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
- ebook으로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 읽었는데, 하드카피로 다시 읽으며 공부할 필요가 있다. (240601)
- 260쪽 이후 제조업 관련된 내용은 신장섭 교수의 말이 생각났다.
○ 책 속에서
- 미국과 영국을 제외한 다른 대부분의 선지국에서 여러 가지 공식, 비공식적 수단을 통해 부동 주주들의 영향력을 줄이고 장기 투자자를 추구하는 일부 주주를 포함한 장기적인 이해 당사자 집단을 유지하거나 새로 만들어내고자 노력해 온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프랑스, 독일, 스웨덴, 일본과 같은) 나라에서는 장기 전망을 중시하는 이해 당사자들이 기업을 완전히 통제하지는 못할지라도 상당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러므로 미국이나 영국에서만큼 쉽게 기업들이 노동자를 해고할 수도 없고 납품업자를 쥐어짤 수도 없으며, 투자에 소홀할 수 없다. (84~85/674)
- GM은 주주 가치 극대화의 선봉에 서서 끊임없이 다운사이징을 추진하고 투자를 기피했다. 이런 단기 전략 위주의 GM식 경영이 가진 약점은 최소한 1980년대 후반부터 이미 가시적으로 드러났으나 GM은 2009년에 파산할 때까지 전략을 바꾸지 않았다. GM 자체는 허물어지고 있었으나 경영인과 주주들은 행복했기 때문이다. 부동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불공평할 뿐만 아니라 효율적이지도 않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아이디어이다. (86)
-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의 임극 격차는 개인의 생산성이 달라서가 아니라 각 정부의 이민 정책 떄문에 생기는 것이다. 나라 간의 이주가 자유롭다면 잘사는 나라의 일자리는 대부분 못사는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이 차지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임금이라는 것은 정치적 결정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은 잘사는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지만,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은 부자 나라의 부자들에 비해 경쟁력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부자 나라의 부자들이 개인적으로 특별히 잘나서 그런 것이 아니다. 이들의 높은 생산성은 단지 역사적으로 축적해 온 다양한 제도들 덕분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공평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개인의 가치에 맞는 임금을 받고 있다는 잘못된 신화를 깨뜨려야만 한다. (89)
하지만 영국의 압도적인 지위는 그다지 오래 가지 못했다. 영국은 1860년 전후 무역을 완전히 자유화했지만 이미 1880년대부터 산업 지배력이 축소되기 시작했다. 미국과 독일 같은 나라들이 급속히 따라잡았기 때문이다. (...) 그러나 이후로도 오랫동안 영국 경제 내에서는 제조어빙 지배 산업의 위치를 유지했다. 영국은 1970년대 초반까지 전체 고용 인구 중 제조업 고용의 비중이 35퍼센트로 독일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무렵 영국은 제조업 제품을 수출하고 식량과 연료, 원자재를 수입하는 전형적인 제조업 중심 경제(manufacturing economy)였다. (241)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비율이 대폭 줄어들면서 사회의 성격도 변했다. 인간을 형성하는 요소 중 하나는 '일하며 겪는 경험'이다. '어디서 어떻게 일하는지'가 인간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무직이나 판매직은 컨베이어 벨트나 다른 기계에 얽매여 있지 않기 때문에 공장 노동자보다 육체노동을 덜 할뿐더러 일의 속도와 방법도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공장 노동자들은 일의 성격상 작업할 때에는 물론이고 작업장 이외의 공간에서도 노동조합 같은 활동 등을 통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는 편이다. (245 추정)
(제조업과 달리) 일부 서비스 부문에서는 생산성을 억지로 높이려다가 생산물 그 자체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 일례로 현악 4중주단이 27분짜리 곡을 9분 만에 후다닥 연주했다고 하자. 과연 생산성이 세 배 향상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249)
금융처럼 생산성 향상의 여지가 많은 서비스 부문도 있다. 그러나 2008년 금융 위기를 통해 보면 그동안 금융 서비스에 나타난 생산성 향상 중 대부분은 생산성이 (예를 들어 전산기술을 개선해 거래 비용을 줄이는 식으로) '실제로 오른' 덕분이 아니었다. 한동안 금융업자들은 이른바 '금융 혁신'을 통해 금융 상품의 위험성을 줄이는 첨단 기법을 개발했다고 선전하면서 이를 마구잡이로 팔아댔다. 그 덕에 금융산업은 지속 불가능할 정도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고, 이는 금융 서비스의 생산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255)
서비스의 교역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어느 곳으로든 운송 간으한 제조업 제품과는 달리 대부분의 서비스는 제공자와 소비자가 같은 공간에 있어야 사고파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교역 가능성이 낮다. (260 추정)
스이ㅟ스와 싱가포르의 실제 모습은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다르다. 실제로 이들은 제조업 성공 신화를 일군 나라들이다. (...) 스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업 경제를 이룩한 나라 중하나이다. 우리가 스위스산 제품을 흔히 볼 수 없는 것은 스위스가 인구 700만 명의 작은 나라여서 제조업 제품 생산량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은 데다 그마저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소비재가 아니라 기계류나 화학 제품 같은 생산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연도와 자료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일본과 스위스가 1인당 제조업 제품 생산량 1, 2위를 다툰다.
(...) 일본, 스위스, 싱가포르, 핀란드와 스웨덴을 더하면 제조업 부문의 세계 최강 5개국이 된다. 세이셸처럼 매우 작고 관광자원이 풍부한 나라를 제외하면 지구상에서 서비스 산업에 의존하여 괜찮은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는 나라는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267)
구매력 평가지수 소득이 시장 환율 소득과 거의 비슷하다는 사실 자체가 이 나라의 높은 생활수준이 수많은 가난한 사람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라는 방증이다. 잘사는 나라일수록 구매력 평가지수 소득이 시장 환율 소득보다 낮거나, 엄청나게 낮게 나타나는 것이 정상이다. 선진국일수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 두 지표 간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서비스 임금이 싸기 때문이다. 이 나라에는 값싼 노동력이 가난한 나라로부터 이민이라는 형태로 계속 유입된다.
(...) 특히 노동조합이 결성되어 있지 않은 서비스 분야에서 일하는 미국 노동자들은 유럽에 비해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 조건을 참아 내야 한다. 바로 이 때문에 미국에서 택시를 타거나 식당에서 외식을 하는 것이 다른 부자 나라에 비해 훨씬 싼 것이다. (286)
한 나라의 평균 소득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을 따지는 것보다 더 넓은 의미에서 생활수준을 측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나면, 소위 말하는 미국의 우월성은 상당히 빛을 잃고 만다. 미국은 소득 불균형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미국인들의 생활수준을 짐작하는데 평균 소득을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 이 사실은 다른 부자 나라들에 비해 훨씬 열등한 미국의 보건 및 범죄 관련 지표에 잘 드러난다.
(...) 국가 간의 생활수준 격차를 간단히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 중 1인당 소득, 특히 구매력 평가지수로 표시한 1인당 소득이 그나마 가장 신뢰할 만한 지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소득으로 얼마나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살 수 있는지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여가 시간의 질과 양, 직업의 안정성, 범죄의 공포로부터 해방, 의료 혜택, 사회 복지 등 질 좋은 삶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을 간과하기 쉽다.(291 ~ 292, ★재미있음. 다시 읽을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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