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포스팅은 삼프로TV 방송(본문 하단 링크)을 참고하였습니다.
* 본문 전개는 방송을 따르되 일부 내용은 이해하기 쉽게 순서를 조정하였습니다.
* 본문 내용 중 '▷' 표시는 방송 내용 외 포스팅을 하면서 추가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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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캐릭터
바이든은 과거부터 잔실수가 많은 정치인으로 유명했다. 기자들의 조롱을 받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 시기에 부통령을 역임했으나 오바마가 더 진중한 편이었고 바이든은 사교적이고 인간적인 매력이 있으나 즉흥적인 실수가 많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주변의 조언을 경청하여 부통령 재임기간에는 큰 실수가 없었다. 거기다 자신을 부각하고자 하는 정치적 욕심도 없었다. 덕분에 오바마와 환상의 궁합을 보여주었고 역대 미국 대통령 & 부통령 케미 중 가장 최고의 사례로 꼽힌다.
인도 태평양 시대와 한국
과거에 비해 국제 정치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에 있어 한국의 역할이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금 자유주의와 권위주의(중국, 러시아) 사이의 단순한 경제 패권을 넘어선, 체제의 운명을 건 실존적 경쟁에 들어섰다. 미국은 자유주의적 국가를 규합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경제, 안보, 의료, 우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유주의 국가간의 공급사슬을 구축해야 한다. 함께 전략적 이해관계를 풀어가야 한다. 미국의 실존이 달린 문제다.
과거 소련과의 경쟁 당시 소련의 블러핑이 강했다. 미국도 초기에는 소련의 작전에 속아 긴장하였으나 소련의 실체를 알고난 이후에는 그리 겁을 먹지 않았다. 다만 전략적으로 미국의 우방을 단속하기 위해서 일본, 한국 등을 길들였다. 이 때문에 학자에 따라서는 냉전시대의 경쟁은 소련과의 경쟁이 아닌 우방국 길들이기가 목적이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지금 중국은 다르다. 미국이 과거 상대했던 경쟁자 중에 최강의 경쟁자다. 백악관의 위기감은 '중국 = 힘든 경쟁자' 정도가 아니라 2050년즈음에는 미국이 처절하게 패배할지도 모른다는 수준이다. 2008년부터 중국의 발톱을 보게 된 것이다. 미국 금융위기 직후 미국 자본주의가 그룹 내에서 은행 국유화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 국유화는 레닌주의 경제학에서 나올 정도로 사회주의적 개념이다. 그만큼 미국 내의 충격은 컸던 것이다. 미국 자본주의의 오작동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던 시점이다. 이때 중국은 오판한다. 미국을 얕잡아보고 공세적인 대외 외교안보 전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미국 고위층을 상대하면서도 과거와 다르게 공격적인 발언, 중국 체제의 우수성에 대한 주장을 쏟아낸다. 미국은 위기감을 느낀다. 이후 중국은 대학과 기업을 상대로 기술탈취 등을 광범위하게 진행한다. 이후 백악관은 오랜 추적 끝에 미국과 중국은 절대 공존할 수 없는 체제를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 (트럼프 정부 당시 매트 포팅어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
중국의 욕망을 간과한 미국
개발도상국은 초기에는 권위주의적 정치체제를 유지할 수 있지만, 경제가 성장함과 동시에 민주주의로 전환된다는 보편적인 정치경제학 이론이 있다. 그러나 중국은 지속적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권위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보편적 이론이 인간이 가진 이념의 힘을 간과한 것이다.
사회주의 이념과 자유주의 이념은 경제적 이해를 초월하는 인간의 실존적 문제다. 이념은 영원한 것이다. 미국이 국제정세를 관리하며 보인 어리석은 행보들, 가령 수백년간 제국을 운영했던 러시아와 중국이 가진 강대국 지위에 대한 욕망과 굴욕감(아편전쟁 등)을 과소평가한 것이 문제였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이 천명한 욕망을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핑계로만 치부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바로 그 사례다. 푸틴의 욕망을 보여주고 있다. 주류 경제학은 인간을 합리적 존재로 가정한다. 전쟁의 손익을 따져서 이득이 된다면 전쟁을 시작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세계 역사는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다.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글로벌 중추 국가'는 실제 현상을 반영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반도체, 문화 등의 분야에서 이미 글로벌 중추 국가가 되었다.
* 안병진 교수가 나온 뉴스쿨은 미국의 주류 정치학 계열의 학교는 아니다. 비교적 비주류에 속하나 존 듀이, 한나 아렌트 등 세계적 지성이 활동했던 곳이며 미국의 구체적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들어진 학교다. 기존 아이비리그나 기득권이 실질적 문제 해결에 둔감했다는 반성 속에서 탄생한 곳이기 때문이다. 뉴스쿨은 학제 간 통합적인 교육과정을 특징으로 한다. 가령 '중부 유럽의 민주주의에 대한 위원회'라는 명칭의 학과가 있다. 하나의 토픽을 갖고 여러 학과가 하나의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식이다. 학제 간 수업을 하게 되면 경제학, 정치학,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을 공부하며 때로는 관련된 영화를 관람하는 등 경계를 초월한 교육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미국이 제시한 영수증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2021년 5월)을 했을 당시 합의문에 굉장히 이채로운 단어가 들어가 있다. '양안 관계의 평화적 해결' 역대 정상회담 합의문에서 단 한번도 들어간 적이 없었던 단어다. 미국 입장에서는 주고받고 싶었던 것이다. 자유주의 국가 중 최전방에 있는 대만에 대한 제3국의 입장 발표는 그 나라가 자유주의 국가인지 아닌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보호하자는 수준이 아니다. 가치의 충돌이다.
실제로 미국 백악관의 제이크 설리번(국가안보 보좌관)과 캠 벨(백악관 조정관)은 시진핑의 대만 침공에 대한 우려가 높다. 한국에서는 이것이 현실성없는 이야기로 치부될지 모르지만 워싱턴의 위기감은 다르다. 그들은 길게는 15년 내에, 짧게는 6~7년 내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을 다루는 이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만약 중국이 실제로 대만을 침공한다면, 더이상 이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반도에 있는 주한 미군이 출병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은 주한 미군의 발목을 잡아두기 위해 일정 정도의 역할을 중국으로부터 요구받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때에 미국이 중국에 강력히 경고한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러시아를 돕기 위해 경거망동하지 말라)
'양안 관계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표현은 우리 입장에서는 국제정치의 원론적인 표현으로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공세적 행동에 대한 자유주의 국가로서의 견제를 천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은 이제 윤석열 정부에 대 중국 견제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요구할 수 도 있다. 중국도 이것을 알고 있기에 시진핑의 측근인 왕치산을 한국으로 급파한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불쾌한 것을 넘어 악몽이 시작된 것이다. 한국이 그동안 표방했던 전략적 모호성은 이제 사라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입장에서는 대환영이다.
가치 동맹
한미 동맹은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가치 동맹이다. 워싱턴도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를 알고 있다. 일본처럼 미국에 온전히 기댈 수 없는 위치다. 우리 정부는 가치 동맹의 중요성을 기반으로 이러한 현실적인 입장을 설명하면 충분히 미국도 설득할 수 있다. 실제로 바이든 정부는 쿼드 등의 현안에서 한국의 팔을 비틀지 않았다. 한 국가의 정상이라 해도 계산기처럼 손익분기점을 따져 행동하지 않는다. 충분히 설득할 수 있고 가치와 이익의 비중을 조정해나갈 수 있다.
러시아를 이해하지 못한 미국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은 친미적 성향의 인물이었다. 이 때문에 빌 클린턴과 대화가 잘 통했다. 보리스 옐친은 중부 유럽국가인 폴란드, 체코의 나토 가입도 인정했다. 보스니아 사태와 같은 유럽 내 극단 사태를 막기 위한 나토의 역할을 이해한 것이다. 이는 합리적인 내용이었기에 미국과 러시아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미국 내 강경파들이 득세하면서 이들이 러시아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나토를 활용했다. 당시 조지 케넌이 엄청난 경고를 했다. 제2의 냉전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과거 미국의 행보는 푸틴과 같은 전체주의자들에게 핑계를 준 꼴이 되었다.
시진핑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핑계를 주면 안된다. 윤석열 행정부 역시 중국에 핑계를 주지 않으면서 중국의 욕망과 굴욕감을 잘 이해해야 한다. 미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지혜로운 조정자가 되어야 한다. 다만 현재 윤석열 정부에는 중국 전문가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바이든의 입장에서는 일자리 창출에 사활이 걸렸다. 조지아와 텍사스는 민주당이 대선 승리를 위해서 반드시 포섭해야할 곳이다. 삼성과 SK가 그곳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대통령과 주지사 입장에서 선거에 아주 유리해진다.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미 대선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반도체 공급 측면에서는 안보적 이유도 있다. 대만이 지정학적으로 상륙하기 어려운 지형이긴하나 시진핑의 욕망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역시 벼랑 끝 전술에 그친다고 평가한 전문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전쟁은 실제로 일어났다. 시진핑 역시 대만을 침공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한국 역시 지정학적으로 불안한 곳이다. 바이든 입장에서는 미국 내 반도체 공급처를 확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우리가 받을 것도 있다. 양자 암호체계, 우주 등의 첨단분야에서 미국과의 기술 네트워크에 포함된다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북한이 북중러 네트워크 속에서 미사일 기술을 지속적으로 전수받는 것과 유사하다. 특히 양자 암호체계 추후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것이다. 중국 역시 이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다.
자유주의 체제의 진화
레닌이 이런 말을 했다. 자본주의는 봉건주의에 비해서는 선이다. 마찬가지로 자유주의 역시 권위주의 체제에 비하면 훨씬 선이다. 자본주의 역시 그렇다. 그런 자본주의 또한 많은 모순을 낳고 있다. 이제 우리는 자본주의를 진화시켜야 한다. 그러나 미국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주 회의적이다. 미국은 대외정책과 국내정치가 엮여 있어 함께 오작동을 일으키고 있다. 자유주의 체제를 발전시키는 데에는 한국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미국이 못하는 것을 우리가 다른 중견 국가들과의 연대 속에서 이뤄낼 수 있다. 물론 일정 수준의 자유주의 진영에 대한 편승은 불가피하다. 중국 내에서도, 공산당 내부에서도 이념 논쟁이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중국을 변화시키는 데에도 우리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한국을 지켜줄 의지가 있는가
만약 한국이 현재의 우크라이나처럼 중국의 공격을 받게 된다면 미국이 한국을 지켜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반반이다. 어떤 이들은 한국이 반도체 등 산업적 중요도가 높은 국가이기 때문에 미국이 지켜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여기에 동의할 수 없다. 지금 세계는 디스토피아로 가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서는 아무도 누구를 지켜주지 못한다.
가령 기후 위기만 심화되더라도 미국은 다른 나라를 돌볼 여유가 없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피터 자이언도 주한미군 철군에 대한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미국 내부에서 캘리포니아 산불 이상의 재앙이 빈발하게 되면 미국은 누구도 신경 쓸 수 없다.
지금 세계는 우리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다. 좌우를 떠나서 우리나라 정부는 절대적인 억제력(경제적, 군사적)을 가져야 한다. 또한 자유주의 진영에 속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풀어낼 수 있는 외교 안보의 탁월함을 가져야 한다. 중국이 한한령을 푼 이유는 우리가 좋아서가 아니다. 반도체 등 산업적으로 우리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레버리지를 갖고 있다. 일본이나 호주처럼 극단적인 자유주의 국가만 되지 않으면 된다. 물론 경제적 억제력은 우리가 갖기 어렵다. 요소수 사태만 봐도 그렇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너무 안타깝다. 비밀리에 군사적 힘을 키워서 고슴도치 정도는 될 수 있는 힘을 기른 뒤에 푸틴과 협상을 해야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2PGljReHuU&list=WL&index=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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