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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프로TV] 중동은 왜 항상 싸울까? [중세특집#1] (MBC 박정욱 PD)

Varsika 2022. 6. 14.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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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삼프로TV 신과 함께 2020년 1월 24일 방송(본문 하단 링크)을 참고하였습니다.
* 본문 전개는 방송을 따르되 일부 내용은 이해하기 쉽게 순서를 조정하였습니다.
* 본문 내용 중 '▷' 표시는 방송 내용 외 포스팅을 하면서 추가한 내용입니다.

 

 


패널 : 박정욱 PD
MBC 라디오 PD로 학부와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저서로는 <중동은 왜 싸우는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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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미국 언론만 보더라도 외신 중 중동 뉴스 비중이 아주 크다. 한국인의 시각에서는 한반도가 가장 중요하지만, 실제 미국에서는 그다지 큰 비중으로 다루지 않는다. 북한이 무슨 일을 저지르든 미국 경제에는 큰 경향을 미치지 않는다. 반면 중동에는 석유가 있다.

 

또 중동의 정세는 단순히 중동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세계 초강대국이지만 각기 다른 2곳에서 동시에 전쟁을 수행하기에는 큰 부담을 느낀다. 만약 중동에서 미국이 전쟁을 수행해야 한다면 미국은 한반도에서 긴장상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다. 실제로 이란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트럼프 정부 때에는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했다. 반면에 중동과 관계가 좋았던 오바마 시절에는 북한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이와 같이 한반도만을 기준으로 정세를 해석하면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중동이라는 용어

 

가운데 있는 동쪽이란 뜻이다. 우리나라 기준에서는 적합하지 않은 용어다. 이런 명칭이 붙은 이유는 중동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이 영국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그들을 중심으로 세계를 구분했다. 처음에는 중동을 가까운 아시아라는 뜻의 '근동'이라 불렀다. 그리고 지금의 인도를 처음에 '중동'이라고 불렀다. 얼마 간은 두 용어를 혼용하였으나 이후에는 지금 사용하는 것과 같이 의미가 굳어졌다.

 

 

 

중동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동에서는 전쟁이 빈번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중동 소식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중동이 전쟁을 겪은 지는 불과 100여 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 전에는 전쟁이 주로 유럽에서 일어났다. 중동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원인에도 유럽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 긴 역사의 관점에서 보자면 '중동=전쟁'이라는 이미지는 오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중동의 역사(중동 국경과 정체성)

 

 

8세기 중동은 유럽까지 넓은 영토를 정복했다. 우마이야 왕조의 군주가 이 땅을 통치했다. 16세기 중동은 오스만 튀르크가 지배했고, 직접 통치한 지역과 간접적으로 통치한 지역이 혼재되어 있었다. 지금의 사우디 아라비아 땅은 다양한 부족들이 살고 있었다. 이들은 오스만 튀르크에 조공을 바치고 통치권을 인정받는 형태였다. 

 

즉, 지금 중동의 국경은 중동 스스로 그은 것이 아니라 유럽 국가들이 임의로 그어놓은 것이다. 이것이 현대 중동의 문제를 낳았다. 국경 안에 하나의 통일된 국민성이 생기지 못하고 부족, 종교, 종파와 같은 다른 정체성이 난립해 있다.

 

 

중동의 민족들

 

중동은 크게 아랍 민족과 터키 민족(터키는 민족국가의 형태를 갖춤), 이란 민족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터키와 이란 같은 경우는 하나의 민족이 해당 국가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처럼 민족국가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 나라는 내전의 문제가 크지 않다. 오히려 타국과의 갈등이 크다. 그러나 리비아, 시리아와 같이 한 나라안에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섞인 경우에는 내부 갈등이 심하다.

 

 

국경의 기준(영국, 인도 그리고 중동)

 

1차 세계 대전 당시 오스만 튀르크와 싸우던 영국은 오스만 튀르크 내의 아랍인들을 자극해 오스만 튀르크에 대항하도록 부추겼다. 대가로는 전후 오스만 튀르크로부터의 독립을 약속했다. 영국은 비슷한 약속을 유대인들에게도 했고, 프랑스와는 중동을 나누어 점령할 계획(사이크스-피코 협정)을 세웠다. 3가지 약속이 동시에 일어났다. 영국은 그저 인도를 보호하는 것, 그리고 인도로 가는 육로를 확보하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이 점이 중동 국경을 긋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 따라서 중동 분쟁의 씨앗은 영국이 뿌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의 세력도

 

 

 

민족이란 무엇인가(문화, 언어, 종교, 정파)

 

동아시아는 긴 역사 동안 민족국가를 이루고 살았다. 한국, 중국, 일본이 각각 하나의 민족이라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민족국가를 오랫동안 유지한 사례는 동아시아가 유일하다. 유럽 국가가 민족 국가의 형태를 갖춘 것은 대부분 17세기 이후의 일이다.

 

Benedict Anderson(1936-2015)

 

베네딕트 앤더슨은 일찍이 민족을 '상상된 공동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같은 뿌리가 아님에도 서로를 동일한 정체성을 가진 공동체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여러 민족이 섞여 살고 있던 유럽과 중동은 민족주의가 생기기 전에는 '종교'와 '언어'로 민족을 구분했다. 이점이 동아시아와 가장 큰 차이다. 

 

스페인과 네덜란드를 다스리던 합스부르크 왕가는 가톨릭이었다. 때문에 초창기 스페인과 네덜란드는 모두 가톨릭세가 강했다. 이후 네덜란드는 종교개혁을 통해 개신교 영역으로 바뀌면서 네덜란드 연합으로 독립했고, 네덜란드 연합도 남부(가톨릭)가 나뉘어 벨기에로 독립했다. 유럽은 지배자의 종교에 따라 서로를 구분했다.

 

 

스위스의 지역별 언어 / 유럽의 종교분포

 

하나의 이탈리아가 만들어진 시점에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스위스는 통일에 포함되지 않았다. 스위스는 독일, 프랑스와도 합쳐지지 않았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가톨릭 국가였으나 스위스는 개신교 국가였다. 독일 역시 개신교 문화가 강했으나 독일은 루터파 개신교가 강하고 스위스는 칼뱅파 개신교가 강했다. 종교가 달랐기에 같은 언어를 쓰는 지역 간에도 하나로 합쳐지지 않았다. 

 

중동은 본래 하나의 국가였다가 유럽이 갈라놓은 케이스다. 유럽이 만약 종교와 종파를 기준으로 국경을 그었다면 지금의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영국과 프랑스는 중동의 종교, 종파, 민족에 대한 스터디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들의 입맛에 따라 국경을 그어버렸다. 

 

중동은 본래 유목민 문화를 갖고 있다. 부족 단위 정체성이 강하다. 이는 종파와도 연결되어 있다. 조상들로부터 내려온 종교와 종파를 내려받으면서 정체성을 갖게 된 것이다. 어떤 세대에서 갑자기 종교를 바꿔버릴 순 없다. 이는 조상을 부정하는 것과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족 정체성이 강하다 보니 국가의 정체성이 개인에게 침투될 수 없다. 종교, 종파, 부족과 같은 국가 외 정체성에 충성하는 경우가 많다. 영국과 프랑스가 중동을 점령할 때는 이런 스터디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중동의 다양성(민족, 종교, 종파)

 

지금 중동에는 이란, 터키, 유대, 쿠르드, 아랍 민족 정도가 살고 있다. 아랍과 쿠르드는 단일 국가를 가지지 못한 민족들이다. 물론 아랍 민족은 단일한 혈통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이집트의 경우, '이집트'에 대한 정체성(역사, 문화)이 굉장히 강함에도 역설적으로 '아랍 민족주의'를 이끌기도 했다. 과거 이집트어가 따로 있었으나 지급은 아랍어가 주류 언어로 사용된다. 따라서 무엇이 아랍을 정의하냐고 묻는다면 혈통이 아닌 문화적인 컨센서스라고 답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도 혼란스럽다.

 

 

레바논의 종교분포도(빨강: 마론파 기독교, 보라: 시아파 이슬람, 파랑: 드루즈파, 초록: 수니 이슬람) / 과거 페니키아 세력권

 

레바논의 경우 프랑스가 1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로 삼았던 땅이다. 프랑스는 레바논을 중동의 기독교 국가로 만들고 싶어 했다. 이러한 영향이 아직도 이어져 대통령은 마론파 기독교에서, 총리는 수니파 이슬람에서, 국회의장은 시아파 이슬람에서 독점하는 이상한 규칙이 생겼다. 하나의 국가 안에 다양한 종교가 섞여 있다 보니 나름의 타협을 한 것이다. 레바논에는 아랍어를 사용하는 기독교인들이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아랍인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페니키아인의 후예라고 말한다. '아랍어=무슬림'이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아랍어와 중동과 이슬람

 

아랍어는 정복적인 성격이 강하다. 아랍어가 퍼질 때는 코란이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슬람교는 예배를 무조건 아랍어로 진행하도록 규정했다.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아랍어를 배우지 않을 수 없었다. 이란은 여전히 페르시아어를 주류 언어로 사용하는데 이점이 이란인의 정체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물론 이란도 이슬람교 예배는 아랍어로 진행한다. 실제로 과거 터키는 터키 민족주의를 부흥시키기 위해서 예배를 터키어로만 진행하도록 강제하기도 했다. 그러나 종교계의 반발이 심해 해당 정책은 폐기되었다. 가톨릭과 과거에서 라틴어로만 미사를 진행하도록 했다. 동방정교회가 일찍이 각국의 언어로 미사를 진행하라고 했을 때도 가톨릭은 오랫동안 라틴어를 고수하다 종교 개혁 이후에 현지의 언어로 미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이런 전통을 이슬람은 아직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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