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 2024년 6월에 읽기 시작하여 2/3 정도 읽었다가, 결국 7월 말에야 완독 했다.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재미있었고, 남은 한 해 동안에도 그 기록이 깨지지 않으면 좋겠다. 그 정도로 재미있었다.
- 2020~2022년 나이키 신발을 여러 켤레 샀는데, 하나 같이 품질이 좋지 않았다. 나이키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질 무렵에 이 책을 읽고 다시 호감이 살아났다. 그래도 다시 구매를 할지는 미지수다. 책에서 필 나이트는 신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품질이라고 했는데, 요즘 나이키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 모든 문장이 저자의 단어로 가득 차 있다. 실감 난다. 몰입도가 높다. 책이 너무 재미있어 원문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책의 초반부에 그가 만났던 사람들, 어머니와 아버지, 동료와 경쟁자들을 묘사하는 부분이 재미있고 섬세하다. 관찰력과 기억력, 표현력이 모두 좋은 것 같다. 특히 아들의 장사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아버지가 함께 있는 상황에서,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기꺼이 첫 번째 고객이 되어준 어머니. 다음날 아침 그 어머니가 그 신발을 신고 집안일을 하는 모습을 필 나이트가 목격한 순간은 기적처럼 아름다웠다.
- 함께한 사람들의 근황으로 책을 마무리 짓는다. 참 따듯하다.
- 무기력이 나를 찾아올 때마다 다시 읽고 싶다. 평생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 재미있는 사실
- 필나이트는 대학 육상선수였다가 졸업 후에는 캘리포니아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이런 아들이 신발 장사를 한다고 하자 타인의 인정과 명예를 중시 생각했던 아버지는 크게 반대하고, 부잣집에서 밝게 자란 어머니는 긍정적으로 응원해 준다.
필 나이트가 대학원 시절 썼던 논문 주제가 바로 일본산 신발의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는 그야말로 슈독(신발에 미친놈) 그 자체였다.
- 필 나이트는 젊은 시절 하와이를 시작으로 인도를 거쳐 유럽까지 세계 여행을 떠난다. 책을 보면 다양한 종교와 역사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 필 나이트는 회계사 자격증이 있어, 사업이 불안한 시기에는 늘 회계사로써 투잡을 했다. 역시 사람은 기술이 있어야 한다.
- 필 나이트는 대학에서 강의도 했는데 수업에서 만난 여학생을 직원으로 뽑았고, 그 직원과 결혼하게 된다. 내성적인 자신과 반대로 공간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그녀 덕분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필 나이트는 회상한다.
- 오니쯔카는 오늘날 아식스다. 필 나이트가 수입했던 오니쯔카 타이거는 여전히 인기 신발 중 하나다. 바우 어민과 필 나이트가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당시 아이디어를 제공했던 코르테즈는 이후 나이키의 주력 모델로 재탄생한다. 오니쯔카는 기존 코르테즈의 명칭을 커세어로 바꾼다.
- 바우어만 코치는 자신의 집 우체통을 자주 망가트린 우편배달부를 골탕 먹이기 위해 우체통에 폭탄을 설치했다. 배달 차량이 거의 반파되었고, 이후 배달부는 난폭운전을 하지 않았다.
- 바우어만 코치는 뮌헨 올림픽에 미국 육상 대표팀을 이끌고 참여한다.
- 필 나이트는 처음에 나이키라는 이름도, 스우시 로고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오니쯔카와의 결별을 앞두고 시간이 촉박하여 급하게 채택했다. 그가 원했던 브랜드 이름은 '디멘션 6'였다.
○ 책 속에서
- 선종禪宗은 선형적 사고를 미혹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이런 사고방식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선종에서는 "현실은 비선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미래도 없고, 과거도 없다. 모든 것이 현재다"라고 말한다.
- 경쟁에 대한 생각도 흥미로웠다. 선종에서는 우리가 자아와 적을 잊어버릴 때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아와 적은 하나의 전체를 구성하는 두 개의 절반에 불과하다.
- 샹젤리제 거리에서 패튼 장군을 생각하며 파리의 해방자들이 힘차게 걷던 길을 따라 걸었다. "사람들에게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라. 그리고 그들이 이루어낸 결과로 당신을 놀라게 하라."
다른 장군들과 다르게, 패튼 장군은 신발에 관심이 많았다. "단화를 신은 군인은 그저 군인일 뿐이다. 군인은 장화를 신을 때 전사가 된다."
- 우리 육상 팀에는 바우어만 코치의 실험용 모르모트로 쓰이는 선수가 4~5명이 있었다. 바우어만 코치는 이들 중 나를 가장 좋아했다. 나는 그다지 뛰어난 선수가 아니어서 바우어만 코치로선 내 기록이 저조하더라도 하등의 지장이 없었다. 그는 나보다 재능이 뛰어난 선수에게는 위험한 도박을 하지 않았다.
- 심경의 변화가 왔다.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은 일본으로 날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오니쓰카와 담판을 지어야 했다.
- 바우어만 코치는 신발 개조 실험을 결코 중단하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타이거를 뜯어보고 자기 육상 팀의 젊은 선수들을 실험용 쥐처럼 이용했다.
- 바우어만 코치는 야구 모자를 벗더니 다시 썼다. 그러고는 얼굴을 문지르며 물었다. "아즈텍을 정복한 그 사람 이름이 뭐라고 했지?" "코르테즈라고 하던데요" 그러자 바우어만 코치는 투덜거리듯 말했다. "좋아 이번 제품은 코르테즈라고 하지."
- 나는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오직 블루리본에만 몰두하고 싶었다. 내 삶이 온통 일뿐이고 휴식이 없을지라도. 나는 일이 휴식이 되기를 원했다. 프라이스 워터하우스를 그만두고 싶었다. 그곳을 싫어해서가 아니었다. 단지 그곳이 내가 있을 만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 여동생들은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하려고 했지만 아무런 보람이 없었다. 아버지는 페니의 가정환경에 관해 질문공세를 펼쳤다. 이런 모습을 보면 대출 담당 직원과 강력계 형사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 같았다.
- (페니, 우델과의 대화) 눈을 감고 어떻게든 기억하려고 애를 써보지만, 그런 밤들의 수많은 중요한 순간이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 수많은 이야기, 숨 가쁘게 웃던 일, 이런저런 생각, 뜻밖의 일, 그 모든 것이 흐르는 세월과 함께 지워졌다. 내 머릿속에는 우리가 밤새도록 앉아서 지난 일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일을 계획하던 기억만 남아 있다. 그 시절, 우리는 서로 번갈아가면서 블루리본의 현황,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해 토론했다. 그날 밤 단 하루만이라도 우리가 했던 말을 녹음기에 담았더라면 소중한 기록이 되었을 텐데, 적어도 내가 세계 여행을 떠났을 때처럼 일기를 썼더라면 좋았을 텐데. (★ 215쪽)
- 나는 당연히 화가 많이 났다. 아니,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우리는 7년 동안 타이거 운동화를 위해 헌신했다. 미국에 타이거를 소개한 것도 우리 블루리본의 업적이고, 신제품을 디자인한 것도 우리 블루 리본의 업적이다. 바우어만 코치와 존슨은 오니쓰카에 더 나은 신발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들이 디자인한 제품은 매출 증가를 일으켜 업계의 판도를 뒤흔드는 계기가 됐다. 그런데 왜 우리가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 나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지금 나는 이런 배신자와 함께 칵테일을 마시러 가야 해, "
- 전시회 첫날, 나는 컨벤션 센터로 들어가 우델과 존슨이 부스를 열심히 꾸미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은 새로운 타이거를 가지런히 쌓아놓고는 오렌지색 박스에 담긴 새로운 나이키를 피라미드 모양으로 쌓고 있었다. 당시 신발 박스는 흰색 아니면 파란색이었다. 나는 스포츠 용품 가게에서 튀어 보일 만한 색상을 원했다. 그래서 무지개에서 가장 밝고 화려한 오렌지색이 가장 뚜렷하게 보인다고 생각하고는 니폰 러버에 박스를 이 색으로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다.
- 기타미가 가자마자, 보크는 나에게 전화를 했다. "큰일 났어." "무슨 일이야?" "기타미가 다짜고짜 창고로 갔어. 이제 모두 끝났어." 나는 전화기를 내려놓고 멍하니 자리에 앉았다.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나 혼자서 큰 소리로 "자, 이제 타이거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해"라고 말했다. 물론 다른 방법을 찾아놓기는 했다. 그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보크는 사표를 냈다. 그가 자기 발로 떠났는지, 우델이 그를 해고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든 우리는 보크가 사표를 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직장을 얻었다는 소문을 들었다. 보크는 기타미 밑에서 일하기로 했다.
- 나는 이처럼 감동적인 경기를 본 적이 없다. 나는 이 경기를 단지 본 것만 아니었다. 나 역시 그 경기에 참가했다. 며칠 지나자 마치 내가 경기를 뛴 것처럼 허벅지 근육이 땅겨오기 시작했다. 스포츠란 바로 이런 것이다. 스포츠가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책과 마찬가지로 스포츠는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의 삶을 산 것처럼, 다른 사람의 승리 혹은 패배에 함께한 것처럼 느끼게 해 준다. (...) 팬의 마음은 선수의 마음과 하나가 된다. 이렇게 하나가 되는 곳에서, 이렇게 감정이 전이되는 곳에서 신비주의자들이 말하는 통합이 이루어진다.
- 우리는 두 번째 증인으로 바우어만 코치를 세웠다. 나는 우리의 노련한 코치님에게 커다란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그는 그날만큼은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다. (...) 그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바우어만 코치는 오니쓰카 같은 비열한 사업가를 몹시 경멸한 나머지 준비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하고는 그냥 즉흥적으로 대답하기로 결심했다. 나와 하우저는 착잡했다. 바우어만 코치의 증언으로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도 있었을 텐데.
- 이토는 나를 보며 말했다. "저는 그런 식으로 어리석은 짓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지나칠 정도로 숫자에만 관심을 갖습니다."
- 그는 덴마크계 사람에게 "뛰어난 아이디어는 결코 회의실에서 탄생하지 않는다"라고 단언했다. 그러자 스타가 "그러나 멍청한 아이디어는 대부분 그곳에서 죽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스콧 피츠제럴드, <라스트 타이쿤>)
- 언젠가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중국의 철천지원수를 연상시키는 이름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물론 중국 사업은 실낱같은 희망에 불과했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아테나로 결정했다. 아테나는 니케를 데려온 그리스 여신이다. 아테나 코퍼레이션. 나는 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번지수를 매기지 않은 천국으로 가는 길 또는 천국을 향한 슈독의 아이디어를 이렇게 보존했다. 천국에는 발이 20억 개나 있었다.
- 우리는 즉각 리콜을 선언하고 고객들의 반발에 단단히 대비했다. 그러나 고객들은 반발하지 않았다. 우리는 오히려 고객들로부터 감사의 말을 들었다. 나이키처럼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는 기업은 없었다. 고객들은 우리의 노력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자체에 가치를 부여했다. 모든 혁신은 진취적인 사고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가 실패하더라도 고객들의 사랑은 변치 않았다.
- 다른 사람을 이기는 것은 비교적 쉽다. 나 자신을 이기는 것은 끝없는 헌신을 요구한다.
- (수차례 전화기를 부순 후,) 나는 마음속으로 '전화 수리공이 당신을 꾸짖는다면, 당신의 행동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날 나 자신과 약속했다. 이제부터 나는 생각을 많이 하고 숫자를 거꾸로 세고 밤에 19km를 달리는 등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어떤 이는 사업의 목적이 이윤 추구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 살아가는 목적이 피를 만드는 데만 있지 않듯, 사업의 목적이 돈을 버는 데만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 인간의 몸이 매일 하는 일이라고 해서 이를 인간이 지닌 사명이라고 볼 순 없다. 이는 보다 높은 목표를 달성하게 해주는 기본적인 과정이다. 그리고 인간은 항상 생명체의 기본적인 과정을 초월하려고 한다. (503쪽)
- "겁쟁이들은 올 생각조차 못했어. 약한 사람들은 도중에 죽었지. 이렇게 해서 살아남은 자들이 바로 우리 오리건 사람들이야." 신사숙녀 여러분, 바로 우리들입니다.
- 모든 과정이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 모든 것이 모호했다. 얼마가 적당한지 도대체 알 수 없었다.
- "아버지, 스탠퍼드 시절에 제가 '미친 생각'을 했던 걸 아세요?"
"여러분, 저는 오리건 주 포틀랜드의 블루리본 스포츠를 대표합니다."
"어머님, 저는 페니를 사랑합니다. 페니도 저를 사랑합니다. 저는 페니와 결혼까지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 나는 세계 도처에 있는 나이키 사무소를 생각해 봤다. 어느 나라에 위치하든, 전화번호는 6453으로 끝난다. 그러면 키패드로 NIKE를 입력하게 된다. 그리고 정말 우연하게도 6453을 뒤집어 놓으면 프리폰테인의 1500미터 최고 기록인 3분 54초 6이 나온다.
우연이라고 말했지만, 과연 그럴까? 어떤 우연은 우연 이상의 것이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우주 혹은 다이몬(고대 그리스 신화 속 반신반인)이 나에게 접근해 속삭인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 오리건 주의 어느 동굴에서 발견된 9000년 전의 샌들 한 켤레가 지금까지 발견된 신발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는 사실이 단지 지리적인 우연에 불과할까? 이 샌들이 내가 태어난 1938년에 발견됐다는 사실도 단지 우연에 불과할까?
- 변화는 결코 우리가 원하는 만큼 빠르게 나타나지 않는다.
- "상품이 국경을 넘어가지 않으면 군인들이 넘어갈 것이다." 평화는 번영을 먹고 자란다.
- 내가 족병 전문의의 권유에 따라 사마귀 제거 수술을 받고 한 시즌 내내 절뚝거리며 다니도록 어머니께서 그냥 내버려 두었더라면, 아마 내 인생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어머니께 내가 달리기를 잘할 수 있다는 말씀을 해주지 않았더라면? 어머니께서 아버지의 귀에 들릴만큼 큰 소리로 림버 업 한 켤레를 사겠다고 하지 않았더라면?
- 20대 중반의 젊은이들에게는 직업에 안주하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천직을 찾으라.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더라도, 계속 찾도록 노력하라. 천직을 찾으면 힘든 일도 참을 수 있고, 낙심하더라도 금방 떨쳐 버릴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성공에 이르면 지금까지 느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기업가는 때로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때로는 포기해야 할 때를 알고, 다른 것을 추구해야 할 때를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포기는 중단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업가는 결코 중단해서는 안 된다. (★5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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