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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프로TV] 인도는 뭘 믿고 미국에 맞서나? f.강성용 교수

Varsika 2022. 5. 6.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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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삼프로TV 방송(본문하단 링크)을 참고하였습니다.
* 본문 전개는 방송을 따르되 일부 내용은 이해하기 쉽게 순서를 조정하였습니다.
* 본문 내용 중 '▷' 표시는 방송 내용 외 포스팅을 하면서 추가한 내용입니다.

강성용 교수 2부 인도는 뭘 믿고 미국에 맞서나?

▷스리랑카 개요(출처: 주한 스리랑카 대사관)
화폐: 스리랑카 루피(LKR)
독립기념일: 1948년 2월 4일
행정수도: 스리 자야와르데네푸라 코테
상업수도: 콜롬보인구: 2천만 명(2015년 기준)민족: 싱할라 74.9%, 타밀 11.1%, 스리랑카 무어 9.3%종교: 불교 70%, 힌두고 12.6%, 무슬림 9.7%, 로만 가톨릭 및 기독교 7.6%

스리랑카의 정치체제


스리랑카 전경(출처: 주한 스리랑카 대사관)

스리랑카의 공식 국호는 스리랑카 민주사회주의 공화국이다.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사회주의 색채가 많이 남아 있다. 예를 들다면 노동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노동자 본인 혹은 노동감독관의 해고 동의서명이 필요하다. 사실상 해고가 쉽지 않다.

또 스리랑카를 비롯한 남아시아 국가들은 전반적으로 의원 내각제의 전통을 갖고 있다.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법률 인플레이션이 자주 일어난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유리한 법을 쏟아내고 누구도 그 법을 지키지 않는다. 과거 인도는 노동법만 약 400여개였다. 문제는 이해관계 충돌이 일어날 경우 그 법률에 근거해서 갈등이 일어나고 법률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 이로 인해서 남아시아 국가에 진출한 기업의 경우, 특히 노사관계 충돌이 일어나면 차원이 다른 대응을 각오해야 한다. 중요한 시장이지만 기업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스리랑카의 산업

제조업은 과거 봉제산업이 일부 남아 있다. 최근 봉제업은 방글라데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방글라데시는 국가산업으로 봉제업을 지원하여 세계 2위의 봉제산업국이 되었다. 스리랑카의 경우, 세계적인 규모는 아니고 방글라데시보다 낮은 단계의 하청기업이 일부 있다고 볼 수 있다. 봉제업 외에는 코코넛, 생고무, 관광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스리랑카와 불교

스리랑카는 국가 마케팅, 문화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서구에서는 상좌부 불교(上座部佛敎, 테라바다 또는 테라와다-Theravada)의 대표국가로 스리랑카를 먼저 떠올린다. 특히 불교 텍스트는 스리랑카에 있는 것이 오소독스라고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문화 이니셔티브를 갖고 있다는 것은 스리랑카 불교 교단의 승리다. 로마 역시 가톨릭의 성지가 될 역사적 이유는 없다. 오히려 예루살렘이 더 큰 상징성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누구도 로마가 가톨릭 성지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스리랑카 역시 이러한 문화적 구도를 만들어낸 것이다.

인도 역시 요가를 활용해 인도의 국가 브랜드를 구축하고자 한다. UN에서 요가의 날을 만들자 모디 총리가 직접 나서 요가 시범을 보인 것도 그러한 맥락이다. 한 국가가 가진 부정적 이미지(인도의 경우 가난 등)를 깨트리는 방법은 오직 다른 이미지로 대체하는 것 뿐이다.

한국의 위상과 역할

많은 국민들이 우리나라와 스리랑카는 별다른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있다한들 그런 대외적인 정책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이 정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큰 착각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선진국 반열에 들어왔으며 스리랑카에도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최근 한국 외교부 담당자의 인터뷰가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한국 내 외국인 노동자의 쿼터를 설정할 때, 스리랑카의 현 경제상황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것이 그것이다. 스리랑카는 주로 대가족 단위로 모여 살며, 대가족 중 한 명만 한국에서 일할 수 있다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이 없어진다. 특히 이런 해외 노동자들은 자국에 달러로 송금을하기 때문에 스링랑카 내 수입에 비해 더 큰 도움이 된다. 한국 외교부 담당자의 한마디가 스리랑카 가족이 품고 있는 큰 희망을 실현시킬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선진국의 역할이다. 이미 우리는 그런 위치에 가 있다.
* (참고) 스리랑카 정부는 자국민이 외환을 보유하지 못하게 하며 일정 기간내에 반드시 스리랑카 화폐로 환전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한 나라에 대한 평가를 할 때, 부정부패로 인해 그 나라가 망했다는 표현은 아주 위험한 말이다. 지금 중국에도 부정부패가 있으며, 고도 성장을 이어가던 한국의 70~80년대에도 부정부패가 많았다. 따라서 국가실패의 원인을 부정부패에만 돌리는 것은 사안을 아주 단편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다. 짧은 한마디로 현상에 대한  정서적인 태도를 정리하는 관행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가령 의사가 환자에게 스트레스 때문에 병이 오는 것이라고 말한다면 환자에게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분명 틀린 말은 아니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그 이후로 자신이 겪는 모든 정서적 굴곡을 스트레스로 해석하기 시작한다. 일상의 모든 순간이 스트레스라는 프레임으로 재정리 된다는 것이다. 환자 스스로 이것을 반복한다. 그렇게 되면 다음 단계에서는 교주들의 장사가 가능해진다. (치유, 힐링 등)

스리랑카의 반복되는 경제 위기

스리랑카 역시 과거 한국이 고도성장처럼 자국 경제를 부흥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함반토타항에 대한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포항제철 역시 설립 초리 과잉투자라는 비판이 엄청 많았다. 한국은 성공했으니 그것이 미담으로 끝났지만 스리랑카는 실패하여 지탄을 받는 것이다. 결과만 놓고 모든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함반토타항은 선적량이 거의 없다가 전년도에 물동량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부분이 RORO선(로로선, 화물을 적재한 ㅡㅌ럭이나 트레일러, 또는 일반 차량을 수송하는 화물선으로 별도 크레인이 없음)이다. 물동량의 많은 부분이 현대자동차의 몫이었다. 인도 남부 첸나이 공장에서 만든 차량을 함반토타항에서 실어 유럽과 중동으로 수출한다. 차종에 따라서 한국 생산분과 인도 생산분을 섞거나 환적하기도 한다.

따라서 한국이 스리랑카와 큰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는 이미 그런 질문을 할 상황을 벗어났다고 답할 수 있다.

스리랑카에서 벌어지는 미중 패권 전쟁

중국이 일대일로를 추진한 목적은 말라카 해협을 통하지 않고 중동의 석유를 수급하는 것이다. 이란 - 파키스탄 - 신장 위구르를 통한 루트, 호르무즈 해협 - 스리랑카 함반토타 - 미얀마 루트에 이어 중국은 최근 시베리아를 통해 러시아 원유를 직접 수입하는 3번째 루트까지 확보했다. 인도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말라카 해협에 대한 자국의 통제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싱가포르에 인도 군함이 취항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 싱가포르 해군의 연합훈련(2017)



#파키스탄 경제
파키스탄 역시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나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파키스탄은 건국 시절부터 마이너스 통장 경영에 익숙한 나라다. 또 인도와 지속적은 군비 경쟁을 통해 경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현재는 핵균형을 이루고 있기에 군비 경쟁으로 인한 경제 위기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의 위기는 군부가 관리할 것이고 중국 역시 파키스탄을 지원할 것이다. 이미 중국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IMF가 개입하여서 미국 입맛에 따라 파키스탄 경제 구조를 재조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파키스탄은 경제적 지원을 받기 위해 이슬람 협의체에 탈퇴 압박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렇게 지원을 받긴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하여 고유가가 유지되고 있고 이 압박이 세계 각국으로 번져나가고 있지만 파키스탄은 고유가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다. 바로 옆 국가가 이슬람 형제인 이란이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이란 - 파키스탄 - 신장 위구르로 이어지는 송유관 건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평정되었기 때문에 파키스탄 북부를 개발하기도 적기다. 따라서 파키스탄이 디폴트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방글라데시
방글라데시는 파키스탄보다 외환보유액, 경제성장률 측면에서 훨씬 안정적이다. 전세계 최대 빈곤국이라는 인식은 잘 못된 것이다. 주목해야할 나라다. 실제로 중국 역시 방글라데시의 치타공을 주요 거점으로 삼기 위해 파키스탄의 과다르항처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네팔
네팔은 최근 사치재 수입을 금지했다. 외환 관리 차원의 행동이다. 네팔 역시 관광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코로나 이후에 경제 사정이 아주 어려워졌다.


#인도
인도는 러시아와 최근 협력을 통해 배럴당 35달러씩 할인된 가격으로 석유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에 한발 더 나아가 양국간 수출입 대금을 인도 루피와 러시아 루블화로 지불하자는 협정까지 추진하고 있다. 달러 패권이 위협받지 미국은 2+2(외무장관, 국무장관) 회담을 열어 인도를 압박했다. 미 외무장관이 인도 외무장관에게 인권 문제를 거론했다. 이 말은 향후 국제사회에서 인도가 이란, 북한과 같은 악당 국가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압박이다. 그러나 인도는 꿈쩍도하지 않았다.
* 4월 30일 블룸버그통신의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랄산 원유 판매를 위해 인도에 우크라이나 침공 전 가격에서 배럴당 최대 35달러 할인된 가격을 제시했다.

인도 외교부 장관 자이샨카르

인도의 자이샨카르 외교장관은 그저 "각자는 모두 각자의 생각이 있다"고 대답했다. 또 기자회견에서는 "인도는 누구의 편도 아닌 인도의 편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인도 여론도 전혀 불안해하지 않는다. 미국의 인권문제 거론은 그저 조소의 대상일 뿐이다. (미국은 흑인과 인디언 문제를 벌써 다 잊었나?)

인도는 이렇게 미국과는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고유가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인도와 러시아가 직접 교역하려면 각국에서 10억달러 수준의 상대국 화폐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인도 입장에서는 평가가 바닥을 칠지도 모르는 루블화에 대한 위험부담이 있지만, 원유를 공급받기로한 만큼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식량문제 또한 급부상하고 있는데 인도는 러시아 못지 않은 밀 생산국이다. 다만 국내 소비량이 높아 수출량은 많지 않다. 최근 이집트가 식량문제를 겪자 인도는 이집트에 밀을 수출한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인도가 대국적인 퍼포먼스를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러모로 인도는 미국의 한마디에 부담을 느낄 나라가 아니다.

남아시아를 흔들 수 있는 물가 지표는 양파와 식용유(한국에서는 고추가루와 배추)이다. 과거 인도가 양파 수출금지령을 내리자 주변국에서는 폭동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양파는 인도에서 충분히 생산된다. 문제는 식용유다. 해바라기씨유는 우크라이나, 러시아가 주요 산지다. 푸틴은 이 점을 알고 모디에게 해바라기씨유를 공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인도 입장에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다. 이 사태를 본 인도네시아는 자국의 팜유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해외 식용유 공급이 난항을 겪으면 인도네시아 팜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을 내다보고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석유와 식용유를 매개로 러시아와 인도의 협력은 점점 짙어질 것 같다. 양국은 이미 냉전시대에 직접 교역을 해본 경험이 있고, 그 때도 미국의 압력을 받아본 이력이 있다. 이미 단련되어있다. 따라서 인도가 쉽사리 미국 뜻대로 움직이거나, 경제 위기에 빠질 확률은 크지 않다.

인도와 중국의 교역 역시 전년 1분기 대비 15.3% 성장하여 319억 달러 수준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인도와 중국의 사이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착각이다. 패권국의 관점을 보지 못하는 한국인들의 한계다. 패권국은 상황을 관리한다. 적과 친구는 끊임없이 변한다. 한국은 미국이 정한 적과 동지를 그대로 따라가는데 익숙했다. 패권국이란 미국처럼 적과 친구를 옮겨가며 상황을 관리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 인도는 지역 패권국이다. 그리고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패권국의 관점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인도는 뭘 믿고 미국에 맞서나?


미국의 주도로 유라시아 대륙에는 자급자족체제를 갖춘 그룹들이 생겨났다. 이란-파키스탄-중앙아시아-러시아-중국-북한이 그것이다. 이들은 모두 미국의 적이다. 여기에 인도를 더할지 말지를 미국은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 인도가 이들 편에 가담하는 것은 달가운 일이 아니다. 인도가 이 블럭에 포함된다면 동남아의 다른 국가들도 흔들리기 시작할 것이다. 미얀마는 이미 중국쪽으로 기울었고, 인도마저 돌아선다면 아세안 국가들 역시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물론 이 블럭의 중요한 축인 파키스탄의 합참의장 카마르 자베드 바지와 장군은 "여전히 미국은 파키스탄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수권집단으로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카마르 자베드 바지와


이런 미중 패권 전쟁이 인도와 스리랑카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흑백논리로 세상을 바라보면 안된다. 한국은 이번 기회에 좀 더 넓은 시각을 갖춰야할 필요가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1kBqM-Sc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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