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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이야기들 92

20세기 서울, 20만에서 1,100만으로(손정목)

○ 책 속에서 - "봉건도시 중에서는 그 사회의 수도가 뛰어나게 당당하다. (...) 몇 개의 사회에서는, 예를 들면 옛날의 한국 같은 데서는 수도는 유일한 진정한 문화의 중심지였고 성공을 바라는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거처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G. Sjoberg가 발간한 중) - 박지원은 그의 소설 에서 "조선은 배가 외국과 통하지 못하고 수레가 국내를 두루 다니지 못하므로 백물百物이 이 안에서 생기고 이 안에서 사라진다."고 지적하고 폐쇄적 체제 속에서 자급자족하는 경제가 얼마나 취약한 것인가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따. - 상해와 동경에서의 외국인 거유는 조계, 거류지라는 일정한 지역범위가 구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의 외국인 거주는 원칙적으로 원주민과의 잡거였다. 미영 공사관이 있는 정동에..

영화 <서울의 봄> 리뷰(전두환, 12.12사태, 제5공화국)

1. 박진감 넘치는 전개가 좋았다. 이야기가 절정에 다다르면서 반란군과진압군의 상황이 교차로 보여지는데 결말을 이미알고 있음에도 조마조마한 긴장감을 영화 끝까지 내려놓지 못하게 한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은 그것을 해냈다. 2. 김성수 감독은 배우 황정민과 실제 전두환의 모습이 그다지 닮지 않았다는 우려에 대해 "극중 전두광이라는 인물로 충분히 이야기를 잘 보여줄 것이고 관객들이 충분히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말투와 체격이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몰입되는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황정민이 전두환이랑 어울릴까?"라는 질문은 기우 중에 기우였고,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영화에서는 고려..

자기인생의 철학자들(김지수, 어떤책)

○ 감상 타인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인터뷰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고, 정식 인터뷰는 과연 어떻게 하는 걸까 호기심이 생겨 구매했던 책이다. 호기심도 충분히 해소되었고, 인터뷰어인 김지수님의 문장도 좋아 술술 마시듯이 읽었다. 기회가 온다면 김지수님처럼 인터뷰해보고 싶고, 지난한 노력이 필요할지라도 김지수님이 만난 삶의 현자들처럼 살고 싶다. ○ 책 속에서 1. 배우 윤여정 -. 만날수록 심사가 복잡해지고 모순적인 사람이 있는가하면, 만날 떄마다 귀가 시원해지고 머리가 산뜻해지는 사람도 있다. 윤여정은 후자다. 2. 변호사 니시나카 쓰토무 -. 덕이란 가능한 다투지않고 적극적으로 남에게 도움이되는행동을 하는 겁니다. 덕을 쌓지 못한 사람은 작은 상황도 분쟁으로 만들고 빈번하게 소송으로 해결하려 듭..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릭 와이너)

○ 감상 밀도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생각보다 텍스트가 많아서 읽는데 조금 버거웠다. 내가 생각했던 밀도보다는 짙었고, 밀도에 적응할만하면 (이제 조금 알겠다 싶으면) 이야기가 끝나버려서 아쉬웠다. 14명의 철학자를 다루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발생한 구성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 책에 담는 철학자의 수가 10명 이내였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두 번째로 아쉬웠던 점은 철학과 여행이라는 컨셉에서 절대적으로 철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여행에 관한 이야기는 그다지 없었다. 소개된 여행 관련된 에피소드 역시 여행 그 자체에 대한 것이기보다는 여행지에서 겪은 일상과 대화에서 철학적 실마리를 찾는 사고흐름에 관한 것이었다. 몇몇 방문한 여행지에 대한 언급이 나오기도 하는데 아쉽게도 지도가 없어서..

무진기행(김승옥)

○ 감상 짧은 분량이지만 몇 번이나 감탄했다. 소설이라기엔 문체가 너무 아름답고, 시라고 하기에는 소설만의 전개되는 맛이 너무나 여실히 살아 움직인다. ○ 책 속에서 - 무진에는 명산물이 없는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잇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곳으로 유배당해버리고 없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이 있어서 매일밤 찾아오는 여귀가 내뿜은 입김같았다. - "그렇지만 내 경험으로는 서울에서의 생활이 반드시 좋지도 않더군요. 책임, 책임 뿐입니다." "그렇지만 여긴 책임도, 무책임도 없는 곳인걸요." - 이슬비가 바람에 뿌옇게 날리고 있..

경계에 흐르다(최진석)

○ 책 속에서 -. 나는 경계에 있을 때만 오롯이 '나'다. 경계에 서지 않는 한, 한쪽의 수호자일 뿐이다. 정해진 틀을 지키는 문지기 개다. -. 한쪽을 붙잡은 채 거기에만 머물지 않고 경계에 흘러야 주체는 튀어 오르는 탄성을 가질 수 있다. 탄성은 경계의 자손이자 위대함을 격발 하는 방아쇠다. 대붕은 9만 리를 튀어 오르는 내내 단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 교육의 핵심이 무엇일까? (...) 밖에 있는 별을 찾아 밤잠을 자지 않고 노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바로 별이라는 것을 알게 해줘야 한다. -.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 주실 떄마다, 호명되는 학생은 그 순간에 고유한 자신의 이름 앞에서 이 세계에 유일한 존재로 등장하는 경험을 한다. 자기가 자기로 존재하는 경험을 할..

노르웨이의 숲(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작품과 작가에 대하여 소설의 배경은 1960년대이며, 실제 작품은 1987년에 발표되었다. 국내에는 1989년에 소개되었다. 1980년는 이념 경쟁이 거의 끝나버린, 그러면서도 이념을 대체할 가치가 없던 허무함이 범람하던 시절이었다. 이념의 빈터에서 낭만을 갈구하던 사람들이 하루키 작품에 빠져 들었다. 하루키는 3년 간 유럽으로 외유를 떠나서이 소설을 완성했다고 한다. 이 때 여행기를 책으로 낸 것이 다. 일본에서 실제로 1968년 학생시위가 너무 심해서 도쿄대는 69학번 신입생을 뽑지 못하기도 했다. 책 속에서 - "현대 문학을 신용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냐. 나는 시간의 세례를 받지 않은 것을 읽는데 귀중한 시간ㅇ르 소모하고 싶지 않아. 인생은 짧으니까." (나가사와) - 하쓰미 씨는 팔짱을 끼고 눈을..

먼나라 이웃나라 말레이시아편

- 말레이시아 인구 중 말레이인은 62%, 중국계는 22%다. - 14세기까지 부족경제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15세기 말라카가 건설되면서 비로소 역사가 시작되었다. - 해상무역이 발달하면서 페낭, 말라카, 바타비아, 싱가폴이 성장하였다. - 15세기 초 이슬람교가 전파되었다. - 1511년, 포르투갈 함대가 말라카를 공격하여 함락시켰다. 말라카 술탄은 도망친 후 말레이 반도 남부에 술탄령 조호르를 설치했다. 알부케르케가 파모사 요새(A Famosa, The Famous)를 건설하였는데 이 요새는 130년간 함락되지 않았다. 이후 1640년, 네덜란드가 이곳을 7개월 간의 전투 끝에 함락 시킨다. 1800년대 초, 프랑스가 네덜란드를 점령하자 네덜란드는 동남아 식민지를 영국에 넘겨 버린다. 나폴레옹 이후..

밤은 노래한다(김연수 장편소설, 민생단 사건)

○ 리뷰 민생단이라는, 기존에 잘 몰랐던 소재에 대해서 알 수 있어 좋았고 김연수의 아름다운 문장이 반가웠다. 올해 읽은 책 중 와 함께 투탑으로 꼽힐 것 같다. - ○ 민생단 사건과 - 김연수의 는 1930년대 초반 동만주의 항일유격 근거지에서 벌어진 민생단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한홍구 박사의 해제에 따르면, 일제의 자료에서조차 토벌에 의해 희생된 숫자보다 혁명조직 내에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해서 죽인 숫자가 더 많았다고 한다. 민생단 사건은 후에 김일성을 비롯한 이북 지도부가 된 항일유격대 출신들의 사고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 1930년대 초반 일국일당 원칙이 시행됨에 따라 만주 지역의 조선인 공상주의자들은 대거 중국공산당에 입당했다. 중국공산당 만주성위의 당원 중 90%가 조선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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