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한화시스템
올 증시를 뜨겁게 달군 종목 중 '한화솔루션'이 있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과 수소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곳인데, 美 수소트럭 니콜라를 비롯하여 여러 수소 사업이 주목받으면서 주가도 함께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3월 20일 최저가 9,370원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47,900원으로 올해를 마감했으니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한해가 아닐 수 없었다. 한화솔루션이 주목받기 시작하고 따라사기에는 늦었다고 생각했던 9월 경, 나는 한화시스템을 소량 매수했다. 한화솔루션을 보고 뜬금없이 왜 한화시스템을 샀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한화솔루션 케이스를 보고 느낀 점은 한화라는 기업이 신사업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는 점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한화 그룹 내에서 제2의 한화솔루션을 찾기 시작했고 ICT 사업에 진출 중인 한화 시스템을 눈여겨 보았던 것이다.
한화시스템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화의 사업분야, 즉 방위산업에서 시작해 ICT까지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이 확대되었는데 이 점이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 대기업에서 ICT 사업을 맡고 있는 계열사는 그룹내 인트라넷이나 시설관련 MRO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한계인데 반해서 한화시스템의 경우 방위산업체와 ICT의 시너지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 12월에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 성능개량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단순히 기존 사업 & 합병 부서의 시너지만이 매수 이유는 아니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신규 사업에 투자한다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 었는데 내가 관심있었던 분야는 다음과 같다. (1)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2) 인슈어테크 활용 (3) 스마트 시티, 스마트 빌딩. 먼저 대기업이 블록체인 플랫폼을 비롯하여 관련 기술을 개발한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향후 블록체인 기술은 확대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수순으로 보이는데 금융 계열사를 가진 한화가 여기에 선두적으로 진출한다는 점을 좋게 봤다. 마찬가지로 인슈어테크 역시 중국에서는 현재 중안보험이나 핑안헬스케어 등 각광받는 기업이 이미 생겨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카카오의 보홈업 진출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기존 업계에서 인슈어테크를 도입하는 것 역시 필수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삼성생명에 이어 생명보험사 2위인 한화생명의 인슈어테크는 한화시스템과의 협업을 통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고, 관련 사업을 수주받을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 시티와 스마트 빌딩은 사실 많은 IT업계에서 기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분야이긴 하지만 한화의 경우 계열사 중에 한화건설이 있기 때문에 보다 사업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이처럼 신사업 분야에 적극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한화의 계열사였기 때문에 정찰 목적으로 10만원 미만(...)의 투자를 했고, 약 3개월 가량 투자한 이후 26%의 수익을 실현하며 매도했다. 소량 투자 후 매도한 이유는 앞서 GS건설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플랫폼의 최선두에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보다 외각에 있는 기업에 비해 수익을 크게 가져다 줄 것이라는 판단에서 였다. 연말까지 갖고 있었다면 87%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테지만 10만원 미만의 투자금에다가 당시에는 너무 여러 곳의 기업에 분산해놓은 상태여서 종목을 추릴 수 밖에 없었다. 연말까지도 꾸준히 상승세인 것을 감안한다면 4분기 실적보고서를 분석한 뒤, 국내 성장주로 추가 매수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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