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공부/주식

백화점 산업으로 보는 유통업의 미래 2

Varsika 2020. 12. 20.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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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도 살아남을 쇼핑몰의 모습


  우리나라의 백화점 시장은 2012년부터 9년간 29~30조 원의 규모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정체된 성장을 보이며, 리테일러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단순히 공간만 임대하는 디벨로퍼의 기능으로 규모만 키워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러한 정체된 시장 상황과 이커머스의 추격으로 대응코자 최근 백화점 업계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업체 간 차별화를 보여줄 수 있는 직매입 상품 중 신선식품의 온라인 배송 서비스(현대백화점)나 PB 상품을 통한 독특한 편집샵 런칭(롯데백화점 시시호시) 등이 그 사례다. 그러나 이러한 제품 및 서비스 단위의 아이디어보다 보다 큰 공간적 개념의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일부 견해에서는 미래 쇼핑몰의 모습을 크게 2가지로 분류한다. 신선식품 전문매장과 같은 물류기지로서의 점포, 그리고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경험을 제공하는 쇼룸으로서의 점포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는 관리와 운영의 관점에서 나눈 것이지 소비자의 관점에서 분류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실제 시장을 바꾸는 것은 결국 소비자로부터 나오는 매출이기 때문에 보다 소비자 관점에서 미래를 전망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컨설팅 업체 AT커니는 2018년 보고서를 통해 미래 쇼핑몰 원형을 크게 다음과 같이 4가지로 분류했다.


  (1) 목적지 센터 : 콘서트 공간, 뮤지엄과 같이 엔터테인먼트 기능이나 사회적 경험을 제공하는 곳

  (2) 혁신 센터 : 제품 평가 데이터를 교환하며 새로운 제품에 대한 테스트가 가능한 곳

  (3) 가치 센터 : 지역사회의 가치를 제공하며 지역의 예술가, 제품의 제조업자(장인)가 조합된 곳

  (4) 리테일덴션 : 특정 소비자군을 타겟으로 한 곳(ex :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버세대 타겟 쇼핑몰)


  현재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형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제공하는 목적지 센터형 쇼핑몰이다. 강남 코엑스의 스타필드 역시 별마당 도서관을 설치해 쇼핑 공간 내 동선에 휴식의 기능을 부여하고, 문화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엔터테인먼트 공간은 일종의 광장 같은 기능을 하게 되어 쇼핑몰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음과 동시에 단순한 통로나 동선이 아닌 편의시설로 기능을 하게 된다. 인간적 요소에 기반한 감성을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상점간 소통을 좀 더 유기적으로 이어주게 된다. 



(사진)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미디어 아트전


  또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것으로는 온라인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야 하고, 이러한 경험은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일 때 더욱 경쟁력을 갖게 된다. 이에 업체들은 쇼핑과는 다소 관련이 없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해줄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석촌호수에서 진행되었던 슈퍼문, 카우즈 조형물 전시(롯데백화점 공공예술 프로젝트)는 기본이고, 쇼핑몰 내에 아쿠아리움(하남 스타필드)이나 심지어는 실내 스키장(두바이 몰 오브 에미리트)을 건설하기도 한다. 이제 백화점의 의미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곳을 넘어 삶의 목적을 제공하고, 경험과 여가활동의 공간으로써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3월 한국에서 열린 '2019년 유통산업포럼'에서 피터 샤프 터브만 아시아 대표는 "다양한 용도에 따라 공간의 활용을 바꿀 수 있는 쇼핑몰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쇼핑몰 자체의 혁신만으로 대세와 같은 이커머스의 돌풍을 이겨낼 수 있을까. 이커머스와 오프라인 백화점은 결국 싸울 수밖에 없는 적대적 관계로만 남을 것인가. AT커니는 2030년이 되면 전체 소매시장의 30% 이상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진다고 예측했다. 즉, 이커머스는 하나의 대안이 아니라 이제 산업 전반에서 함께 어우러질 환경이 되었다. 백화점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백화점은 어떻게 이커머스와 어우러져야 할까.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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