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이야기들/독서

우리는 사랑아니면 여행이겠지(최갑수)

Varsika 2024. 2. 25.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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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에서

 

- 스스로를 끌어 안는 방법은 많다. 

도무지 견딜 수 없는 시간을 견뎌내는 것. 오후 다섯 시의 유치원에서 아이가 도화지에 공룡을 그리며 엄마를 기다리듯, 우리는 각자의 방법으로 시간을 견뎌내고 행복해지려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이 내게는 여행이다. 나는 여행이라는 손바닥으로 내 어깨를 쓰다듬는다. 

 

- 왜 완행열차를 선택했느냐는 그의 질문에 그녀는 지금 들고 있는 책을 마저 다 읽으려고 탔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기차만큼 책 읽기에 좋은 장소는 없다고, 새로운 것을 향해 자기가 이렇게 마음을 활짝 여는 곳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그래서완행열차 전문가가 되었다고 말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中)

 

- 모든 것에는 깨진 틈이 있다. 빛은 바로 거기로 들어온다. (레너드 코헨)

 

-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냥 지나간 것뿐이다.

 

- "하늘과 땅이 가득하고, 내 위치를 분명히 하고, 내가 어디 서 있었는지 확실히 드러나도록. 내 자리를 속이지 않고" (레몽 드파르동, 광각렌즈를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

 

- 시간은 24시간마다 24시간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고, 여행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만 남기는 법을 가르쳐주는가 보다. 

 

- 가끔 안부나 묻고 사는 정도, 그 정도면 돼. 60마일 밖, 파도에 흗늘리는 다른 배들과 교신 정도만 하는거지. 

 

우르르 몰려 다니고, 술자리에서 떠들고, 눈치보고, 질투하고, 시기하고. 그런 거 아무 소용없어. 시간낭비일 뿐이야. 차라리 음악을 듣거나 헤세의 인도여행기를 읽는게 나아. 나이면 비틀즈를듣던지. 취향을 가다듬고 여행을 즐기는 게 인생에는 훨씬 유익하지. 

 

- 우리가 떠나온 세계들은 멈추지 않고 계속 돌아간다. 여러 세계를 접하는 경우, 그 세계들은 각기 서로에게 고통이 된다. 몇 광년이 걸리는 여행에서는 우리가 떠나온 세계가 우리보다 빨리 늙어버리기 때문에 그 세계를 다시 찾을 수 없는 것과 같다.(앙포넹 포토스키)

 

- 누군가를 잃어서 슬픈 것은 그 사람 앞에서만 가능했던 나의 모습으로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외로움이다. (히라노 게이치로)

 

- 나도 그랬다. 어느 날 갑자기 청춘이 끝나버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치바나 다카시, <청춘표류>)

 

- "만나서 반갑습니다, 햄 여사. 아시다시피 우리 인생의 비극 가운데 하나는 배경음악이 없다는 거지요." (애니 프루, <시핑 뉴스>)

 

- 나는 지금 여행 중이지만, 여행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여전히 설렌다.

 

- 이제 나에게는 희망이라곤 거의 없다. 전에는 그것을 찾아서 끊임없이 이동했다. 나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을? 나도 몰랐다. 그러나 인생은 있는 그대로의 것, 어쩌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인생은 무언가 의미있는 것이어야 했고 나는 그 무언가를 기다리고 찾아다녔다. (아고다 크리스토프, <어제>)

 

- 사랑이 그랬던 것처럼, 여행이 충분했던 날은 없었다. 여행은 언제나 부족했고 사랑은 언제나 목말랐다. 사랑이 그랬던 것처럼, 여행 역시 넘쳤던 적은 없었다. 구원따위는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떠나야 했다. 떠난다는 행위 그 자체가 어차피 구원이었기 때문이다. 목마름에 대한 해결은 목마름에 대한 의미를 생각할 떄가 아니라, 물을 가지러 일어설 떄부터 해결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었으니까 

 

- 열네살 적 그때부터 나는 과거를, 잃어버린 시간을 꿈꾸고 있다. 꿈을 꾸려면 힘이 필요하겠지만 모든 에너지를 소모하고서야 꾸는 꿈도 있는 법이다. (유미리, <물고기가 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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