m의 강카푼섬산은 등반을 영구히 금지햇고, 부탄 전역을 금연지대로 지정했다. 유엔은 2005년 그에게 지구환경대상을 수여했다.  싱계 국왕은 51세의 나이에 스스로 왕위를 내려놓았다. 

 

5대 국왕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치학 석사를 받았다. 아버지의 뜻을 이어 헌법을 개정하였고 스스로 입헌군주국 부탄의 국왕이 되었다. 부탄은 유혈혁명없이 절대군주제에서 입헌군주제로 국가체제전환에 성공했다. 

 

"만일 나라가 백성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그 나라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 부탄 왕국 법전(1729년 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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