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경에 구매하여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던 2013년부터 장장 8년을 써오던 캐논 카메라에 고장이 났다. 이전에도 잔고장은 두어 번 있었는데, 작년 12월 여행을 시작하려는 찰나에 큰 고장이 나버렸다. 기존에 사용하던 렌즈는 첫 구매 때 번들로 딸려온 EF-S 18-55mm 1:3.5- 5.6 IS였다.
Err 01 카메라와 렌즈의 통신불량입니다. 렌즈 접점을 청소하여 주십시오.
검색해본 결과 해당 오류 메세지는 조리개 고장을 뜻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물론 메시지 뜻 그대로 렌즈 접점을 잘 닦아내면 작동이 된다는 리뷰도 있었지만, 그 리뷰들도 결국 다시 고장나서 렌즈를 수리했다고 한다.
공속 A/S 센터에 접수해보니 18-55mm 렌즈는 이미 단종되어 수리하기가 어렵고, 수리시에는 비용이 8~9만 원 정도 청구될 것이라고 했다. 중고로 구하면 3만 원 내외면 살 수 있으니 직원은 차라리 중고 구매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8년이면 쓸 만큼 썼다는 생각에 고치기보다는 그냥 새로 렌즈를 사기로 했다. 이왕이면 좀 더 좋은 것으로.
EOS 550D가 가성비가 좋아 일명 영웅렌즈라고도 불리지만 이 친구도 이미 8년 이상 쓴 데다가 입문자용 모델이니 굳이 좋은 렌즈가 필요할 것 같지는 않았다. 기존의 번들보다만 괜찮으면 좋겠다 싶어서 이리저리 알아봤는데 역시나 카메라 설명은 봐도 봐도 너무 어렵다.
결국 모델을 줄이고 줄인 것이 캐논 EF-S 18-135mm F3.5-5.6 IS USM / 캐논 축복렌즈 EF-S 17-55mm F2.8 IS USM 이 2가지 제품이다. 전자는 줌 기능이 기존에 비해 장점인 렌즈이고, 후자인 축복 렌즈는 크롭 바디에 내린 축복과 같다고 하여 인기가 많은 제품이다. 리뷰 수나 판매현황을 봐도 후자가 압도적이다.
다만 무게의 측면에서 앞의 모델이 100g 정도 더 가볍고, 줌 기능이 135mm까지 지원되서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이 든다. 축복 렌즈의 경의 경통이 흘러내리는 이른바 코 흘림 현상도 생긴다는데 무게와 크기가 커서 그런 것 같다. 무거운 것이 딱 질색인 나에게는 그 점이 큰 단점이다.
가격도 문제인 것이 직수입(병행수입) 제품 기준으로 전자는 30만원 초반대, 후자는 60만 원 초중반을 보이고 있다. 정품 기준으로 한다는 각각 60만 원대, 80만 원대이다. 주식으로 새해 첫 주부터 꽤나 돈을 번 탓에 용기 있게 지르고 싶었지만(감사합니다. SK이노베이션), 고민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뭐가 고민이냐면 이러다가 단렌즈와 바디까지 사버릴까 봐.
어쨌거나 무게가 나에겐 중요한지라 마음이 전자로 조금 기울고 있긴 하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축복 렌즈도 나쁠 것 없다는 것이 객관적인 시장의 평이다. 우선은 이 정도로 기록을 해두고 결정은 차주에나 내릴 것 같다.
<알아본 것들>
- 캐논 EOS 550D는 크롭 제품이다. 렌즈는 EF-S로 시작하는 렌즈를 구매해야 한다.
(EF 렌즈는 풀프레임 제품 전용이다.)
- EF 렌즈를 쓰는 제품에 EF-S 렌즈를 사용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으나, 그 역은 비네팅 현상이 생긴다.
- 직수입/병행수입/벌크 킷 제품은 캐논코리아 정품 등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구매 전 확인이 필요하다.
- 국내 정발(정식 발매) 제품 역시 중고로 구매할 경우 정품 등록에 고생할 경우가 있다.
* 구매 내역서나 품질보증서가 확인되어야 정품 등록이 편하다.
- 카메라 매장은 대부분 숭례문 지하상가나 용산 상가에 몰려있다. 서울에 거주한다면 방문해서 알아보는 것도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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