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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거리를 둔다(소노 아야코 에세이)

○ 감상 "에세이는 사유다"라는 말에 정확히 들어맞는 책이다. 개인의 서사와 사유가 만나 글이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나중에 에세이를 쓸 때 참고하고 싶다. 언젠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하고 싶다고 느꼈는데 이 책을 읽으니 그런 글을 잘 쓸 수 있겠다 싶었다. 21년에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3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내 속에 글로 쓸만한 것들이 많이 쌓였다고 느꼈다. ○ 책 속에서 - 오기를 부려서라도 나보다 뛰어난 타인의 장점을 깍아내리려는 심리가 있다. 자기만의 토대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소한 부분까지 타인과 비교하고, 상대보다 조금이라도 우위를 차지하려고 버둥거린다. - 인생에서 '기호'를 갖는다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타인의 평판..

밤의 공항에서 (최갑수 에세이)

○ 책 속에서 - 나는웅크린 자세로 견딘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음악을 들으며 나는 들키지 않고 외로울 수 있었다. 그것은 또한 걷느 ㄴ것과 비슷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목적지에 닿을 수 없다. - 나이가 드는 건 놀랄 일이 줄어들고 별것 아닌 일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호기심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더 이상 너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다. 잘 살고 있겠지 뭐. - 남을 견디는 것과 외로움을 견디는 것. 어느 것이 더 견딜만한가. -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어요. 관심 있는 척할 뿐이죠. 우리ㅗ가 어딨어요. 위로라는 단어가 있을 뿐이죠. 자기 상처는 스스로 꿰매며 살아가는 거랍니다. 그게 어른의 세계죠. 그래서 좋아하는 노래 한 곡쯤, 아프고 외로울 때 들을 노래 한 곡 정도는 가슴속에 여..

[차이나는 클라스] 삼국시대의 외교

* 2022년 2월 6일 방송.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안정준 교수(젊은역사학자모임 대표) - 조공 - 책봉 제도의 기원 중국의 황제는 각 지역의 제후에게 해당 지역을 다스리게 하였다. 제후들은 정기적으로 조근朝覲이라 하여 황제를 찾아 인사를 올렸다. 이때 제후들은 각 지역의 특산물을 함께 바쳤는데 이를 공물이라 한다. 조근과 공물을 합쳐 조공이라 불렀다. 주변국들이 황제국과 교섭을 하기를 원하자 중국 왕조는 교섭을 원할 경우 조공 - 책봉 제도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고 주변국들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조공 책봉 관계가 국가간에도 이루어지게 되었다. 지금은 모든 국가들이 형식상 평등한 상태이나 고대는 신분제 사회였기에 국가간에도 상하관계가 존재했다. 따라서 조공-책봉 제도는 속국 개념이 아닌 당대의 보편적 외교방..

[차이나는 클라스] 조선의 정치제도 <경연> (오항녕 교수)

- 조선의 경연은 오늘날 자문회의와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다. - 많게는 다섯 번 기본적으로 하루 세 번 이루어졌다. 왕의 정무공간인 경복궁 사정전 혹은 창덕궁 선정전에서 진행되었다. 보통 왕과 십수 명의 신하가 함계 참여했다. 조선시대 신하들은 모두 과거에 합격한 자들이니 갓 즉위한 왕과는 당연히 지식수준에 격차가 있었다. 경연은 조선시대 유일한 세습권력은 왕권의 자격을 함양하는 장치였다. - 경연에서 의심되고 어려운 부분이 있어 임금이 경영관에게 물으니 모두 대답하지 못하였다. 이에 임금이 이렇게 말하였다. "의문을 품고 연구해 들어가면 얻는 바가 있을 것이다. 모르는 것이 없다고 스스로 말하는 자들이야말로 변변치 못한 자들이다. 그러니 그대들은 알지 못하는 것으 꺼리지 말라." - 세종 14년 12..

[차이나는 클라스] 조선 왕실 행사 매뉴얼 <의궤>

* 22년 1월 16일 방송분(신병주 교수) - 의궤란 의식에 대한 궤범이란 뜻으로 궤범軌範은 정해진 메뉴얼을 뜻한다. 즉, 왕실 주요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책이다. 행사가 끝난 후 궤범으로 기록을 남겨 놓으면 이후에 비슷한 행사가 있을 때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제19대 왕 숙종의 혼례식 기록은 이후 제21대 왕 용조의 혼례식 준비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 세종 4년 실록 기록에 따르면 태종의 국젱 제도를 논의하며 태조와 정종의 '상장의궤', 태종의 비 원경왕후의 '국상의궤'를 거론한 적이 있다. 현존하지는 않으나 조선 초기부터 의궤가 존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 초의 의궤는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대부분 소실되었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의궤는 선조의 왕비 의인왕후 박씨가..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요조 산문, 마음산책)

○ 나의 감상 - 책장을 넘기면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모른다는 말로 도망치는 사람과 모른다는 말로 다가가는 사람. 세계는 이렇게도 나뉜다." 이 책을 사게된 이유였다. - 제목을 참 잘 짓는다. 에세이 한 편을 다 읽고나면 글의 제목을 다시 찾아보게 된다. - 작가의 주변 인물들 중에서 박서보와 같이 평소 궁금해하던 사람들의 모습을 찾을 수 있어 신기하고 반가웠다. - 글의 호흡이 나에게 적합하고, 수사적 표현도 과하지 않지만 희미하지 않아 좋았다. 나중에 글을 쓸 때 옆에 두고 참고하고 싶다. - 책 말미에 에필로그가 있었으면 했다. 그런데 없어서 몹시 아쉬웠고, 책 머리에 작가가 썼던 글을 다시 한번 읽었다. - 연말에 읽은 거의 마지막 책이었는데 한 해를 마무리하기 좋은 책이었다. 나도 글을 ..

[차이나는 클라스] 고기후학과 인류의 역사(서울대 지리학과 박정재 교수)

-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초기 인류의 이동은 기후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류는 약 500만년 전 출현하였는데, 첫 출현지인 아프리카를 떠난 시기는 약 200만년 전으로 지구의 평균기온이 떨어지던 시점과 일치한다. 초기 열대 열대 초원지대(사바나 식생)에 살던 인류는 낮아진 기온으로 인해 동물들이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것을 목격했고, 그 길을 따라 추위를 피해 유라시아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낮아진 기온으로 아프리카는 습윤해졌고 사막이 줄어 초원이 넓어졌다. 사막을 가로질러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긴 것이다. 7만 년 ~ 5만 년 전에 이동한 호모 사피엔스가 현생 인류의 조상으로 본다. - 홀로세 : 1만 2천 년 전 시작된 가장 최근의 시대라는 뜻이다. -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기후가 변화하자 ..

[차이나는 클라스] 우크라이나 - 러시아 전쟁, 테러와의 전쟁, 그리고 미국(서강대 이근욱 교수)

2022년 5월 29일 방송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뿌리, 키이우 루스 공국 - 키이우 루스 공국(882 ~ 1240): 바이킹 세력을 비롯한 루스인들이 지금의 우크라이나, 러시아, 벨라루스 일대에 세운 국가, 13세기 몽골제국의 침략(칭기스칸)에 의해 1240년 멸망한다. 키이우 루스 공국은 멸망 후 여러 공국으로 분열되는데 남쪽의 키이우 공국은 우크라이나의 시초 국가이고, 북쪽의 블라디미르 수즈달은 러시아의 시초 국가로 여겨진다. 블라디미르 수즈달은 모스크바 대공국 시기를 거쳐 러시아로 이어진다. 반면 같은 시기 우크라이나는 중부 유럽 제국의 지배를 받는다. 스탈린 시대의 우크라이나 훗날 소련은 산업화 자금 확보를 위해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를 수탈한다. 표면적으로는 농산물 수출 강요였지만 그 내면은 ..

[차이나는 클라스] 유럽 박물관의 역사(루브르 박물관, 영국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루브르 박물관 - 루브르 요새, 루브르 궁전, 루브르 박물관 루브르는 2016년 센강이 범람하지 지하 소장품 3만 5천점을 지상으로 옮겼다. 이는 루브르가 태초에 박물관으로 설계되지 않은 것에 기인한다. 루브르는 사실 해안지역을 침약하던 바이킹으로부터 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군사요새였다. 실제로 바이킹들은 885년부터 887년까지 2년간 파리를 포위공격한 이력이 있었고,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고자 12세기 말 루브르 요새를 지은 것이다. 루브르는 전시에는 요새로, 평시에는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후 16세기 프랑수아 1세는 요새를 궁전으로 재건축한다. (프랑수아 1세는 프랑스 앙부아츠 지역에 다 빈치의 마지막 작업실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궁전으로 바뀐 르부르에서는 살롱전이 열렸는데, 루브르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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