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문화 리뷰

[Book]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박찬국)

Varsika 2022. 4. 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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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만 갖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책. 니체에 대한 가벼운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북스 출판사에 대한 신뢰가 있어 구매했으나 내 예상보다는 다소 가벼웠던 책. 다만 그 덕분에 니체 사상에 대해서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었고, 다른 책을 더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저자 박찬국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에서 교수로 역임하고 있다. 책에서 학창시절 본인이 겪었던 방황을 이야기하며 그 방황의 끝에 철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개인적인 스토리는 철학책을 집어든 독자로 하여금 (그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어느정도의 동질감을 느끼게 해준다. 책 제목부터 이 책을 고를 독자를 타겟했다는 점에서 제목 - 인트로 - 니체의 사상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사뭇 자연스럽고 매끄럽다. 

 

개인적으로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자살과 확신에 대한 부분이었다. 자살에 대해서는 무서울 정도로 단호한 입장에 놀랐고, 확신에 관해서는 기존에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을 비추어보는 느낌이었다. 나에게 확신은 여전히 긍정적인 단어로 다가오는데 확신은 아집, 고집, 편협함과도 맥을 같이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인간관계에서 목격한 열등감을 깊게 연구(?)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런 감정과도 연관성이 높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떤 독단적인 이념을 확신하는 사람은 자신은 그것이 진리이기 때문에 믿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 이념이 자신의 살멩 확고한 의미와 방향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믿습니다. 인간은 덧없이 생성 소멸하는 삶의 가운데에서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어떤 이념에 의지하여 그러한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어 합니다."
- 본문 내용 中

 

저자에 따르면 확신을 선택한 사람은 진리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삶의 위안을 택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자유로운 상태의 사람만이 진리를 탐구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이념을 신봉하는 확신에 찬 사람들은 진리를 구하는 것을 포기한 상태라고 설명한다. 내가 한 때 열등감에 빠진 이들을 관찰했을 때 가장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그들이 가진 열등감의 '지속성'이었다. 그들은 소기의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거나, 혹은 그들이 만족하지 못했던 상황을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쥐고 있던 열등감을 버리지 못했다. 오히려 '다음 단계의 열등감'으로 그것을 진화시켰다. (예: 학벌에 대한 열등감 → 직장에 대한 열등감 → 직급에 대한 열등감).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된 것은 그들에게 열등감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삶의 '에너지'로 작용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열등감을 죽도록 싫어하지만 절대 그것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열등감이 있어야만 '비천한' 자신이 '황금갑옷'을 입은 상대방과의 결투에서 '전력투구'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호승심을 중시하는 니체의 사상에서 내가 경험한 열등감의 사례들을 빗대어 보는 경험이 신기했다.

 

전반적으로 니체 사상을 한입에 먹기 좋게 썰어준 저자 덕분에 니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부담없이 집어 먹을 수 있어 좋은 책이었다. 두 어번 정도 더 읽어보고 내 나름의 코멘트를 덧붙여 이 책을 니체 철학에 대한 나만의 노트로 만들고 싶다. 

 

 

<재미있게 읽은 부분>

 

- 힘에의 의지(The Will to power)

- 신은 죽었다. 바로 우리가 죽였다.

- 호승심(카이사르, 나폴레옹, 괴테) *위대해지고 싶은 마음

- 교회에 의한 금욕주의가 아닌 스스로 통제하는 금욕주의자는 강한 것. 금욕하며 죄책감을 가지는 자들이 어리석은 자들이다.

- 낙타, 사자, 아이

- 의미를 두고 살아가려고 하지말고 현재의 삶을 만끽하려는 태도(아이의 마음), 춤출 수 있는 신

- 평화가 아니라 승리다.

- 확신은 감옥이다. (마르크, 종교, 자기소멸)

- 강한 자는 확신을 이용하고, 자기자신이 주인이 된다.

- 영혼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에서 시작한다. 

- 피하려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기 위해서 결정을 하는 것이다.

 

* 2022년 1월에 읽음

 

<다음에 다시 읽는다면>

1. 현재에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 그때도 여전히 재미있는 부분으로 남아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2. 아들러 심리학과 니체 철학에 연관성이 있다면 어떤 부분을 제시할 수 있을까.

3. 1~2번에 대한 내용을 포스팅으로 남기기(2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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