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0일 오랜 시간(무려 713일) 끌어왔던 LG와 SK의 배터리 소송이 마침표를 찍었다. 바이든 행정부의 중재 끝에 SK가 LG에 2조 원의 합의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큰 갈등은 마무리되었다.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조건도 붙였다. 합의가 발표되자마자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상승을 거듭하여 전고점에 다가서고 있다. 에코프로비엠(SK 매출 비중 35%), 엘앤에프(SK 매출 비중 25%), 포스코케미칼, 천보 등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급등했다.
(* 동화기업과 솔루스 첨단소재는 유럽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이슈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도 유럽에 공장 설립계획을 갖고 있다. )
전기차 산업은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정책과 연관되어 있다. 미국 내 모든 관용차를 전기차로 교체할 예정이며, 오는 2026년까지 전기차 보급율을 25%까지 확대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러한 정책이 제대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이 필수적이다.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도 SK가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은 피하고 싶은 수였을 것이다. SK가 건설 중인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은 약 26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큰 관점에서 보자면 미국 내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 중인 한국 기업을 배제하고는 중국으로부터의 배터리 독립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계산도 고려되었을 것이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남은 것은 아니다. 유럽 자동차 업계는 폭스바겐을 필두로 자체 배터리 개발(자급율 80% 타겟)을 천명했다. 특히 폭스바겐은 각형 배터리를 채택하여 파우치형 배터리를 만드는 SK와 LG에겐 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파우치형 배터리) 역시 배터리 자체개발을 발표했다. 글로벌 저가 수주 경쟁이 예상되는 현재 한국 배터리 업계의 가장 큰 라이벌은 역시 중국이다. 중국은 공격적인 투자와 거대한 내수시장,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지속적인 견제받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체에겐 법적 리스크가 해소된 미국 시장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6개월 정도 보유하다가 지난 3월 만족할만한 수익을 올리고 전량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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