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투자의 범위와 규모가 커진 것이 작년 10월 ~11월이다. 하락장을 맞아 매수할 기업들을 고르기 시작했고, 이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그리고 유가 등 경기변동에 민감함 조선업과 해운업을 눈여겨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아쉬운 종목들이 있는데 20%의 수익에 만족하고 매도했던 팬오션, 그리고 단기간의 폭등 후 다시 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여 매수하지 않았던 HMM이 바로 그것이다. 해운업계의 호황은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고 있고, 약세장에서 오히려 빛을 발하여 여전히 주가를 잘 방어하고 있다.
작년 중순부터 해운 운임지수 상승에 대한 기사가 대량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2020년 상반기, 해운선사들은 코로나로 인하여 물동량이 크게 줄어들게 되었고, 자연히 해운업체들은 선박운용을 큰 폭으로 줄였다. 그러나 하반기 예상보다 빠르게 물동량이 급증하기 시작했고, 줄어든 운용 선박수에 따라 운임이 폭등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하여 해운선사들은 단기간에 폭등한 운임으로 인하여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는데, 하반기 내내 물동량이 해운 캐파를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에 11월 즈음하여 선사들의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국내 기업 HMM과 팬오션이 있었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에 인수되어 벌크선 중심으로 선단을 꾸리고 있다. 벌크선은 곡물과 원자재를 운반할 때 주로 쓰이는데 곡물의 경우 하림의 자체적인 수요(가축 사료 등)에 대응하기도 한다. 21년 들어서면서 원자재 가격이 올라 벌크선 운임도 덩달아 함께 상승했다. 특히 중국의 수요 증가(곡물 및 원자재, 미중 분쟁 해소를 통한 미국산 농산물 수입 재개 등)가 큰 영향을 끼친다. 실제로 팬오션은 아시아 노선이 주력이다. 현재 팬오션의 주가는 6천 원대인데, 일부 투자사에서는 7,500원까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HMM은 컨테이너선이 주력이긴 하지만 과거 한진해운까지 인수하면서 덩치가 더 커졌고, 컨테이너선을 비롯하여 원유-가스도입선, 벌크선,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까지 영위하는 종합 해운사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물론 최근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컨테이너선 사업의 영향이 컸고, 향후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된다면 수출입 물동량이 늘어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HMM을 지탱할 주력 사업부문이 될 것이다.
2월 26일에는 GS칼텍스와 6,300억원 규모의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면서 52주 신고가(1만 9,800원)를 경신하기도 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 날이 2021년 들어 컨테이너선 운임이 가장 저점을 기록한 날이었다는 것이다. 2020년 하반기 물동량이 뛰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던 것에 일부 진정세로 돌아선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HMM은 호재를 디딤돌 삼아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52주 신고가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운임이 과열된 점이라는 것은 여러 기관에서 지적하고 있는 점이지만 선사들이 선복량(적재능력)을 조정하면서 운임의 갑작스러운 하락을 막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재 HMM의 선복량은 용선을 포함해 72만 9395 TEU이며 이는 세계 8위 수준이다.
- 참고
(1) 전용선 사업 : 철강, 전력 등 화주가 해운사에 장기간 대량의 원재료나 연료의 수송을 맡기는 계약 형태. 해운사에 고정적 이익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경기 변동에도 매출과 이익이 안정적으로 보호된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대한해운이 전용선 사업을 하는 대표적인 업체다.
(2) 스팟 영업(비정기적 단기 운송계약) : 기존 계약 외 추가적인 화물 수송 계약. 시황이나 운임이 빠르게 반영돼 운임이 낮을 땐 운용을 줄이고, 운임이 높을 땐 운용을 늘린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팬오션.
(3) 2020년 투자 결산 : 팬오션은 20%의 수익을 기록했다.
varsika.tistory.com/108?category=863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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