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강의 리뷰

[삼프로TV] 이란 핵협상,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들(서강대 박현도 교수)

Varsika 2022. 3. 2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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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삼프로TV 3월 21일 방송을 참고하였습니다. 

→ 해당 영상의 명칭이 3월 23일을 기점으로 [이란 핵협상,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들]에서 [미국 러시아 제재에서 이스라엘이 눈치보는 이유]로 변경되었습니다.

* 포스팅 내용은 방송에 따르되, 일부 설명은 이해를 돕기 위해 순서를 재편집 하였습니다.

* 방송 내용 외에 추가한 내용은 별도 표시하였습니다. 

 

 

이란과 핵 문제

 

이란이 현재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핵무기에 대해서 경망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도 않다. NPT(핵확산금지조약) 회원국이고 규범도 잘 지키고 있다. 국제법상은 문제가 없다. 다만 주변 국가들이 이란을 조금 과한 관점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2015년 핵 협상 이후에도 모든 약속사항을 잘 지켰다. 그러나 이것을 깨고 나간 것은 트럼프였다.

 

지미 카터

1957년에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당시 이란 왕국에 핵 프로그램(전력 발전)을 제공한다. 1968년에 핵 협정에도 참여하고, 1970년엔 NPT 체제에도 참여했다. 1974년 인도가 핵을 개발하게 되자 국제사회가 긴장하기 시작한다. 만약 이란 왕정이 무너질 경우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기 시작한다. 1979년 혁명 이후 왕정이 몰락하고 혁명 정부가 들어선다. 문제는 세속정이 이슬람정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친미에서 반미국가로 바뀐다. 그전까지만 해도 미국과도 사이가 좋았고 미국의 카터 대통령이 이란을 'An Island of Stability'라고 부르기도 했다. 

 

혁명 정부의 대표 호메이니는 핵 프로그램을 중단해버리고 과학자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그는 핵 기술이 위험하다고 생각해 반대했다. 이후 1980~1988년까지 이란-이라크 전쟁이 발발한다. 이 과정에서 1984년에 핵개발이 재개된 것으로 보이고,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인 칸 박사가 이란에 핵 기술을 전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2002년까지는 심증만 있었고 명확한 핵 개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2002년, 해외에서 활동하는 이란의 반정부 인사들이 프랑스에서 이란의 핵 개발을 폭로했다. 2002년 8월 15일이었다. 이 때부터 국제사회가 이란에 압력을 가하기 시작한다. 이란은 무기가 아닌 순수 전력 발전용 시설이라고 응대했다.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는 강화되었으나 이란을 항복시킬 수는 없었다. 이란은 인구가 8천만명에 달하고 중동에서는 드물게 자국민으로 군대를 구성한 나라다. 미국도 직접 군사적으로 이란을 공격하기는 어렵다. 

 

결국 미국과 EU는 경제 제재로 이란을 압박하는데 특히 EU는 유조선 보험회사가 밀집해 있다. 보험에 가입이 되지 않으면 유조선 회사에서는 사실상 배를 운항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이 이란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란도 버티다가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자 결국 이란 국민들이 정권을 교체했다.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던 정권대신 로하니 대통령이 집권했고 그가 오바마 정부와의 이란 핵 협상을 주도 했다. 당시 국제사회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2~3개월만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 핵 협상의 주요 내용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기간을 늘려 놓는 것이다. 당시 2~3개월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 무기 개발시간을 10년간의 통제를 통해 약 1년으로 늘려놓고, 10년의 기간 동안 이란의 사회가 개혁/개방의 길을 걷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오마바식 햇볕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미국은 협상을 통해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3.67%까지 제한(핵무기는 우라늄 농축을 90%까지 진행해야함)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란이 핵을 만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말로 협상을 깨버리고 탈퇴했다. 이 협상은 이란과 미국 양자간의 협상이 아니었다. 이란과 미국을 포함한 유엔 상임이사국 5개국 + 독일이 모두 참여했다. 

 

2017년 10월에 트럼프가 협상을 연장을 승인(미국은 대통령이 본 합의를 6개월 마다 승인하도록 규정되어있음)하지 않고 2018년 5월 18일날 협상을 탈퇴해버렸다. 당시 이란은 참았다. 1년 간 약속을 준수하며 기다렸다. 그리고 트럼프의 합의 탈퇴 1년이 되는 2019년 5월 18일, 앞으로 60일 간격으로 협상 내용을 하나씩 어기겠다고 발표했다. (총 5단계). 핵 협상 당시에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이 20%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63% 수준으로 상향했다. 바이든의 대선 공약 중 하나가 이란과의 재협상이었다. 지금도 비엔나에서 회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감정이 상한 이란은 미국 대표와 대면하고 있지 않다. 

 

이스라엘 9대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협상 자체의 분위기는 좋으나 걸림돌도 있다. 우선 이란이 핵 협상 당시에는 20%에 불과했던 우라늄 농축을 현재 63%까지 상향했다. 따라서 과거 핵 협상 기준으로 2015년 ~ 2025년까지 10년간 우라늄 농축을 제한한다는 조항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이란은 해당 조항을 변경하지 말고 그대로 유지하자는 입장인데 2025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미국 등 서구의 반대가 크다. 두 번째는 주변 국가(이스라엘 + 아랍국가들)의 반대다. 이란이 핵을 가지면 안보에 직접적으로 위험이 되는 국가들이 이란과의 핵 협상을 반대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란이 무슨 일이 있어도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니 강한 제재로 이란을 무너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트럼프가 핵 협상을 탈퇴한 것도 자의적 판단이라기 보다는 당시 이스라엘 총리였던 베냐민 네타냐후(2009~2012년 재임)의 끈질긴 설득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네타냐후의 전략이 실패했다는 여론이 많다.

 

과거 오바마도 빨리 중동 문제를 정리하고 아시아 태평양에 집중하고 싶었기에 이란 핵협상을 추진했다.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이 반대하자 아예 그들에게는 알리지도 않고 몰래 핵 협상을 진행하다가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오바마로서는 이란을 너무 압박하면 중국, 러시아와 이란이 가까워질 수 있다는 걱정을 했던 것 같다. 이란은 중국,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가 아니나 최근에는 제재로 인해 비교적 제재로부터 자유로운 중국과 교류가 많은 상황이다. 

 

 

시리아와 이란, 이스라엘, 그리고 중동의 변수 러시아

 

중동의 상황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스라엘이 여기에 동참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안보에 러시아가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최적성 국가 중 하나가 시리아다. 이스라엘은 제3차 중동전쟁을 통해 시리아로부터 골란고원을 뺏아왔다. 평화협상을 맺으면 반환하겠다고 하였으나 시리아가 거부하여 아직도 이스라엘이 점령 중이다. 그만큼 사이가 좋지 않다. 시리아에는 러시아 공군기지(라타키아州)와 러시아 해군기지(타르투스)도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지중해에서 해군과 공군 훈련을 위한 거점으로 시리아를 활용하고 있고, 시리아 바로 위의 터키에도 미군이 주둔하는 NATO 공군기지(인시를릭)가 있으니 이를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흐메이밈 공군기지(Hmeimim Air Base)와 타르투스 해군기지 위치

 

시리아내에는 이란 군대도 8만이나 주둔하고 있다. 이스라엘 견제용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시리아 내에 군사시설을 건설할 경우 폭격을 강행한다. 그러나 러시아는 시리아 내에 주둔하고 있으면서도 이스라엘이 이란을 타격하는 것을 묵인하고 있다. 그만큼 이란과 러시아는 아직 친말한 관계가 아니다. (이란-중국 관계도 마찬가지). 그런데 만약 서방의 이란 제재가 더욱 강화되어 이란-러시아 관계가 친밀해진다면 시리아내 러시아군이 이스라엘을 견제할 수 있다. 만약 러시아 공군이 시리아를 무대로 이스라엘 견제에 들어가면 이스라엘은 바로 위험해진다. 오바마는 이점을 우려한 것이다. 러시아와 이란은 전략적 파트너 관계다. 이권에 따라 같은 편이 되기도, 적이 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는 딱히 좋은 관계가 아니다. 러시아가 이란 북쪽을 많이 침략했기 때문이다. 이번 이란 핵 협상에서 러시아가 협상타결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이것은 이란과의 관계가 좋지 않아서라기보다는 미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자하는 면이 큰 것 같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싫어하게 된 시점은 1979년 호메이니 혁명 이후였다. 그전까지만 해도 긴밀한 군사협력을 할 정도였다. 1980년에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는 오시락이라는 원자로(프랑스 기술)를 건설하고 있었다. 이란이 이때 오시락을 폭격했으나 원자로 가동여부를 알 수 없어 주변부만 폭격하고 마무리했다. 이후 이스라엘과 이란은 파리에서 만났고 이란이 이스라엘에 이라크의 핵정보를 넘기고, 필요시 자국내 타브리즈 공군기지를 사용해도 좋다고 허가까지 해주었다. 결국 이스라엘이 1981년 6월에 오시락 원전을 파괴한다. 이때만 해도 이란-이스라엘의 사이가 좋았다. (공공의 적 이라크)

 

시아파 초승달(Shia Cresent)

 

시리아와 이란이 친한 것은 동일한 반미국가이기 때문이다. 또 이스라엘을 괴롭히기 위해 레바논 내의 헤즈볼라를 지원하기 위해서 시리아를 통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란 입장에서 시리아는 매우 중요한 지리적 요충지다. 이라크도 지나가야 하지만 2003년 사담 후세인이 제거된 이후에는 이라크가 사실상 이란 땅이 되어버린 형국이다. 이 시리아-이라크-이란의 루트를 만들어 버린게 미국이다. 이라크 전쟁 전까지는 사담 후세인이 있어서 이란-이라크가 하나로 이어질 수 없었다. 요르단 압둘라 국왕은 이라크 전쟁 당시 "사담 후세인이 제거되고 이라크에 민주주의 투표가 진행되면 시아파가 정권을 잡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 + 예맨을 잇는 시아파 초승달이 완성될 것이다"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예언은 그대로 실현되었다. 사담 후세인이 제거되면서 이란의 영향력은 중동 전체에 퍼지기 시작했다.

 

현대 중동은 이란, 무슬림 형제단 2가지 키워드로 분석할 수 있다. (이란에 대한 호불호, 무슬림 형제단에 대한 호불호). 현재 이란과 가까운 사이는 시리아, 헤즈볼라(레바논 전체가 이란을 가깝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예맨 정도다. 사우디 입장에서는 이란의 영향력에 포위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 고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시리아다. 이 때문에 사우디를 비롯한 수니파 왕정 국가들의 입장에서는 시리아에서 이란을 몰아내야하고, 반대로 이란 입장에서는 절대 시리아를 포기할 수 없다. 

 

이란 - UAE 영토분쟁 지역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는 사실 히브리어를 쓰는 유대인과 아랍어를 쓰는 아랍인들 사이의 문제였다. 그런데 이거싱 종교문제로 비화되기 시작한 것은 이란 때문이다. 이란은 페르시아어를 사용한다. 이란인과 팔레스타인인의 동질성은 이슬람교 뿐이다. 팔레스타인 문제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던 시점에는 팔레스타인을 비호하지 않으면 아랍세계에서 왕따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아랍 국가들이 지금은 팔레스타인 문제보다 이란 문제를 더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UAE가 2020년 8월에 이스라엘과 수교했다. UAE는 호르무즈 해협에 3개의 섬을 두고 이란과 영유권 다툼을 하고 있다. 이란이 1970년에 강제 점령한 땅이다. UAE의 주적은 사실상 이란이다. UAE는 이란을 견제할 수 밖에 없다.

 

지금 중동에선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문제는 과거 미국의 통제를 잘 따른 국가들이 이제는 미국을 따르지 않는다. 리더의 역할을 스스로 내려 놓은 트럼프의 업보라고 생각된다. UAE의 경우 미국과의 갈등 끝에 F-35 구매가 어렵게 되자 바로 프랑스 전투기를 구매해버렸다. 사우디의 경우 미국의 석유 증산요구를 거부하고, 중국에 판매하는 석유대금을 위안화로 받는 것을 검토하겠다고까지 말했다. 중동은 미국에 대한 반감이 있는 반면에 중국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환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가

 

고유가가 계속되고 있고, 미국은 사이가 나쁘던 베네수엘라에게도 석유 증산을 요청하였다. 사우디와 UAE는 미국의 연락을 받고 있지 않다. 이란은 물론 산유국이기 때문에 대 이란 제재가 풀리면 어느 정도 유가 안정화에 영향을 줄 것이나 문제는 러시아다. 러시아는 2020년 기준으로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산유국이다. 약 1천만 배럴을 하루에 생산했다. 3위인 사우디가 980만 배럴, 7위인 이란은 240만 배럴 수준이다. 이란이 한 때 최고 400만 배럴까지 생산한 적이 있으나 러시아 비중이 이미 너무 크기 때문에 러시아 제재가 현실화된다면 고유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심리적 효과는 있을 것 같다. 

 

 

이란 혁명수비대

 

핵 협상은 될듯말듯 희망고문이 한달 간 이어지고 있다. 하나의 걸림돌이 혁명 수비대이다. 이란은 호메이니 혁명 당시에 군이 호메이니 정권에 충성을 맹세하지 않았다. 중립을 지키고 있었고 소수 공군 장교만 충성을 맹세했다. 이에 혁명 정부는 충성스러운 군을 양성하기 위해 혁명군이라는 또다른 군을 만들었다. 혁명군도 이란 국군과 마찬가지로 육해공을 거느리고 있다. 친위대보다 훨씬 역할이 크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역은 혁명 수비대가 관할한다. (큰 바다는 이란 해군이, 페르시아만 핵심 지역은 혁명수비대 해군이 관할)

 

이란 혁명 수비대

 

혁명 수비대는 또 중동에 이란의 영향력을 확대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 대표주자가 솔레이만이었다. 국방뿐만 아니라 국가기간산업에도 연관되어 있으며, 전역한 간부들은 회사를 차려 국책사업에도 참여하기도 한다. 이에 미국에서는 이란의 자금줄을 풀어주면 이것이 테러자금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헤즈볼라, 하마스 모두 이란이 지원하고 있다. 예맨의 후시드도 마찬가지다. 현재 혁명 수비대는 미국의 테러단체 리스트에 있다. 두 번째 걸림돌은 향후 다시 미국이 핵 협정을 파기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란은 미국에 영구적인 합의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핵 협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그널이 있다. 우선 영국과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 과거부터 이란은 이중국적자이면서 반정부적인 인사를 잘 구금하곤 했다. 이 구금을 풀어주는 것으로 타국과의 관계를 가늠해볼 수 있는데 최근 구금되었던 이란/영국 이중국적자가 석방되었다. 또 영국은 1979년 호메이니 혁명 당시 이란에 지불하지 않았던 대금을 40여년만에 지불했다. 관계 개선의 신호로 볼 수 있다. 3월 21일(방송일)은 이란의 설날인 춘분이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 블링컨 국무장관이 이란에 따뜻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란은 춘분으로부터 2주 정도 휴가가 있는데 이 시기 동안 어떤 진전이 있을 것 같다. 러시아가 핵 협상을 복잡하게 만든 면이 없잖아 있지만 더 이상 큰 문제가 될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또 러시아를 빼고 이란 핵 협상을 진행하기는 어렵다. 러시아는 이란에 원전을 지어주기도 했고, 이란내 핵 활동에 대해서 감시/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를 배제하고 이란 핵 협상을 마무리 할 경우 러시아의 공백이 클 것이다. 오히려 문제가 되었던 것은 이란이 과거 신고하지 않은 핵 활동이었는데, 이 또한 이번 협상을 거치면서 관련 활동을 모두 신고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다만 핵 협상에 반대하는 미국 내 여론도 있다. 이들은 바이든이 너무 허술하게 핵 협상을 진행한다고 생각한다. 11월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에 바이든 역시 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이란은 미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 중 하나다.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하는 나라기 떄문이다. 역설적으로 이란 핵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유대인이다. 

 

이란 내 개혁개방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에서는 국회의원 30명과 상원격인 16명의 전문가의회 의원을 뽑는다. 당시 젊은이들이 '30+16'이라는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투표로 모든 의원들 젊은 세대가 지지하는 진보적 인사로 교체하겠다는 것이었다.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지만 투표 결과는 '30+15'였다. 젊은이들이 결집하여 투표로 결과를 보여준 것이다. 이란은 제한적이라고는 하지만 투표로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중동 국가다. 오바마는 과거 이것을 본 것이다. 조금만 시간을 주고 개혁, 개방의 길을 터주면 10년, 20년 뒤에는 이란이 지금과는 다른 국가로 성장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역시 2015년 핵 협상 이후에도 제재를 빠르게 해제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당시 대통령이었던 개혁성향의 하산 로하니(2013~2021년 집권, 재선)는 망신창이가 되어버렸다. 경제가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금의 핵 협상이 잘 마무리되어도 경제적으로는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이란 내 여론도 많다.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나라, 이란

하페즈(Hafez)의 묘소

 

많은 사람들이 이란을 폭력적인 국가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굉장히 아름다운 나라다. 이란은 신년이 되면 수 많은 사람들이 이란 최고의 시성(詩聖)인 하페즈와 사디의 묘소에 찾아가 참배하고 시를 낭독하고 노래를 부르는 민족이다. 10세기와 14세기에 활동했던 시인들의 묘소에 찾아가 그들을 기리는 것이다. 문화적 수준이 높다. 보통 민족이 아니다. 경제 제재가 해제되면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국제사회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종교적으로 너무 폐쇄적이고, 이스라엘에 대해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그러나 민족적으로는 자유로운 사람들이기 때문에 조금만 기회를 주면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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