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이야기들/독서

해외로 도망친 철없는 신혼부부(이다희)

Varsika 2024. 7. 15.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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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기

 

저자가 독자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는 "떠나고 싶다면 두려움을 떨치고 떠나라"인 것 같다. 그러나 저자 스스로가 너무 불안해하는 것이 느껴져서 메시지가 특별히 와닿지는 않는다.

 

- 저자는 결혼, 출산, 취업에 대한 기성세대들의 잔소리에 대해서 개의치 않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저자 본인이 이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책에서는 (주로 부모님의) 잔소리에 대한 내용이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책의 후반부 50%에서만 대략 5~6회가 언급되고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도 다시 등장한다. 저자가 그것을 극복했다기보다는 여전히 그 메아리 속에 있다는 느낌을 준다.

 

- 타인의 잔소리나 사회의 고정관념(자녀의 교육 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저자 스스로 '30살 전에는 무엇을 해야해'라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구속한다. 해외여행 역시 30살 전에 뭔가 도전적인 것을 반드시 시도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비롯된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앞서 언급한 타인의 잔소리와 함께 저자 본인의 불안과 강박이 책의 거의 모든 부분에 등장해 어떤 부분에서는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클리셰가 되어 버린 클리셰. 

 

- 구어체 표현이 너무 많아 집중이 흐려지곤 한다. (ex. 목표를 향해 '달렸다' 등)  서술이 구체적이지 않고 '정말 힘들었다.'라는 식으로 끝나는 부분이 많아. 그 도시와 나라에 대한 느낌이 전달되지 않고 저자의 말초적인 감정에 서술의 대부분을 할애한 느낌이다.

 

- 여행지 이야기, 영어 이야기, 취업 이야기가 순서없이 혼란스럽게 전개되어 에피소드 간 연결이 쉽지 않다. 

 

- 호주 부분이 그나마 가장 재미있었다. 저자가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생활을 하던 시기라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 해외에서 살아간 이야기보다는 급하게 입출국을 반복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특히 한국으로 돌아와 체류하며 출국을 준비한 기간도 짧지 않아, 해외 생활기라기보다는 장/단기 여행 서너 편을 묶은 느낌이다. 

 

- 마지막 부분에서는 앞에서 펼쳐진 이야기가 하나로 모여 정리되기 보다는 그저 그 시점에 쓴 일기 같았다. 책 모든 부분 중 가장 갑작스럽고 혼란스러운 마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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