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언 평론가는 해설에서'짐작하건대 을 읽고 고통스럽지 않다고 느낄 독자는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나도 정확히 그런 마음이었다. 소설은 구조적 취약성 속에서 다른 삶보다 외부의 충격에 더 크게 상처받기 쉬운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 이들에게 책임을 철저하게 여성 개인의 몫으로 내던지는 상황을 문제시 한다. 이 여성 인물들이 어떤 맥락에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남들이 보기엔 자기 자신을 지키지 않는방향으로 스스로 내모는 결정일지언정 그들을 둘러싼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함부로 그들의 사연을 '개인 사정'이라며 외면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내세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