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개인적으로 도전했던 가장 큰 하나는 주식투자였다. 대학 입학 전부터 늘 어느 정도 관심은 있었지만 실제 투자를 하지는 않았다. 겁도 많이 났거니와, 투자할만한 시드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하게된 계기는 코로나19였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주식시장에 돈이 들어온다는 보도를 접한 것보다, 가까운 선배들이 이른바 '코로나 테마주'로 돈을 버는 것이 부러웠다. 결국 3월 11일 그들을 따라 나도 마스크 테마주에 투자하면서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주식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에 대해 나는 어느 정도 걱정이 덜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투자를 하려고하니 불안한 맘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투자한 2개의 종목에서 한달 가까이 손해를 봤고 생각보다 흔들렸다. 비슷한 시기 같은 종목에 투자했던 선배는 약간의 손절을 안으며 나갔지만, 나는 어차피 소액이니 기다려보자는 심정으로 한달 이상 버티기에 들어갔다. 그 과정 끝에 결국 익절을 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크게 2가지를 배웠다.
1. 공부를 하지 않고 투자한 종목에서는 손해볼 확률이 크다.
2. 일시적으로 주가하락이 있더라도 회사 자체의 이슈가 아닐 경우에는 주가는 반등한다.
어찌보면 투자를 시작한지 9개월이 지난 지금도 항상 되뇌이는 원칙 같은 것인데, 나는 생각보다 빠르게 경험을 통해 터득할 수 있었다. 이점은 '주린이'로써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지금도 공부를 하지 않은 주식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올해의 투자를 정리해보면 내 목표 수익율을 달성하고, 금액적으로도 꽤나 재미를 봤지만 본격적인 투자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코로나19 효과로 주식시장이 활황을 유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올 하반기에 와서는 해외주식에도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복기 아닌 복기를 하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매수하지 못한 종목들이다. 공부가 부족하여, 여유자금이 없어 투자를 하지 못한 것이 연말에 확인해보니 크게 올랐음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 그 회사를 눈여겨 본 이유와 투자를 하고자 했던 논리를 점검해보고, 내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 보다 지혜롭게 대응하고 싶다.
○ 2020년 매수 희망하였으나 결국 투자하지 못한 종목(단위 : 원)
종목 | 특정 날짜 | 당시 주가 | 현재 주가 | 수익율 | 52주 최고 | 수익율 |
대우조선해양 | 05월 20일 | 17,300 | 27,400 | 58% | 30,700 | 77% |
포스코케미칼 | 05월 18일 | 52,853 | 104,000 | 97% | 110,000 | 108% |
GS건설 | 06월 22일 | 25,950 | 37,800 | 46% | 39,500 | 52% |
LG화학 | 08월 18일 | 690,000 | 824,000 | 19% | 863,000 | 25% |
동부하이텍 | 08월 18일 | 34,500 | 51,000 | 48% | 42,950 | 24% |
한화시스템 | 09월 02일 | 12,950 | 17,300 | 34% | 18,000 | 39% |
포스코ICT | 09월 04일 | 4,255 | 7,750 | 82% | 8,230 | 93% |
1. 대우조선 해양
대우조선해양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5월 20일이었다. 여느 때와 같이 산업관련 기사를 찾아보다가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의 합병기사를 보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유럽연합 등지에서 합병심사가 진행되지 않고 연기되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이와 더불어 지속적인 조선업계의 어려움에 주가는 당시 17,000원 수준까지 떨어져있었다.엎친데 덮친격으로 연초부터 불어닥친 유가 파동은 반등을 노리는 조선주에 찬물을 끼얹었다.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국내 조선업계는 LNG선이 주력선종인데, 이는 석유개발이 잦은 고유가때 발주가 많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이나 기존 수주이력을 볼 때 충분히 반등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저유가로 인해 주가가 떨어진 상황이라면 오히려 투자를 하기 적기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가 끝난다면 다시 물동량은 늘어날 것이고 유가도 반등할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 공부를 하고 투자하는 기업이니만큼 일주일 이상 분석 후 투자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시장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5월 24~25일쯤부터 중동에서 LNG선을 대량으로 발주할 것이라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고, 결국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27일 주가는 21,000원을 돌파했다. 이렇게 이슈 & 상승세인 종목에 올라탔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걱정에 매수하지 않았고 주가는 결국 6월 2일 30,700원을 정점으로 이후 다시 단기 조정에 들어갔다. 해당 기사는 카타르국영석규기업 페트롤리업에서 진행한 23조 규모의 LNG 운반선 슬롯계약건이었다. * 슬롯계약 : 정식 발주 전 건조공간을 확보(예약)하는 계약을 말한다.
만약 관심을 갖자마자 매수하여 보유했다면 지금 50%가 넘는 수익을 거두었을 것이다. 단타로 잘 매도했다면 78%에 대한 수익을 얻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사후 상상에 불과하지만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결국 모든 매수 못한 종목의 사례가 그렇지만 대우조선해양 케이스에서 얻은 교훈은 '사고 싶다면 시장가로 바로 매수하자'는 것이다.
하반기에 투자한 기업들은 대부분 장투를 고려했기 때문에 단기적인 상승이나 하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매수했다. (이 케이스로 30% 이상 수익을 보고있는 것이 SK이노베이션) 조선업계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꺼버릴 수는 없었기에 하반기에는 등락이 심한 대우조선해양보다는 현대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을 매수하여 보유 중이다. 두 종목 역시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수익이 나고 있으며, 최근 중국에서 인수합병 승인이 나서 지속 보유예정이다.
(관련기사,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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