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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이응노의 집 / 이응노의 집 소장품 전(2021)

Varsika 2021. 10. 1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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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광역시에 이응노미술관이 있으며, 본 포스팅에서 다루는 곳은 충남 홍성에 위치한 이응노의 집(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이다. 둘은 별개의 시설임을 밝힌다. 

 

○ 고암 이응노(1904~1989)

이응노 화백은 1904년 충남 홍성군 호북읍 중계리에서 태어났다. 1920년 염재 송태회(1873~1943)를 사사하며 문인화에 입문하였다. 1922년에는 서울로 가 해강 김규진(1868~1933) 문하에 입문하여 호 '죽사(竹史)'를 받았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마츠바야시 게이게츠(1876~1963)가 운영한 덴코화숙, 혼고 양화 연구소, 가와바타 미술학교에서 그림을 익혔다. 1945년 해방 직전에 귀국하여 예산 수덕사 수덕여관에 머물렀다. 이후 서울 남산동에 고암화숙을 개설하고 단구미술원 설립에 참여했다. 

 

1960년에는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에 정착하였으며 파리 파게티 화랑과 전속계약을 맺었다. 1967년에는 동백림사건에 연루되어 서대문형무소, 대전과 안양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1969년 형 집행정지로 가석방을 받았고 예산 수덕여관에서 요양 후 5월에 프랑스로 돌아갔다. 1983년 10월 프랑스로 귀화하였다. 1988년 동백림사건의 혐의가 풀렸으나 1989년 탁뎨하고 만다. 파리 시립 페르 라세즈 묘지에 안장되었다.

 

○ 이응노의 집

이응노의 집은 선유도 공원, 아시아선수촌아파트, 광주 의재미술관, 소마 미술관의 설계자로 널리 알려진 조성룡 건축가가 설계했다. 2011년 개관하였으며 이응노의 집은 2013년 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응노는 19살이 되던 해(1922년)까지 이곳 중계리 홍천마을에 살았다. 

 

"내가 살았던 곳은 서울에서 남쪽으로 삼백 리 떨어져 있는 홍성에서도 몇십 리 더 떨어진 고요하고 평온한 작은 마을이다. 우리 집 남쪽으로는 월산이라고 불리는 산이 있었고, 북쪽에는 용봉산이라고 불리는 바위투성이의 봉우리가 있었따. 아침저녁으로, 그리고 계절에 따라, 이 산들의 모습은 그 이름처럼 보였다. 죽, 월산이 아름답고 수수하고 우아하며 한마디로 여인의 자태를 보여 준다면, 용봉산은 강인하고 위엄있게 우뚝 솟아 있었다."

 

○ 이응노의 예술세계(1960-1970)

이응노는 파리 정착 초기 종리를 붙이는 '파피에쿨레' 기법 또는 수묵으로 낡은 돌 표면을 연상시키는 추상화 '사의(寫意)적 추상'을 그려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 옛 문자 형상을 재구성한 작품 '서예적 추상'을 제작하였다. 거의 모든 작품에 '구성'이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선의 움직임과 문자의 형태, 여백의 관계 등 자신의 추상 예술의 근원은 어디까지나 서예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는 가운데 1960~70년대에느 ㄴ훗날 '군상'의 기초 형식이 다양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 사의(寫意) : 사물의 형태보다는 정신이나 내용을 중점적으로 그리는 것

내 그림은 모두 제목을 평화라고 붙이고 싶어요.  - 이응노, <일요뉴스>(1988년 10월23일) 인터뷰에서 발췌 -
* 1984년작 <군상> 
(...) 50대는 구라파로 와서 추상화가 시작된다. 그로부터 오늘까지를 다시 나누어 10년을 사의적 추상이라고 한다면, 후기 10년간을 서예적 추상이라고 이름 지어 보겠다. 

동양화의 한문자 자체가 지니고 있는 서예적 추상은 그 자원(문자의 근원)이 자연 사물의 형(태)을 빌린 것과, 음과 뜻을 형태로 표현한 것이니 한자 자체가 바로 동양의 추상화적 바탕이 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여기서 더욱 중요한 것은 형태의 아름다움이 무형의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것일 때 '무형이 유형'이라는 동양의 철하적인 언어가 발생되며, 그것이 바로 현재 내가 하고 있는 그림의 구상이다. 글씨가 아닌 획과 점이 무형의 공간에서 자유자재하게 구성해 나가는 무형의 발언이다.

- 이응노, 신세계미술관 개인적 도록에서 발췌, 1976년 -

 

○ 이응노의 집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

주소 : 충청남도 홍성군 홍북읍 이응노로 61-7

관람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11월 ~ 2월은 한시간 늦게 열고 한시간 일찍 닫음)

관람료 : 성인 1,000원

 

○ 관람후기

건축물의 외부 형태도, 내부 공간의 구성도 너무 매력적이라 '이응노의 집'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느껴졌다. 내부 전시도 차분하지만 알찬 느낌이었고 무엇보다 전시 팜플렛이 이제껏 많은 전시를 다니면 본 어떤 것들보다도 미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훌륭했다. (1) 이응노의 집, 홍성 (2) 이응노의 집 소장품 전. 2가지 팜플렛 모두 관람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응노를 처음 들은 사람도 이 두 권의 팜플렛만 있다면 충분히 그를 만난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이 포스팅을 빌어 팜플렛 제작에 애썼을 담당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 전시상세

전시기획 : 이응노의 집 학예연구실 노태훈, 신나라, 유미란, 이연주, 전범석

전시지원 : 김종용, 박은정, 정미영

전시행정 : 유대근, 공필재, 이용섭, 이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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