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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더 비틀즈 by 로버트 휘태커 (더 서울라이티움)

Varsika 2021. 7. 2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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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비틀즈 by 로버트 휘태커 : 셔터 속 빛나는 청춘의 기록(더 서울라이티움)

더 비틀즈 by 로버트 휘태커 : 셔터 속 빛나는 청춘의 기록은 4월 30일부터 8월 29일까지 서울숲 갤러리아 포레 G층 3관에서 전시된다. 부제는 '셔터 속 빛나는 청춘의 기록'으로 비틀즈의 활동기 중 그들의 황금기를 담은 사진을 전시한다. 사진작가 로버트 휘태커는 영국 출생으로 1964년부터 약 2년간 비틀즈의 전속 사진작가로 활동했다. 이 전시를 통해 그가 촬영한 셀럽으로서의 '슈퍼스타 비틀즈'와 '인간 비틀즈'의 모습을 모두 보여준다.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비틀즈를 우상처럼 숭배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비틀즈가 살과 피로 이루어진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로버트 휘태커(Robert Whitaker, 1939~2011)

 

사실 본 전시는 2020년 말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것으로 결정된 바 있다. 그러나 그 시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전시가 무기한 연기되었던 사연이 있다. 우여곡절 끝에 기다리던 전시를 만나는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다. 

 

더라이티움은 갤러리아포레 G층에 있다. 서울숲역 - 아크로서울 연결통로를 통하면 가깝다.

G층은 지하 2층에 해당하고, 같은 층에 예식장이 있어 주말에 방문한다면 예식장 손님들을 따라가면 쉽게 도착할 수 있다. 처음 가면 조금 헤맬 수 있으니 주의하자. G층에는 여러 전시공간이 있는데 비틀즈 전은 그중 제3 관에서만 이뤄진다. 규모면에서 그리 큰 편은 아니다. 전시 작품은 약 120편으로 관람시간은 약 1시간 내외.

전시 내부공간은 밝고, 잔잔한 비틀즈의 음악이 흐른다. 텍스트 설명도 부족하지 않다. 비틀즈의 음악처럼 경쾌하고 즐겁게 전시를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유는 '주제의 명확성'이다. 비틀즈라는 거대한 역사를 짧은 전시로 충분히 소개하는 것을 불가능할 것이다. 그만큼 전시에서 보여주고 싶은 시간의 구간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시의 부제목인 '빛나는 청춘의 시간'과 로버트 휘태커가 비틀즈의 전속기사로 활동했던 기간(1964~1966)을 생각하면 해당 기간의 곡, 공연, 사진 그리고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그러나 전시 입구에는 생뚱맞게 캐번클럽(Cavern Club)에 대한 설명이 한 면을 채우고 있다. 비틀즈는 1961년부터 1963년까지 캐번클럽에서 활동했다. 따라서 캐번클럽의 활동 내용은 로버트 휘태커와는 관련이 적은 부분이다. 주제에서 약간 비껴나간 이런 콘텐츠는 부족한 콘텐츠에 대한 임기응변이라는 인식을 주기도 한다.

 

 

장식으로 쓰인 나뭇잎의 그림자가 전시품을 가리기도 한다.

전시의 방향이 비틀즈와 휘태커의 만남인지, 비틀즈의 활동인지, 휘태커의 사진철학인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세 가지 모두를 담기에는 전시의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고, 그 한 가지만 담았다고 하기에는 작품들이 하나의 문맥이나 방향을 이루지 못하고 각자 달리 존재하는 느낌이다. 잘 연출된 것이 아니라 그저 나열되었다는 생각을 남긴다. 충분히 더 잘 연출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전반적으로 사진들을 하나로 엮는 맥락이 없고, 작품 사진에 대한 텍스트도 부족한 느낌이다.)

 

예상대로 등장하는 포토존, 멋있긴 한데 소독제라도 비치해주세요.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는 비틀즈 관련 영상을 보여준다.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여러 곡들과 그 곡의 의미를 떠올리게 된다.  영상과 전시가 말하는 바에 따르면 비틀즈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메시지(희망, 자유, 사랑, 평화)를 노래했고, 그들이 노래한 사랑과 평화는 여전히 우리의 숙제로 남아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날에도 60년 전에 발매한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위로받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틀즈의 철학과 그들에 대한 팬들의 사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마지막 영상이었지만 앞서 본 전시의 내용 때문에 뭔가 사두용미의 느낌이 난다.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비틀즈 영상. 휘태커와는 관련이 적은 1963년 발매곡이다.

 

6개월이 넘는 시간을 기다린 것치곤 밀도와 방향이 너무 아쉬웠던 비틀즈 전. 그러나 음악과 밴드에 대한 전시가 매우 드문 국내 상정상 크게 만족스럽지 않은 전시임에도 끝맛은 반갑고 기뻤다. 아쉬움이 남더라도 비틀즈의 노래처럼 그저 웃으며 걸어갈 밖에.

 

 

<전시정보>

- 개관 : 화~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입장 마감 오후 6시)

- 가격 : 성인 15,000원 청소년 13,000원

- 주최 : 한겨레미디어, XCI

* XCI(X CUBE INTERNATIONAL은 예술의전당 <유에민쥔 전 : 한 시대를 웃다>와 더현대 서울 ALT.1 <앤디워홀 전>을 기획했던 전시 기획업체다. 이 때문인지 본 전시의 밀도는 더현대 서울 <앤디워홀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느껴진다. 

- 주관 : XCA, XCL, GPC

 

○ 작가소개

로버트 휘태커(1939~2011)는 호주계 영국인으로 비틀즈의 호주 투어 당시 비틀즈의 매니저였던 브라이언 앱스타인의 인터뷰 사진을 시작으로 비틀즈와 인연을 맺게 된다. 1964년부터 1966년까지 비틀즈의 전담 사진작가로 투어에 동행하였으며 '스타' 비틀즈와 '인간' 비틀즈를 모두 렌즈 속에 포착했다. 롤링 스톤즈의 믹 재거는 그에게 슈퍼클릭(Super Click)이라는 애칭을 지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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