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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이야기들/독서 78

노르웨이의 숲(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작품과 작가에 대하여 소설의 배경은 1960년대이며, 실제 작품은 1987년에 발표되었다. 국내에는 1989년에 소개되었다. 1980년는 이념 경쟁이 거의 끝나버린, 그러면서도 이념을 대체할 가치가 없던 허무함이 범람하던 시절이었다. 이념의 빈터에서 낭만을 갈구하던 사람들이 하루키 작품에 빠져 들었다. 하루키는 3년 간 유럽으로 외유를 떠나서이 소설을 완성했다고 한다. 이 때 여행기를 책으로 낸 것이 다. 일본에서 실제로 1968년 학생시위가 너무 심해서 도쿄대는 69학번 신입생을 뽑지 못하기도 했다. 책 속에서 - "현대 문학을 신용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냐. 나는 시간의 세례를 받지 않은 것을 읽는데 귀중한 시간ㅇ르 소모하고 싶지 않아. 인생은 짧으니까." (나가사와) - 하쓰미 씨는 팔짱을 끼고 눈을..

먼나라 이웃나라 말레이시아편

- 말레이시아 인구 중 말레이인은 62%, 중국계는 22%다. - 14세기까지 부족경제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15세기 말라카가 건설되면서 비로소 역사가 시작되었다. - 해상무역이 발달하면서 페낭, 말라카, 바타비아, 싱가폴이 성장하였다. - 15세기 초 이슬람교가 전파되었다. - 1511년, 포르투갈 함대가 말라카를 공격하여 함락시켰다. 말라카 술탄은 도망친 후 말레이 반도 남부에 술탄령 조호르를 설치했다. 알부케르케가 파모사 요새(A Famosa, The Famous)를 건설하였는데 이 요새는 130년간 함락되지 않았다. 이후 1640년, 네덜란드가 이곳을 7개월 간의 전투 끝에 함락 시킨다. 1800년대 초, 프랑스가 네덜란드를 점령하자 네덜란드는 동남아 식민지를 영국에 넘겨 버린다. 나폴레옹 이후..

밤은 노래한다(김연수 장편소설, 민생단 사건)

○ 리뷰 민생단이라는, 기존에 잘 몰랐던 소재에 대해서 알 수 있어 좋았고 김연수의 아름다운 문장이 반가웠다. 올해 읽은 책 중 와 함께 투탑으로 꼽힐 것 같다. - ○ 민생단 사건과 - 김연수의 는 1930년대 초반 동만주의 항일유격 근거지에서 벌어진 민생단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한홍구 박사의 해제에 따르면, 일제의 자료에서조차 토벌에 의해 희생된 숫자보다 혁명조직 내에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해서 죽인 숫자가 더 많았다고 한다. 민생단 사건은 후에 김일성을 비롯한 이북 지도부가 된 항일유격대 출신들의 사고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 1930년대 초반 일국일당 원칙이 시행됨에 따라 만주 지역의 조선인 공상주의자들은 대거 중국공산당에 입당했다. 중국공산당 만주성위의 당원 중 90%가 조선인으로..

답신(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中)

양경언 평론가는 해설에서'짐작하건대 을 읽고 고통스럽지 않다고 느낄 독자는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나도 정확히 그런 마음이었다. 소설은 구조적 취약성 속에서 다른 삶보다 외부의 충격에 더 크게 상처받기 쉬운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 이들에게 책임을 철저하게 여성 개인의 몫으로 내던지는 상황을 문제시 한다. 이 여성 인물들이 어떤 맥락에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남들이 보기엔 자기 자신을 지키지 않는방향으로 스스로 내모는 결정일지언정 그들을 둘러싼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함부로 그들의 사연을 '개인 사정'이라며 외면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내세우는 것이다.

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리뷰, 해설, 작가의 말)

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다가왔지만 이 책은 뭔가 다 읽고나서도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회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이 모든 이야기에 담겨있다. 그 부분이 좋기도 했지만 를 읽고 기대한 것과는 달라 처음엔 시간이 필요했다. 느낌으로 다가온 이야기는 와 , 그리고 정도라 할 수 있겠다. 아무리 봐도 최은영 작가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상실과 갈등, 회복과 치유에 대해서 혹은 상대방이 영원히 상실된 이후에 남겨진 이가 그 관계, 시간과 스스로 화해하는 과정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상대방이 상실된 후에 남겨진 이들이 그 시간과 어떻게 화해하는지 조명하는 것은 읽을 때마다 늘 고마움이 든다. 그 이야기 자체가 어린 시절 자신에 대한 애도이자 위로이고 현재의 자신에게 건네는 최선의 응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과정 자체가 아..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中)

어릴 적 식모로 일했던 기남이 홍콩에서 만난 가사노동자들을 마주하는 장면은 단순하지만 훌륭한 구조였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다 읽고나면 그 장면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작가는 시간과 기억은 사라져도 위로받은 마음, 위로를 준 마음은 사라지지 않고 남은 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힘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시간이 갈수록 기남은 권사장에게 깊은 분노를 느꼈고,그 분노는 기남에게 약이 되었다. - 기남의 마음에는 사라지지 않는 방들이 있었다. 언제든 그 문을 열면 기남은그 순간을 느끼 ㄹ수 있었다. 그날에 대한 기억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이 생생했다. 그 중식당의 냄새, 식기의 모양, 음식의 종류, 노인 옆에 있던 젊은 남자, 그러니까 노인의 아들이 입었던 옷과 큰언니라는 사람의 표정까지도. 기남..

이모에게(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中)

이미상 작가의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이 생각났다. 세대는 갈등을 일으키기도, 오해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사랑과 그리움의 증폭을 가져오기도 하는구나, 시간은 감정을 휘발시키기도 하지만 숙성시키기도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 "그때야 다 그랬다지만..... 다 그랬던 건 아니야." - 돌아보면 그 시절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건 나의 공포와 분노를 마주하는 일이었다. 그렇지 않기 위해 나는 쉽게 겁내지 않고, 사소한 일에는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연출했다. - 나는 부대로 돌아와 이모의 코트와 목도리를 소각장에 넣고 휘발유를 부었다. 검은 연기가 치솟는 동안 나는 내가 그곳에서 소리 없이 울도록 내버려 두었다. - 옛날 사람들은 하늘 위에 하늘나라가 있다고 생각했다. 밤하늘의 별빛들을 보고 ..

일 년(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中)

-- -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웃으며 사무실을 나왔지만 씁쓸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녀는 다희에게 서운함을 느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서운하다는 감정에는 폭력적인 데가 있었으니까. 넌 내 뜻대로 반응해야 해, 라는 마음. 서운함은 원망보다는 옅고 미움보다는 직접적이지 않지만, 그런 감정들과 아주 가까이 붙어 있었다. 그녀는 다희에게 그런 마음을 품고 싶지 않았다. - 저는 다희씨 좋아하면서 다른 사람들도 조금은 좋아하게 됐어요. 그건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에요. - 다희가 더 깊은 이야기를 할까 한편으로는 두려웠다는 말도. 사람들은 때로 누군가에게 진심을 털어놓고는 상대가 자신의 진심을 들었다는 이유 때문에 상대를 증오하기도 하니까. 애초에 그녀는 깊은 이야기를 할수록 서로 가까워진다는 것을 믿..

몫(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中)

해진 : 주인공, 소설의 독백은 해진을 '당신'이라고 부른다. 편집부 일을 하며 그곳을 떠나고 싶어 했지만 학기가 바뀌어 희영, 정윤, 용욱이 편집부를 떠났을 때에도 해진은 편집부에 남는다. 글을 읽는 기쁨이 편집부 생활이 주는 고통보다 크다고 생각한다. 해진은 결국 기자가 된다. 정윤: 대학시절 세미나의 간사. 정윤은 같은 편집부에서 만난 용욱과 결혼했고 그의 유학을 위해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희영 : 편집부의 희영은 여성인권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용욱을 비롯한 대부분의 운동권 지도부들은 구조적인 모순과 거시적인 문제에만 관심을 갖는다. 여성인권에 대한 희영의 진심도 그저 '배부른 소리'로 취급받는다. 희영이 좋아하던 정윤조차 희영에게 몸을 팔아야 할 만큼 가난해본 적도 없으면서 같은 여자라고 기지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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