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국내 카쉐어링 사업은 2011년 시작된 쏘카로부터 그린카(롯데), 시티카(LG CNS), 유카(코레일네트웍스) 등 타 업체의 참여로 빠른 속도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쏘카와 그린카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고, 2020년 9월을 기점으로 카카오 모빌리티(이하 카카오)가 신규 진입을 엿보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시장 3위 업체인 딜카(현대캐피털)를 인수하여 진출하는 방식을 모색 중이다.
차량을 직접 매입하여 운영하는 쏘카나 그린카와 달리 딜카는 렌터카 업체와의 협약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데, O2O 서비스 전문기업인 카카오가 섹터에 진출하기 적합한 방식이다. 실제로 카카오 모빌리티는 지난 4월 법인 사업목적에 자동차 임대 및 렌트업을 추가했다. 현재 카카오 모빌리티의 회원수는 580만 명 수준으로 쏘카의 600만 명과 거의 비슷한 수치이다. 차량 유지관리비를 부담할 필요 없고, 주차공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카쉐어링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카쉐어링 시장도 연간 30%의 연간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떠오르는 2위, 그린카]
2013년 당시 그린카는 500여 대의 차량과 500여 곳의 대여 거점이 있었고, 쏘카는 180여 대의 차량과 140여 곳의 대여 거점을 갖고 있었다. 두 기업은 이후 급속도로 성장을 거듭했다. 쏘카의 회원수는 2017년 260만 명에서 2020년 600만 명을 돌파했다. 국내 운전자의 5분의 1이 넘는 수치이다. 그린카 역시 2017년 225만 명 수준의 회원수가 2019년에는 400만 명을 돌파했다. 보유 차량수는 두 업체를 합쳐 2019년에 이미 1만 6천대를 돌파했다. 2020년 기준 두 기업은 지속적으로 차량 대수와 대여 거점을 늘여갈 방침이다. 쏘카는 2019년 쏘카 1대가 차량 8.5대를 대체하는 효과를 가져오며, 주차 면적 29만 평을 축소하여 5조 원이 넘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린카의 경우 코레일과의 제휴를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7월 20일부터 8월 10일까지 휴가철을 맞아 코레일 승차권과 그린카를 동시에 예매할 경우, 승차권 10% 할인과 그린카 1만 원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또 현대차와는 신형 아반떼 무료 시승 이벤트를 기획하여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젊은 세대가 여행이나 드라이브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에 집중한 전략으로 카쉐어링을 처음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그린카로 유인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또한 그린카는 쏘카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많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쏘카의 경우 심야시간, 평일 할인 혜택에 한정적인데 비해 그린카는 비교적 시간과 요일의 제약 없이 넓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인프라 투자 또한 확대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계열사인만큼 전국에 위치한 롯데마트 주차장을 그린카 대여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롯데건설이 수주하는 아파트, 오피스텔 등지에도 그린카 대여 거점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미 주거단지가 형성된 곳에는 '빌리지 카'라는 명칭으로 주차공간 내에 그린카 대여 거점을 설치하고 있다. 거주자가 그린카 관리를 하는 대신 할인 혜택을 받는 방식이다.
그린카의 영업실적도 나쁘지 않다. 2019년 그린카는 43억의 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해 쏘카는 330억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그린카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를 그룹 단위의 전략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린카는 롯데 렌터카가 소유하고 있고, 롯데 렌터카의 최대 주주는 호텔롯데이다. 롯데는 호텔롯데의 상장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그린카 및 롯데 렌터카의 수익성을 개선시켜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호텔롯데가 투자받기 용이해지며, 룻데 그룹에 대한 일본 내의 영향력도 감소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달리는 1위, 쏘카]
쏘카는 시장 1위의 점유율에 더욱 채찍을 가하는 모습이다. 현재 누적투자 3천억 원을 기록하고 있으나 올해 추가로 500억의 투자를 받을 전망이다. 쏘카는 이미 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으로 잠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추가 투자금까지 확보한다면 12번째 유니콘(기업가치가 1조 원이 넘는 스타트업 기업)으로 확실히 발돋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독 서비스 쏘카 패스는 출시 1여 년 만에 구독 회원 30만 명을 유치했다. 유통업체인 이마트 24와 제휴하여 매장 인근 쏘카 대여 거점을 확산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법인 전용 쏘카 비즈니스 또한 출시 후 순항 중이다. 2020년 현재 쏘카존은 전국 4천 여곳이며 12,000여 대의 차량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7년 전에 비해 차량은 70배, 대여 거점은 90배가량 늘었다.
쏘카는 기존의 카쉐어링 사업을 확대함과 동시에 사업분야를 넓히는 쪽으로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타다'가 불법유상운송으로 결정남에 따라 대표가 사퇴하고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받는 등 고초를 겪었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중고차 매매 시장과 대리운전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쏘카의 중고차 시장 진출]
쏘카는 카쉐어링 사업을 위해서 차량을 보유/운용하다 사용연한이 다된 차량을 매각해왔다. 만약 쏘카가 중고차 사업까지 진출한다면 차량 매각까지 직접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8월 '캐스팅'이라는 명칭으로 상표등록을 완료했다. 중고차 시장은 크게 도매와 소매로 나뉘는데 SK네트웍스 등의 대기업은 도매업에 한정되어 운영 중이다. 규제완화 등을 통해 중고차 소매업까지 사업영역이 확장된다면 시장을 노리고 있는 쏘카에게는 큰 기회로 작용할 예정이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지속 성장 중에 있으며 벤츠, BMW, 볼보, 아우디 등 수입 브랜드 역시 자사의 차량에 대한 중고차 매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벤츠의 경우 21개 매장에서 중고차를 매입, 판매하고 있으며 출고 6년 이하이거나 15만 km 미만의 주행 이력을 가진 자동차에 대하여 품질을 보증하여 판매한다. 이는 자사 자동차에 대한 잔존가치를 높여 신차 판매에도 도움이 되는 이점이 있다.
[쏘카와 대리운전 사업]
쏘카는 기존의 타다 브랜드로 대리운전 사업도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현재 카카오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타다는 쏘카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별도 법인으로 분리되었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대리운전 시장은 연간 2조 7천억 원으로 예상되며, 16만 4천 명의 대리기사가 영업 중이다. 이 중 90%에 달하는 15만 명이 카카오 대리기사로 등록되어 있다.
[그 밖의 업체들]
LG CNS가 지분을 갖고 있던 씨티카는 2016년 9월 사모투자펀드인 코발트스카이 파트너스로 매각되었다. 시티카는 LG CNS의 자회사 에버온이 운영하고 있었는데, 에버온의 부채까지 코발트스카이 파트너스가 함께 인수하는 조건으로 지분의 100%를 매각하였다. 2012년 설립된 시티카는 다른 카쉐어링 업체와는 달리 전기차만을 서비스 대상으로 삼았다. 전기차 공유와 함께 충전소 설치 등 관련 설루션 사업도 운영했다. 그러나 국내 전기차 충전인프라 부실과 차량 공유 시장의 미성숙으로 인하여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된 이후 에버온은 시티카의 명칭을 이지고(EasyGo)로 변경하고 카쉐어링 사업을 지속 운영했으나 2017년 8월 결국 이지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코레일에서 운영하던 유카 역시 2016년 7월 사업을 철수했다. 유카는 사업 초기 KTX역과 연계된 우수한 대여 인프라를 제공하였으나 최소 대여시간에 1시간 단위인 점과 대여 비용이 경쟁사에 비해 높은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대도시 위주로 홍보를 진행한 타 업체에 비해 지역별로 산개된 마케팅 역시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했다. 2013년 9억 9,300만 원, 2014년 6억 5,600만 원, 2015년 약 2억 3,200만 원 등 매년 적자가 발생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물론 1위 업체인 쏘카에 비해서는 적은 적자 폭이지만 공기업인 코레일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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