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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예술의전당 / 유에민쥔(岳敏君) < 한 시대를 웃다! >

Varsika 2021. 6. 23.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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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20년 11월 20 ~ 2021년 3월 28일

전시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제5~6 전시실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7시

관람료 : 성인 15,000원

주최 : 한겨레미디어, XCI

주관 : XCA, XCL, SKY E&M, GALERIE CHARRAUDEAU

미디어후원 : NAVER, A9 MEDIA

 

유에민쥔은 중국 현대미술의 4대 작가(장샤오강, 유에민쥔, 쩡판즈, 팡리준) 중 한명으로 불리우며 세상을 향한 풍자와 비판을 작품 속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그는 회화부터 설치, 조각까지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본 전시는 압도적인 규모의 회화 작품과 조형 작품을 통해 작가의 장업한 세계를 관객들에게 펼쳐 보인다. 

 

유에민쥔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한결같이 실없이 웃고 있다. 이는 중국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충돌과 공존을 고스란히 체험한 작가가 그려내는 현 세대들을 향한 조소적이고 냉소적인 비웃음이다. 웃음들은 공허하고 구슬프게 들린다. 유에민쥔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는 작가 자신의 복제라고 할 수 있으며 작가 스스로는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 

 

작가는 작품 속 웃음에는 강요된 부자유와 허무가 숨어있다고 말한다.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조종당하면서도 아무 생각없이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웃음을 표현한 것이다. 이는 작가 자신의 초상이자 친구들의 모습이며 동시에 이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기도 하다. 이는 1980년대까지 개혁개방의 꿈에 부풀어있던 중국사회가 1989년 천안문 사태를 겪으며 분노와 공허함에 빠진 것을 표현한 것이다. 유에민쥔의 이러한 사조를 냉소적 현실주의(Cynical Realism)이라고도 말한다. 이 용어를 만들어낸 중국의 미술평론가 리시엔팅(栗憲庭)은 이 용어를 공손하지 않은 유머와 무관심의 상태를 묘사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죽음에 대한 그의 독특한 철학도 작품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태어난 순간부터 보면 지금이 가장 늙었지만, 죽음으로부터 역산하면 오히려 이 순간이 가장 청춘이다. 그러니 마지막 순간까지 '지금 이 순간'을 살라!

 

'일소개춘(一笑皆春, 한 번 크게 웃으니 온 세상이 봄이다.)은 중국 대리(大理)에 있는 감통사의 고승 단당대사의 선문답이다. 4천미터가 넘는 웅장한 산맥과 샹그릴라를 품고 있는 이곳은 유에민쥔의 겨울 작업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장샤오강과 같이 표정으로 시대를 말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던 전시

나는 웃음이 억누를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사람들이 웃는 것을 그린다. 그것이 큰 웃음이든 절제된 웃음이든, 미친 웃음이든 죽을듯한 웃음이든, 혹은 단순히 사회에 대한 비웃음이든. 어떤 것에 대해서도 웃을 수 있다. 
- 유에민쥔

- 유에민쥔

1962년 중국 헤이룽장성 다칭 출신

 

* 2023년 2월 14일 내용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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