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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종교미술박물관] 조각으로 표현한 사랑과 평화

Varsika 2021. 9. 8.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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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종교미술박물관

영월 북면 시루산길 122-2에 위치한 영월종교미술박물관은 성상 조각인 최영철 바오로 작가가 설립한 박물관이다. 작가 개인의 다양한 작품과 함께 국내외에서 수집한 다양한 작품도 함께 소장하고 있다. 전시공간은 실내 전시관 2곳과 공원처럼 꾸며진 야외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규모에 비해 전시 작품이 많고 다양하여 명칭처럼 단순한 '미술관'이 아닌 미술'박물관'으로 불릴만하다는 인상을 준다. 

 

영월종교미술박물관은 2009년 11월 설립되었으며 설립 당시에는 약 600여 점, 현재에는 약 2천여 점의 작품을 소장 중이라고 한다. 시기에 따라 작품을 순환하여 약 100여 점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전시의 범위도 넓어 가톨릭뿐만 아니라 불교, 힌두교 등 다양한 종교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야외 전시장에는 한국의 민속종교 작품(솟대 등)도 있어 전시를 둘러보다 보면 "종교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게 만든다. 최영철 작가는 "하나의 종교만 아는 것은 아무 종교도 모르는 것과 같다."라는 막스 뮐러의 말에 감명받아 여러 종교을 탐구하며 작품 활동을 했고 그 결과로 다양한 종교의 작품을 소장, 전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하나의 종교만 아는 사람은 아무 종교도 모른다."
- 종교학의 창시자 막스 뮐러(1823~1900) - 

"길고 짧은 것은 대 보아야 안다."고 했듯이 내 종교에 장점이 있다면 다른 종교의 비슷한 현상과 비교해 보았을 때 비로소 아는 것이고, 단점이 있다 해도 그것을 분명히 아는 것은 남의 종교를 보았을 때 가능하다. 
이처럼 종교를 알아보는 것은 단순히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 이상이다. 그것은 나의 종교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진정으로 고마워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된다. 따라서 이것은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실존적 관념"이라 할 수 있다.

- 영월종교미술박물관 - 

 

설립자인 최영철 바오로 작가는 성상(聖像) 조각가로 유명하다. 그는 가톨릭 신자로 바오로는 그의 세례명이다. 해외에서는 '바오로 최(Paul Choi)'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외 여러 곳의 그의 작품이 소장, 전시되어 있으며 특히 국내에서는 많은 가톨릭 성지에 그의 작품이 전시되어있다. 한국 최초로 사제서품을 받은 김대건 신부의 생가가 있는 충남 당진의 솔뫼성지에도 그의 작품(한국 순교성인상)이 있다. 올해는 김대건 신부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로 우정사업본부에서 발행한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우표에서도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우표와 상단에 삽입된 최영철 작가의 작품

 

가톨릭 평화방송과의 인터뷰를 참고하면 작품에 관한 작가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작품을 실제 제작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러나 작품이 놓일 곳을 미리 방문하여 많은 고민을 한다. 성상이 놓일 곳과 그곳의 교우, 지역주민들과 어떻게 조화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인터뷰도 해보고 스스로 고민도 많이 한다. 물론 기도도 한다."
"가장 좋아하는 소재는 나무이다. 나무는 살아있는 동안 숨을 쉬고, 한 자리에서 모든 것을 지켜본다. 사람과도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신의 창조물 중 사람에게 가장 많은 덕을 베푸는 것이 나무라고 생각한다. 나무를 다듬다보면 신이 우리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느낄 수 있다."
"초기작들이 수난과 고통을 표현하는데 집중했다면 최근의 주제는 '사랑과 평화'이다." 

 

위치는 영월 시내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1차로인 농로를 따라 약 3분 정도 마을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자가차량이 없으면 방문하기가 어렵다. 관람시간은 대략 2시간 남짓. 필자가 방문했을 당시는 운이 좋아 작가님의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33살에 파리에서 대학교수가 된 이야기부터, 성상조각과 목각에대한 이야기, 종교에 관한 이야기 등 폭넓은 대화를 통해 예술세계와 종교에 대해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 

 

조각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으로 방문했던 곳이지만 이곳을 나올 때는 조각과 기도가 갖는 공통적인 구도의 자세, 목각에 기원(작은 목판 조각도 큰 아름드리나무에서 시작)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특히 조각이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구나, 아름다움을 넘아 감동을 줄 수 있구나. 연신 감탄할 수밖에 없다. 조각이 마치 파스텔톤으로 칠해진 회화 작품처럼 따뜻하게 다가오던 그 느낌을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 최영철 바오로 작가
파리 에콜 데 보자르 졸업(프랑스의 국립 미술 아카데미)
프랑스·독일·이탈리아의 목공방에서 조각을 배웠으며 90년대 한국에 정착했다.
1999년 아트저널에서 선정한 '21세기를 이끌어갈 예술인' 선정
2019년 전남 신안군 하의도 천사상 미술관에 국내외 80여 명의 작가와 함께 참여했다. 

○ 영월종교미술박물관
관람안내 : 오전 10시부터 관람이 가능하나 코로나로 인하여 개관시간이 조정될 수 있음.
휴관일 : 매주 화요일, 매월 마지막 주 월 ~ 화요일
관람료 : 성인 5,000원
http://www.paul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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