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이야기들/독서

노르웨이의 숲(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Varsika 2023. 10. 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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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과 작가에 대하여 

소설의 배경은 1960년대이며, 실제 작품은 1987년에 발표되었다. 국내에는 1989년에 소개되었다. 1980년는 이념 경쟁이 거의 끝나버린, 그러면서도 이념을 대체할 가치가 없던 허무함이 범람하던 시절이었다. 이념의 빈터에서 낭만을 갈구하던 사람들이 하루키 작품에 빠져 들었다. 하루키는 3년 간 유럽으로 외유를 떠나서이 소설을 완성했다고 한다. 이 때 여행기를 책으로 낸 것이 <먼 북소리>다. 

 

일본에서 실제로 1968년 학생시위가 너무 심해서 도쿄대는 69학번 신입생을 뽑지 못하기도 했다. 

 

 

책 속에서

 

- "현대 문학을 신용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냐. 나는 시간의 세례를 받지 않은 것을 읽는데 귀중한 시간ㅇ르 소모하고 싶지 않아. 인생은 짧으니까." (나가사와)

 

하쓰미 씨는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채 택시 구석에 몸을 기댔다. 차가 흔들림에 따라 자그만 금 귀걸이가 때때로 반짝 빛났다. 

 

그녀는 너무도 너무도 특별한 여자였다. 누군가 어떻게든 그녀를 구원했어야만 했다.

 

주위가 어두우면 잠시 멈춰 서서 어둠에 눈이 익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거예요.

 

 

감상

 

1. 20살의 상실. 정작 상실이 일상을 덮쳤을 때에는 상실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햇고, 훗날 그것이 상실이었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불현듯 20살이 끝나 있었다.

 

2. 레이코는 와타나베에게 말한다. 나오코에 대한 마음과 별개로 현재 미도리와의 관계, 행복에 집중하라고. 돌이켜보면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나오코에게서 시선을 끊지 못하고 계속 과거의 기억에서 맴도는 와타나베의 상태는 낯설지 않다. 누구나 20살에 경험해봤을 법한 혼돈스러운 모습을 잘 묘사한 것 같다. 과거의 기억을 쉽게 놓지 못하는 것은 상실이라는 개념을 알지 못하면서도 동시에 본능적으로 그것이 상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나오는 반응 같다.

 

서툰 어른 1년차에 겪을 법한 일들이다.

 

3. 상실이란 단순히 슬프다, 기분이 나쁘다, 서운하다가 아니라 내 몸에 결합된, 내 일상과 결부엔, 하나였던 무엇인가가 영구히 떨어져 나간 것을 느끼는 것이다.

 

4. 방학, 학기에 따라 부유하는 신입생의 분위기가 느껴져서 좋았다. 

 

5. 레이코라는 멘토가 있었다면 방황하는 순간들이 조금 줄어들었을까. 

 

6. 마지막 장면이 너무 좋았다. 정말 좋았다. 이 책의 모든 순간이 이 장면을 위해서 존재했구나라는 것이 단박에 느껴질 정도로 좋았다. 

 

타인의 감상

유튜브 채널 일당백에서는 하루키 소설의 핵심을 현장감으로 꼽았다. 독자들은 "나만 알고 있는 경험을 어떻게 당신도 알고 있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한다. 더 나아가 마치 하루키가 독자 자신을 위해서 책을 쓴 것 같다고 느끼기도 한다고 한다. 

 

심지어 독자는 하루키의 책을 읽으면서 자신에게 없던 기억도 작품으로부터 이식받게 되는 상태에 이르러, 이야기에 대해 데자뷰, 기시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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