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정보

[쏘카 후기] 1,991km를 달리고 느낀 것들

Varsika 2021. 6. 1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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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서 여름 사이의 시간이었다. 쏘카 패스를 구독해 6개월간 1,991km를 여행했다. 여행 횟수는 6번 정도니 한번 갈 때마다 200km 정도를 여행한 것이다. 나름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도를 여행했는데 그때 느낀 바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대여시간 

: 반납시점은 넉넉히 잡는 것이 좋다. 주차를 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고(주차장 빈자리가 없다든지), 짐을 정리하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일도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한번 반납하면 다시 문을 열기 번거롭다는 생각 때문에 여러 번 돌아봐야 하기 때문이다. 괜히 서두르다가 짐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반납 시간은 여유롭게 잡는 것이 좋다. 차라리 조금 일찍 반납하고 터미널, 기차역에서 쉬면서 여행을 정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시작은 탄력 있게 달려가야 좋지만 마무리는 언제나 여유로운 것이 좋다. 특히 여행은 그렇다.

 

 

사고처리

: 불만족스러웠다. 쏘카는 사고가 날 경우 고객센터로 연락해야 한다. 문제는 고객센터에 사고 전담인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 CS 담당자가 사고접수까지 포괄하는 느낌이었다. 문의전화가 많아서인지 통화연결이 어려워 20분을 기다렸고, 전화를 받은 직원 역시 사고처리 경험이 많지 않아 보였다. 사고 접수를 받는다는 느낌보다는 매뉴얼대로 진행해야 하는 강박이 있어 보이기까지 했다. 그 다급한 순간에도 쏘카 측 직원은 매뉴얼로 보이는 10개 가량의 질문을 나에게 던졌고, 나는 그것을 다 대답하고나서야 보험사 직원이 배정되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상대방 차량은 사고접수가 끝나고 보험사 직원까지 현장에 도착했으나, 쏘카 측이 보낸 보험사 직원은 그 후로 20분이 더 지나서 현장에 도착했다. 쏘카엔 더 많은 상담사와 사고처리 전문가가 필요해 보였다. 쏘카를 탄다면 사고는 되도록 나지 않도록 조심하시라. 만약 사고가 났다면 담담하게 초도 대처를 하시라. 그 수밖에 없다. 

 

* 쏘카는 사고시 블랙박스 영상을 보험사에는 제공해주지만 운전자에게는 제공해주지 않는다. 고장이나 증빙으로 사용할 수 없었던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즉, 과실비율이 억울하게 판정되어도 소비자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매우 한정적이다. 

 

 

청결

: 쏘카의 가장 큰 문제는 더럽다는 것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 대여 직후 이를 확인하고 차량이 교체된 사례가 있다고는 하나 만약 교체할 차량이 현장이 없다면, 대여 직후 차량의 청결도를 바로 확인할 수 없다면 이는 그야말로 불결한 여행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먹다 남은 음료수, 담배꽁초가 차량 바닥에서 나온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사용한 칫솔이 휴지 덩어리와 오버헤드 콘솔(머리맡에 있는 안경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에서 나온 적도 있었다. 하지만 쏘카 측에 항의해도 전 사용자에게 특별한 페널티를 줄 수 없다는 답변과 단순히 죄송하다는 사과 말고는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재발방지책도 없었다. 쓰레기와 함께 나온 영수증을 보건대 전 사용자는 약 2~3일 전 차량을 이용한 것 같았다. 그렇다면 쏘카는 2일 간격으로도 소독을 진행하지 않는 것인가. 코로나 시즌에 쏘카가 지향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소비자인 내가 이것을 스스로 묻고 있다는 점이 웃기고도 서글펐다. 

 

 

이처럼 6개월간 쏘카패스를 이용한 후기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 경쟁사에 비해 다양한 쏘카존과 쏘카존 전용 쓰레기통, 차량내 물티슈 등 소비자 편의성에 신경을 쓴 느낌을 분명히 받을 수 있었으나, 반대로 아주 핵심적인 부분에선 소비자 편의성이 반감되는 순간을 너무 많이 경험했다.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었다. 물티슈가 없더라도 차량이 깨끗하다면 안심될 것이고, 그 어떤 서비스가 만족스럽더라도 사고처리가 부실하다면 모든 경험이 부정적으로 기억될 것이다.

 

경쟁사인 그린카가 지속적으로 가격 행사를 하고 있는 반면에 쏘카는 구독권을 결제하더라도 더 이상 경쟁사에 비해 저렴하지 않다는 점과 이용하면서 느꼈던 위의 부정적 사례들로 인하여 나는 더 이상 사용권을 연장하지 않고 6개월로 쏘카 사용을 마무리했다. 여러 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쏘카는 우리나라 카쉐어링의 선두업체이자 IPO가 기대되는 스타트업이다. 부디 쏘카가 지적된 문제점들을 개선하여 단순히 국내에서 카쉐어링을 시작한 업체가 아닌,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카쉐어링 업체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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