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기지난 연말 작가와의 북토크에서 들었던 이야기들이 글로 태어나 반가웠다. 나 역시 말로 뱉은 이야기들을 이렇게 실처럼 엮어 다른 이에게 글로 내 보이고 싶다. 김훈 선생님 건강하세요. ○ 책 속에서 - 와인은 현실을 서서히 지우면서 다가온다. 와인의 취기는 비논리적이고 두루뭉실하다. 이 취기는 마음 속에 몽롱한 미로를 끝없이 펼쳐 놓는데, 그 미로를 따라가면서 마시다 보면 출구를 찾지 못한다. 와인의 맛은 로맨틱하고, 그 취기의 근본은 목가적이다. - 소주는 아귀다툼하고 희노애락하고 생로병사하는 이 아수라의 술이다. 소주는 인간의 기쁨과 슬픔, 소망과 좌절을 멀리 밀쳐 내고 또 가까이 끌어당겨서 해소하고 증폭시키면서 모두 두통으로 바꾸어 놓는다. 소주는 생활의 배설구였고 종말처리장이었는데,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