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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이야기들/독서 78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中)

은행을 다니다 20대 후반에 대학을 다니게 된 희원. 희원은 수업을 듣다 여자 강사인 '그녀'에게 도움을 받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둘은 가까워진다. 대학원 진학을 결심한 희원은 그녀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하지만 기대했던 것과 달리 그녀는 '공부는 대학원이 아니라도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희원은 이것을 자신의 능력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라 받아들이고는 상처받는다. 희원 역시 그녀에게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만한 말을 내뱉게 되고 이 일을 계기로 둘 사이에는 어색한 기류가 흐르고, 이후 희원은 오랜 시간 그녀를 만날 수 없게 된다. 대학원에 진학한 이후 희원은 종종 그녀를 떠올리고 스스로와 그녀를 비교해보며 그녀가 예전에 겪었을 순간과 감정들에 대해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했던 말..

당신에게 말을 건다 - 속초 동아서점 이야기(김영건)

올 봄, 동아서점을 방문해서 구매했던 책이다. 작가 김영건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속초 동아서점을 지키고 있다. 작년 여름 그곳을 찾아 김영건 작가의 다른 에세이인 를 사서 읽었다. 그 기억이 좋아 이번에도 독립서점을 찾아, 그곳에서 나온 책을 샀다. 시간상으로는 가 더 먼저 나온 책이다. 아무래도 경험에 의한 영향인지 문장을 읽는 재미는 두 번째 책이 더 좋았다. 다만 는 문장을 읽는 재미보다는 처음 서점을 맡게 되면서 고민하는 작가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작가의 세 번째 에세이도 기대된다. 매년 속초 동아서점을 찾고 싶다. - - 책의 위치는 매입 시점에 단 한번 정해지지만, 실제 책의 자리는 처음 정해진 위치로부터 하염없이 미끄러진다. 이러한 이유로 여전히..

끝까지 쓰는 용기(정여울, 작문, 에세이, 글쓰기, 작가)

제목이 마음에 와닿아 구매했던 책이다. 대략 구매한 지 2년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책장을 넘기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 것 같다. 책 내용은 정여울 작가가 최인아 책방에서 진행한 글쓰기 강의를 참고하여 재구성한 것이라고 한다. 읽기 편하고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아 곁에 두고 오래 참고하고 싶은 책이다. 강원국 작가는 에서 글을 잘 쓰기 위한 조건으로 '글동무'를 구하라는 조언을 했다. 홀로 오래 쓰면 지치기 마련이니 함께하는 동지를 두라는 뜻일 것이다. 를 펼치자 나는 고대하던 글동무를 만난 기분이 들었다. -- - 글을 쓰기 전에는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던 체험이, 글을 쓰고 나면, 마치 물에 불은 종이꽃이 온갖 알록달록한 자태를 드러내며 피어나듯이 새롭게 재탄생합니다. - 어떤 결렬..

한 말씀만 하소서(박완서, 에세이, 내면일기)

작가의 '솔직한' 고백 혹은 표현이 독자에게 울림을 준다. 나는 그렇게 친구에게 말했다. 그러자 친구가 이 책을 추천해주었다. 자신이 본 책 중 가장 솔직하고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이 묻어있는 책이라며. 이 책을 읽고 한참을 울었다. 그 시간이 나에겐 선물 같았다. 는 작가 박완서가 자신의 아들의 사고로 잃고난 후의 슬픔, 분노, 상실을 기록한 작품이다. 한 인간이 거대한 슬픔 앞에 얼마나 무참히 부수어지는지, 그리고 다시 어떻게 회복되어 가는지를 담백한 문체에 담았다. 첫장에서 끝장까지 단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아들을 향한 그녀의 강렬하고도 끝없이 치밀어오르는 사랑과 그리움일 것이다. -- - 하느님은 제아무리 독한 저주에도 애타는 질문에도 대답이 없었고, 그리하여 저는 제 자신 속에서 해답을 ..

아무 날의 비행일지 - 오수영(독립출판, 에세이, 항공사 승무원)

한 독립서점에서 추천받아 샀던 에세이. 승무원인 작가가 비행을 하며 겪은 일들을 글로 풀어냈다. 비행, 승무원이라는 독특한 소재에 구미가 당겨 구매했던 책. 흥미로운 이야기가 몇몇 있었으나 만족스럽다는 느낌은 별로 받지 못했다. 몇몇 수사는 메모를 할 만큼 매력적이었지만 대부분의 글들이 가지런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충분히 더 잘 쓸 수 있는 작가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이 책을 만들 때 충분한 시간이 없었던 것일까 생각이 들 정도로 아쉬웠다. -- - 마음을 꺼내두고 오는 일은 잠시 맡겨두는 일이다. 맡겨둔다는 의미가 반드시 되찾으러 간다는 약속과 같다면, 그것은 마음을 지우는 일과는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다. - 출근할 떄는 잊지말고 마음을 꺼내어 이불 속에 꼭꼭 숨겨두고 나오세요. 애초에 마음이라는..

시크릿

-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는 원하는 것보다 원하지 않는 것을 더 많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 끌어당김의 법칙은 그저 당신의 생각에 응답할 뿐이다. - 끌어 당김의 법칙이란 비슷한 것끼리 끌어 당긴다는 뜻이다. 따라서 어떤 생각을 하면 그와 비슷한 생각들이 떠오르게 된다. - 현재의 생각이 미래의 삶을 만들어 낸다. 가장 많이 생각하고 집중하는 대상이 삶에 나타날 것이다. - 생각은 물질이 되어 나타난다. - 헤드라이트는 고작 80~100미터 앞 밖에 비추지 못하지만 당신은 그 차를 몰아 캘리포니아에서 뉴욕까지라도 갈 수 있다. 전방 100미터가 펼쳐지고 나면 다음 전방 100미터가 펼쳐진다. 결국에는 목적지에 다다를 것이다. 당신이 원했기 때문에.

씬짜오 씬짜오 (최은영, 쇼코의 미소)

○ 줄거리 1995년, 독일 플라우엔에서 '나'의 가족과 투이(베트남 소년)의 가족이 이웃으로 만난다. 투이네 가족은 투이, 호 아저씨, 그리고 응웬 아줌마 총 3인이다. 투이는 나를 '우드스탁'이라 불렀고 우리는 친한 사이가 되었다. 이후 우연한 일로 응웬 아줌마의 사연을 알게 된다. 월남전 때 한국 군인들이 투이 엄마의 가족들, 그러니까 투이의 외가쪽 식구들을 죽였다고 했다. 그러나 그 말을 듣고도 '나'의 아빠는 베트남인들에게 사과하고 싶지 않아 했다. 아빠는 월남전에서 형을 잃었다. 이후 나의 가족과 투이네 가족은 소원해지기 시작한다. ○ 책 속에서 - 투이가 말하고 싶었던건 그런게 아니었으리라고, 그 애를 앞에두고 그런 식의 설명을 하는 건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쩐지 입을 열 수..

한지와 영주, 먼 곳에서 온 노래, 미카엘라(최은영, 쇼코의 미소)

한지와 영주 ○ 줄거리 한지는 프랑스 수도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만난 흑인 친구다. 그는 나이로비에서 수의사로 일하다 수도원에 오게 되었다고 말한다. 나(영주)는 불어를 하지 못하지만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마음에 27살의 나이에 휴학까지 한 상태에서 이곳에 머물고 있다. 나는 한지와 함께 나이프 가드를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2주간의 나이트 가드가 끝나고 우리는 종종 마주쳤지만 예전처럼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못했다. 나는 한지를 좋아하지만 그 마음을 조금 억누르려 한다. 나는 한지에 비해 스스로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한지가 먼저 나이로비로 돌아가게 된다. 한지는 이별하기 2주 전부터 아무런 계기도 없이 나에게 거리를 두고 나는 그런 한지를 보고는 당혹감에 휩싸인다. ○ 책 속에서 - ..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최은영, 쇼코의 미소)

○ 줄거리 엄마(해옥)는 순애 이모를 '순애 언니'라고 불렀다. 순애 이모는 엄마의 친구 난이의 오빠와 결혼했다. 결혼 후에 아기가 생겼는데 엄마는 순애 이모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를 질투하기도 했다. 행복도 잠시, 순애 이모의 남편이 간첩으로 몰려 수난을 당한다. 순애 언니는 딸을 낳았다. 남편이 안양 교도소에 갇혀있는 탓에 아이를 혼자 길렀고 오래지 않아 안양으로 집을 옮겨야 했다. 엄마가 행복해지면서 여전히 불행 속에 사는 이모에게 거리를 두게 된다. ○ 책 속에서 - 언니, 미안해. 엄마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이모를 향해 속으로 말했다. - 사실 엄마는 행복한 편이었지만 조금이라도 그 행복을 드러냈다간 이모가 박탈감을 느낄 것 같아서 그렇게 말했다. 엄마는 시간이 지나고 나..

여로(이묵돌)

여행 중 만난 독립서점에서 샀다. 나는 서점 사장님께 에세이를 추천해 달라고 했고, 그는 자신이 이묵돌 작가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런데 말을 던짐과 거의 동시에 다시 거두어들이면서 "그런데 좀 싫어하실 수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호불호가 갈리는 작가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했다. 그런데 책 디자인이 우선 마음에 들었고, 두 글자의 간결한 제목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출판사까지 김영사라니. 호불호가 갈린다면 또라이 같은 작가라는 말인데 김영사가 그런 책을 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책 첫 장을 넘기니 작가의 친필 사인이 있었다. 5분 정도 고민하고 책을 샀다. 그리고 이틀 만에 다 읽었다. 정말 재미있었다. 나에게 있어 좋은 책이란 읽고 나면 나도 글을 쓰고 싶어지는 책이다. 여로는 아주 오랫만에 만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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