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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프로TV] 스리랑카를 사이에 둔 미중전쟁의 배경(인도, 강성용 서울대 교수)

Varsika 2022. 5. 6.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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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삼프로TV 방송 신과 함께 203화 1부(본문하단 링크)를 참고하였습니다.
* 본문 전개는 방송을 따르되 일부 내용은 이해하기 쉽게 순서를 조정하였습니다.
* 본문 내용 중 '▷' 표시는 방송 내용 외 포스팅을 하면서 추가한 내용입니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남아시아센터 강성용 교수

▷ 강성용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함부르크 대학에서 고전인도학으로 석·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남아시아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공분야는 인도철학과 인도고전학이다. 삼프로TV에서 대학 시절 중국철학을 연구하다 원문이 있는 인도철학까지 접하게 되어 현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스리랑카


남한 면적의 2/3 수준이며 인구는 2200만명이다. 인도 바로 남쪽에 있으면서 인도양으로 나가는 핵심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싱할라족(싱할리)가 75%정도 되고 불교도들이 대부분이다. 타밀족은 15%정도다. 타밀족들은 인도 남부에서 건너온 사람들이다. 남인도 정치 세력 중 가장 큰 세력이기도 하다. 타밀족은 타밀어를 사용하고, 외모도 싱할리와 조금 다르다. 종교도 불교도가 대부분인 싱할리와 다르게 힌두교다.

타밀족은 크게 2가지 그룹이 있는데 고대부터 스리랑카로 넘어온 사람들이 1번째 그룹, 영국에서 독립하기 직전에 차밭 운영을 위해 영국이 이주시킨 타밀 노동자들이 2번째 그룹이다. 현재의 인종갈등은 대부분 2번째 그룹과 스리랑카 싱할리 사이에서 발생한다. 본래 스리랑카에서 가장 큰 뉴스는 타밀족 관련 뉴스다.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스리랑카는 독립과 함꼐 2번째 그룹 타밀족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함으로써 갈등이 촉발되었다.

스리랑카에는 무슬림 10%도 있다. 이처럼 스리랑카는 본래 다채로운 국가다. 네덜란드, 영국, 포르투갈이 모두 스리랑카를 거쳐갔고이 때문에 각각의 시스템이 모두 스리랑카안에 녹아있다. 원류가 다른 기독교인들(영국계, 포르투갈계 등) 역시 섞여 있다. 다채로운 국가인 스리랑카를 싱할리, 불교도 중심으로 통일하려 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 분열의 정치를 통해 권력을 잡은 것이 현재 스리랑카의 주요 요직을 독점한 라자팍사 가문이다.

 

라자팍사 가문(Rajapaksa famliy)와 함반토타, 일대일로

 

라자팍사 가문 가계도


현재 스리랑카의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는 라자팍사 가문도 타밀족 탄압과 스리랑카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권력을 잡게 되었다. 현재는 집안의 4형제가 대통령(고타바야), 총리(마힌다) 등 요직을 독점하고 있다.

재무부 장관을 역임한 바실은 미국/스리랑카 2중 국적자인데, 장관직을 수행하기 위해서 이중국적자도 장관이 될 수 있도록 법까지 개정했다. 모든 사업허가에 10% 상당의 뇌물을 받아 '미스터 텐퍼센트'라고도 불린다.

이들은 분열의 정치로 국회 의석의 2/3을 독차지했다. 라자팍사 가문의 지역구는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주요 거점인 함반토타이다.


마힌다는 과거 총리, 대통령을 역임했고 외채문제와 부정부패로 실각한 이력이 있다. 이후 정계복귀를 노리다 동생인 고타바야를 먼저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이후 총선에서 승리하며 마힌다가 다시 총리로 복귀하였다. 현재 라자팍사 가문에서 장관직 9개와 고위직 40여개를 독점하고 있다. 가문의 누적 부정축재액은 추정치만 15억 달러 수준이다.

 

스리랑카의 반정부 시위(좌), 고타는 고타바야 대통령을 뜻한다. 고타바야(우)는 국방 차관을 역임한 바 있다.


현재 스리랑카 내부의 여론이 좋지 않아 2/3 의석은 무너진 상태고 과반 의석 역시 곧 무너질 상태다. 불신임 투표를 하면 총리는 제거(내각 총사퇴)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탄핵안을 추진해도 실질적으로 하야시킬 방법이 까다롭고 오래 걸려 야당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고타바야를 실세로 보고 이번 기회에 제거하거자 한다. 즉 현재 스리랑카 야당은 총리 사퇴, 대통령 하야, 헌법 개헌(대통령 권한 축소)까지 3가지를 모두 함꼐 추진하고자 한다.

▷ 스리랑카 야당인 SJB(사마기 자나 발라웨이가야, 국민전선연합)당은 4월 21일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executive presidency)를 철폐하는 내용을 담은 제21차 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대통령은 국가원수와 국군최고통수권자 자격은 유지하지만 총리를 임면(任免)할 권한을 상실하게 된다. 이는 스리랑카가 대통령 중심제에서 의원내각제 국가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신흥지역정보 종합지식포탈 EMERiCs 링크)


#함반토타와 일대일로
중국의 일대일로의 핵심 항구 중 하나가 함반토타였다. 중국의 투자 끝에 항구는 열었으나 물동량이 없었다. 물류 전문가들에 따르면 콜롬보 항구만으로 스리랑카 전체 물동량을 커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결국 스리랑카는 중국의 부채를 갚지 못해 99년 동안 중국에 함반토타를 조차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영국에게 당했던 것을 스리랑카에서 반대로 행한 것이다. 스리랑카 여론은 당연히 좋지 않다.

중국이 해외 투자, ODM를 할 때는 다른 나라와 방식이 아주 다르다. 한국이 해외 투자를 하는 경우 감독관, 설계자, 중장비 운영기사 정도만 파견하고 일용직 노동자는 현지에서 채용한다. 그러나 중국은 모든 인원을 중국인으로 채용한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압력이 내부적으로 높아서 그런 것으로 추정된다.

이럴 경우 많은 인원이 파견됨으로 인해서 현지인과 접촉이 많아지고, 제대로 교육받지 않은 사람들이 노동자들이 파견될 경우 현지에서 점령군 행세를 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스리랑카에서는 반중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현재 스리랑카에는 반중 감정이 매우 강하다. (파키스탄 역시 국민여론은 중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나 파키스탄 군부가 나라의 존립을 위해서 중국이 필요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심지어 스리랑카 내부 사정이 혼란스러워 지면서 중국의 지갑은 이제 닫혀 버렸다. 중국은 추후 누가 스리랑카 정권을 차지할 지, 이 어지러운 판이 정리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스리랑카의 경제위기


외채가 너무 많았다. 임시방편으로 단기 외채를 더 늘렸는데 장단기 외채의 합이 GDP의 120%가 넘었다. 2022년 4월 기준으로 외채 규모가 35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외채 문제와 더불어 코로나로 인하여 수입이 막히자 일상이 무너졌다. 스리랑카는 모든 일상품을 수입해야 한다. 쌀의 자급력도 40%대 수준이다. 수입이 막히면 전기, 약품, 식량, 연료 등 거의 모든 것을 구할 수 없다.

스리랑카는 관광산업이 주요 산업인데 2019년 부활절 테러사건(IS주도) 이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고 이어 코로나가 터졌다. 관광업은 아주 중요한 산업이다. 반도체는 수출을 통해 1조를 벌면 이를 어떻게 나눌지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관광객들은 현장에서 돈을 배포한다. 심지어 구걸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는 국가에서 어떤 산물을 수출하는 것과는 별개로 국가를 유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된다. 조세체제, 분배체제가 미비하더라도 국가운영이 가능하다. 관광객이 끊기면 국가 시스템으로 이를 버텨야 한다. 따라서 관광업은 외화 획득을 통한 외채의 상환뿐만 아니라 내부 분배의 기능에도 깊은 관련성을 보인다.

 

2019년 4월 21일 발생한 스리랑카 부활절 폭탄테러(기독교 교회와 호텔이 표적)


스리랑카의 외환위기는 1977년부터 이어지던 것이다. 그동안 쌍둥이 적자(재정적자, 무역적자)가 지속되었다. 그동안은 해외 스리랑카 노동자들이 송금하는 돈으로 적자의 폭을 관리해왔으나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하여 이마저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스리랑카는 포퓰리즘 정책이 이어져 국가 경쟁력 개선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개도국들이 평균적으로 조세를 통해 얻는 수입은 GDP의 13~15% 수준이다. 스리랑카는 9% 수준에 불과하다. 사실상 온나라가 보조금 중독 상황에 빠져있다고 할 수 있다.
* (참고) 스리랑카는 영국 식민통치의 영향으로 내각제를 채택했으며 현재는 내각제와 대통령제가 혼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적인 유동성 축소 국면에서 압력이 높아지자 약한 고리인 스리랑카가 제일 먼저 디폴트 선언을 한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네팔이 위험하고 파키스탄 역시 경제위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비교적 잘 버티고 있다.

 

파키스탄의 쫓겨난 총리(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 임란 칸

임란 칸은 크리켓 스타였다. 남아시아 최고 스포츠는 크리켓이다. 한일 축구 대항전은 비교도 안될만큼 뜨거운 경기가 인도-파키스탄 크리켓 경기다. 만약 경기 일정이 확정되면 한달 내내 신문 1면은 그 이야기로 덮힌다. 국론을 지배할 정도다. 크리켓 스타로 이름을 날리던 임란칸은 어느날 영성에 눈을 떴다고 발표한 후 독실한 무슬림이 되었다. 이어 영성 치료사인 여자와 결혼 후에 정계에 입문하여 총리가 되었다.

파키스탄은 100% 군부가 운영하는 나라다. 다만 직접 쿠테타를 통하여 전면에 나서느냐, 얼굴마담을 내세우고 막후에 남아있느냐 정도의 차이만 있다. 임란 칸은 군부가 선택한 하이브리드(군부-민정) 정부의 얼굴 마담이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날 임란 칸은 러시아에 있었는데, 거기서 러시아 - 아프가니스탄 - 파키스탄을 잇는 송유관을 설치하자고 말했다. 갑작스레 반미노선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면서 무리수를 둔 것이다.

파키스탄 외교는 (형식적으로는 외교부가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합참에서 결정한다. 임란 칸의 무리수에 대해 부담을 느낀 군부에서 임란 칸을 하야시킨 것이다. 때마침 붉어진 경제 위기도 좋은 명분이 되었다.

 

카미르 자베드 바지와 합창의장


파키스탄 군부는 집단 지도체제가 아니며, 서열이 분명하며 현재는 바지와 장군이 합참의장으로써 국가를 운영하는 실세다. 임란 칸은 최근 핵무기를 가진 군부가 나라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을 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군부는 핵무기를 정계에서 언급하는 것을 엄금하고 있다. 수권집단으로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도의 입장

인도는 바보가 아닌 이상 쩐의 전쟁에 들어가지 않는다. 인도는 중국과 현금으로 싸워서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인도의 강점은 현지사정을 잘 안다는 것이다. 유조선, 밀 등의 식료품을 지원하며 현지의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스리랑카 국민들은 인도가 겉으로는 스리랑카를 도우면서 내심 스리랑카 내부의 타밀족들을 위해 스리랑카 정부를 압박할 것이라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중 패권전쟁과 IMF

스리랑카는 2000년에 이미 IMF의 지원을 받은 적이 있다. 현재 스리랑카에서는 IMF가 직접개입하여 채권자들과 채무 재조정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 내용은 이자의 50%, 채무의 20%를 탕감하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 미국(IMF의 실질적 수장)이 중국을 압박하여 스리랑카의 빚을 탕감하는 안을 관철시켜 달라는 것이다. 이 미-중 게임이 스리랑카에서 발생하고 있고, 추후 여러 국가에서 발생할 디폴트 사태의 향방의 알려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lPEbK7En4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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