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공부/주식

'20년 투자일기 : 연말결산 - 수익을 실현한 12개 종목

Varsika 2020. 12. 31.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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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  Buffik

2020년 투자를 하면서 10월 ~ 12월에는 국내 주식에 크게 손을 대지는 않았다. 11월을 기점으로 해외주식(미국, 홍콩)에 투자를 했기 때문인데 현재 수익률로 보자면 break even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11월부터 투자를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나 국내 주식에 비해서 정보를 습득하기 버거운 해외 주식이다 보니 답답한 맘이 큰 것이 사실이다. 답답할수록 공부를 하면서 실력을 늘려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국내 주식은 현재 10여 개의 종목을 보유하고 있고, 투자 후 수익을 실현하여 빠져나온 종목이 12개다. 현재 보유 중인 종목들은 적어도 내년 2분기까지는 유지하려고 하는 종목이므로 천천히 리뷰하도록 하고, 이미 매도를 끝마친 종목들에 대해서 간단히 리뷰해보고자 한다. 

 

실제 수익율은 매수/매도시점 기준, 가상 수익율은 매도하지 않고 12/30까지 보유한 기준

1. 시작 : 웰크론, 깨끗한 나라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나의 투자는 마스크 테마주로 시작되었다. 해당 종목은 웰크론과 깨끗한 나라였다. 그러나 너무나 고점에서 매수한 나머지 매도를 했을 당시에도 5%의 수익률밖에 얻지 못했다. 또 상반기 뜨거웠던 테마주이니만큼, 지금까지 보유했다면 오히려 손실을 크게 기록할 뻔했다. 테마주의 무서움과 공부하지 않은 투자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배울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2. 너무 소량만 매수했던 종목 : GS건설, 한화시스템, 현대제철

 

GS건설과 한화시스템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공부를 할 겸 소량 매수했으나 이후에 크게 올라 추매를 하지 못했던 종목이다. 그밖에 현대제철도 마찬가지 케이스인데, 코로나 19로 인하여 크게 하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업 전반에는 이상이 없고, 오히려 투자를 늘리는 모습이 보여 소량 매수했다. 한동안 산업재해 이슈로 주가가 불안하다가 연말에 와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철강, 화학 종목이 크게 상승할 때 따라서 크게 상승했다. 철강 산업 또한 일정한 주기를 갖고 경기를 타는 산업임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고, 이후 관심이 생겨 조사를 하다가 유튜브 삼프로TV의 철강 방송을 봤는데 매우 유익했다. 

 

 

 

3. 너무 빨리 이별한 종목 : LG생활건강, 현대오토에버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초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이는 주요 시장인 중국의 셧다운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산업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음에 주목했다. LG생활건강의 제품, 브랜드 자산에 데미지가 있는가? 생산능력, 영업능력에 문제가 있는가? 유통 판매채널에 문제가 있는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중국의 셧다운으로 인한 현지 경기침체, 수출입 물동량 수급조절의 어려움, 따이공들의 방한 저하를 제외하고는 본질적인 데미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주가가 매우 비싼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했고, 결론적으로는 성공이었다. 사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화장품 매출이 줄어든 반면에 생활용품(비누, 샴푸, 치약, 손세정제 등)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LG생활건강의 포트폴리오 전략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한동안 주가가 140만 원대에서 주춤하여 매도하였는데 연말에도 주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중국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시점의 상승이라, 추후에도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생활건강 투자를 바탕으로 용기도 얻고 주식에 더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보람도 있지만 약간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두 번째는 현대오토에버. 현대자동차의 IT계열사다. 매수 당시에는 현대차의 자율주행 사업과 관련하여 스마트 시티(도로 등의 디지털 인프라 포함) 사업을 주로 맡을 것이라고 생각되었고, 쉽게 말해 현대차의 미래를 이끌어갈 계열사라고 생각되어 매수했다. 그런데 매수 후 2주도 되지 않아서 주가가 34%까지 폭등했고, 투자에 대한 경험이 미천했던 나는 "20%를 넘겼으니 팔아도 손해는 아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 전량 매도해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이후 현대오토에버는 정의선 회장 체제의 주요 계열사로 떠올랐고 지배구조 관련 이슈로 또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현대 오트론, 엠엔소프트와 같은 기존의 SW계열사를 모두 현대 오토에버로 합병하는 안이 채택되면서 12월 2주 차에는 52주 신고가를 갱신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단순한 자동차 내부 솔루션(In Car)가 아닌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 부분(Out Car)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의 예측대로 현대차의 미래를 주도하게 된 것이다. 아주 씁쓸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인생에서 첫 1루타 종목이자, 내년에는 2루타까지 바라다볼 수 있었는데 그저 한순간의 욕심에 나의 미래를 싼값에 매도해버린 것이다. 여기서 얻은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비지니스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으면 쉽게 매도하지마라. (매수 전 공부를 하는 것과 같은 이치)

2. 주식은 20 ~ 30% 마진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더 크고 길게 봐라.

3. 상승장에서 흥분하지 말고, 하락장에서도 공포에 질리지 말자. 언제나 이성적으로.

4. 살 때도 분할매수, 팔 때도 분할매도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너무나 슬픈 투자 경험이었다. 34%의 마진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개인적으로 '가장 잘못했던 20년 투자 사례'로 현대 오토에버를 꼽는다.

 

 

4. 내년에도 기대해볼만한 종목 : 현대글로비스, 팬오션

 

두 곳 모두 해운사인데 올해 컨테이너선 운임이 폭등하면서 재미를 봤다. 물론 글로비스는 완성차 물류 사업을, 팬오션은 곡물 벌크선을 주로 운영하지만 섹터 전체가 주목을 받고 물동량이 회복되면서 덩달아 상승했던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글로비스는 현대차 완성차 물류 외에 타사의 차량(유럽발 폭스바겐 물량) 물류 및 수소 운송에 투자한 것이 마음에 들었고, 팬오션은 너무 저평가되어있다는 사실과 모기업인 하림의 공격적인 투자를 근거로 매수했다. 기대했던 수익을 달성했고 매도하여 차익으로 다른 종목을 매수하기는 했지만 내년에도 지켜보고 싶은 종목들이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주식시장이 뜨거웠다. 덕분에 나도 주린이로써 큰돈을 잃지도 않았고 오히려 수익을 얻음과 동시에 여러 기업을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게 된 한 해였다. 올해에 얻은 교훈을 잊지 말고 그것을 답습하여 온전히 내 것으로 가진다면 내년에는 보다 지혜롭게 투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게 뜨거운 감정과 호기심의 지평을 열어준 2020년 주식시장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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