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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신(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中)

양경언 평론가는 해설에서'짐작하건대 을 읽고 고통스럽지 않다고 느낄 독자는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나도 정확히 그런 마음이었다. 소설은 구조적 취약성 속에서 다른 삶보다 외부의 충격에 더 크게 상처받기 쉬운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 이들에게 책임을 철저하게 여성 개인의 몫으로 내던지는 상황을 문제시 한다. 이 여성 인물들이 어떤 맥락에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남들이 보기엔 자기 자신을 지키지 않는방향으로 스스로 내모는 결정일지언정 그들을 둘러싼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함부로 그들의 사연을 '개인 사정'이라며 외면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내세우는 것이다.

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리뷰, 해설, 작가의 말)

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다가왔지만 이 책은 뭔가 다 읽고나서도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회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이 모든 이야기에 담겨있다. 그 부분이 좋기도 했지만 를 읽고 기대한 것과는 달라 처음엔 시간이 필요했다. 느낌으로 다가온 이야기는 와 , 그리고 정도라 할 수 있겠다. 아무리 봐도 최은영 작가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상실과 갈등, 회복과 치유에 대해서 혹은 상대방이 영원히 상실된 이후에 남겨진 이가 그 관계, 시간과 스스로 화해하는 과정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상대방이 상실된 후에 남겨진 이들이 그 시간과 어떻게 화해하는지 조명하는 것은 읽을 때마다 늘 고마움이 든다. 그 이야기 자체가 어린 시절 자신에 대한 애도이자 위로이고 현재의 자신에게 건네는 최선의 응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과정 자체가 아..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中)

어릴 적 식모로 일했던 기남이 홍콩에서 만난 가사노동자들을 마주하는 장면은 단순하지만 훌륭한 구조였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다 읽고나면 그 장면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작가는 시간과 기억은 사라져도 위로받은 마음, 위로를 준 마음은 사라지지 않고 남은 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힘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시간이 갈수록 기남은 권사장에게 깊은 분노를 느꼈고,그 분노는 기남에게 약이 되었다. - 기남의 마음에는 사라지지 않는 방들이 있었다. 언제든 그 문을 열면 기남은그 순간을 느끼 ㄹ수 있었다. 그날에 대한 기억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이 생생했다. 그 중식당의 냄새, 식기의 모양, 음식의 종류, 노인 옆에 있던 젊은 남자, 그러니까 노인의 아들이 입었던 옷과 큰언니라는 사람의 표정까지도. 기남..

이모에게(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中)

이미상 작가의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이 생각났다. 세대는 갈등을 일으키기도, 오해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사랑과 그리움의 증폭을 가져오기도 하는구나, 시간은 감정을 휘발시키기도 하지만 숙성시키기도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 "그때야 다 그랬다지만..... 다 그랬던 건 아니야." - 돌아보면 그 시절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건 나의 공포와 분노를 마주하는 일이었다. 그렇지 않기 위해 나는 쉽게 겁내지 않고, 사소한 일에는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연출했다. - 나는 부대로 돌아와 이모의 코트와 목도리를 소각장에 넣고 휘발유를 부었다. 검은 연기가 치솟는 동안 나는 내가 그곳에서 소리 없이 울도록 내버려 두었다. - 옛날 사람들은 하늘 위에 하늘나라가 있다고 생각했다. 밤하늘의 별빛들을 보고 ..

쏘카 KTX 연계 예약(예매할인)

쏘카 KTX 연계 예약(쏘카앱에서 진행가능) 1. 장점 쏘카 포인트 추가 적립 2. 단점 - 코레일앱에서 승차권을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지연도착, 열차운행 시간변경에 대한 내용은 역에서 확인해야 한다. (쏘카 앱에서도 해당정보를 제공하지 않음) 만약 열차가 지연도착했을 경우 지연도착 확인증을 코레일앱에서 신청할 수 없다. - 쏘카앱 반응시간이 엄청 느려진다. 앱 재설치를 고려할 정도로 앱이 엄청 느려진다. 자동차에 타고 내릴 때마다 앱 사용이 필요한 쏘카에겐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생각되었다. 3. 재이용 의사 기차표는 할인이 거의 되지 않았고(경부선 이용 기준), 쏘카 포인트 적립만 기존에 비해 조금 더 해주는 수준인데, 크게 유용한지는 잘 모르겠다. 재이용 의사는 현재로써는 중립

실손보험 청구 앱 / 청구의 신 vs 메디메디

1. 청구의 신 앱 자체가 빠르고 편리하다. 실손보험 청구 앱을 4~5가지 써봤는데 그 중에 가장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다. 2. 메디메디 메디메디 앱을 통할 경우 제휴된 병원의 서류를 발급, 보험사로 전송할 수 있다. 단, 발급/보험사 전송된 서류는 2주간 열람만 가능하며 비용 3,300원이 발생한다. 문제는 내가 발급한 서류를 앱 내에서만 확인할 수 있으며 캡쳐나 이메일, 이미지 파일 형태로 공유할 수 없다. 팩스로 공유할 경우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 팩스로 전송하는 것 역시 열람기한이 만료되기 전에 진행해야 한다. (만료시 신규 발급 필요) * 발급 만료 전 2회차 전송부터는 기본 이용료 3,300원의 50% 금액인 1,650원을 결제해야 한다. 그리고 카톡 상담 답변이 너무 느리다..

직접 분석하지 않는 투자의 허무함과 위험성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본격화하기 전, 2020년~2021년 1분기까지만 해도 중국 증시에 대한 장미빛 전망이 많았다. 미중 갈등이 본격화되었음에도, 미 월가는 중국 경제 성장에 베팅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았고, 실제로 투자를 진행한 사례로 많이 소개되었다. 몇몇 전문가들과 경제 유튜버들의 분석을 시작으로 재테크 블로거들도 잇따라 비슷한 콘텐츠들을 양산하였는데 문제는 그 모든 것들이 다 비슷비슷한 이야기였다는 것이다. 2022년 이후 올해에 와서도 중국 증시는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2021년과 2022년에 폭락했던 종목들은 속된 말로 여전히 '물려있다.' 근황을 알아보고 싶어 여기저기 검색을 해봐도 오로지 장미빛 전망만 쏟아지던 과거의 보도자료만 있을 뿐 현황을 분석한 최근 자료는 거의 찾아보기 ..

2023년 8월에 들은 음악들

https://www.youtube.com/watch?v=SwDr3ty8Cwg 1. Retrouvailles - Elie Abou Nasr https://www.youtube.com/watch?v=aAuTVjTBLjc 2. 김사월 -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상처 주는 키를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어 https://www.youtube.com/watch?v=R8axRrFIsFI 3. 백아 - 테두리 https://www.youtube.com/watch?v=VHj6IYA-Dxs 4. 데이먼스 이어 - yours https://www.youtube.com/watch?v=LZgcTTXZ9Ls 5. 시이나 링고 - 가부키쵸의 여왕 https://www.youtube.com/watch?v=UFQEttrn6CQ 6...

일 년(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中)

-- -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웃으며 사무실을 나왔지만 씁쓸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녀는 다희에게 서운함을 느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서운하다는 감정에는 폭력적인 데가 있었으니까. 넌 내 뜻대로 반응해야 해, 라는 마음. 서운함은 원망보다는 옅고 미움보다는 직접적이지 않지만, 그런 감정들과 아주 가까이 붙어 있었다. 그녀는 다희에게 그런 마음을 품고 싶지 않았다. - 저는 다희씨 좋아하면서 다른 사람들도 조금은 좋아하게 됐어요. 그건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에요. - 다희가 더 깊은 이야기를 할까 한편으로는 두려웠다는 말도. 사람들은 때로 누군가에게 진심을 털어놓고는 상대가 자신의 진심을 들었다는 이유 때문에 상대를 증오하기도 하니까. 애초에 그녀는 깊은 이야기를 할수록 서로 가까워진다는 것을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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